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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석ㅃㅃㅃ) 타임캡슐하고 앨런, 프레이저는..

ㅁㄴㅇ(59.9) 2013.01.01 21:03:00
조회 448 추천 2 댓글 9


뻘인데 졸라 길어...미안...ㅠㅠ


나도 많이 본 게 아니라 결국은 내 추측일뿐이지만, 타임캡슐을 묻은 당시와 현재, 그 20년간 너무 많은 게 변해버렸잖아. 세명 모두 내면 상태가 소소하게 웃으면서 추억을 나눌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거지. 하지만 앨런은 고향을 떠날까하던 차에 몰래 타임캡슐을 열어봤다고 했잖아. 난 그때부터 앨런이 부서진 우정에 목을 매기 시작했다고 생각해. 어린 시절 세상에서 가장 소중했던 물건을 잘못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과 같이, 그것을 묻고 언젠가 다시 만나 꼭 열어보자고 맹새했던 친구들은 뿔뿔이 흩어지다 못해 한 명은 죽고, 한 명은 그 때문에 방황하고, 나머지 한 명은 자기 부인과의 관계를 끊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상기하게 된 순간 앨런은 얼마나 괴로웠을까.

29살 용바위 위에서 재회했을 때부터 앨런은 프레이저에게도 폴에게도 어린 시절 그들이 만들었던 주문을 외우지. 하지만 둘 다 그걸 말해주질 않잖아. 타임캡슐은 폴에게도 프레이저에게도 희미해진 기억의 일부분으로 남아있었을거야. 자신이 뭘 묻었는지 기억이 안날 정도로 희미하게. 앨런이 중간에 타임캡슐을 열지 않았더라면 앨런도 그랬겠지. 하지만 앨런은 열고 말았잖아. 그건 아마도 단순히 "그 때가 그립다"가 아니라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의 감정이었을 거야. 다시 만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만이 이십년전의 어느날을 미친듯이 그리워하고 있는게 아닌가하는 일종의 소외감을 느끼고 있었테고.

폐교에서 말하는 걸 보면 폴은 자신들이 고든을 기억하기 위해 모인 것이라고 하고. 앨런은 거창한 이유없이 그저 서로 사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만난 것이라고 하지. 앨런은 어떻게든 네명이 다시 모이는 걸 바랬을 거야. 어떻게든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게 뭐였는지 조차 기억나지 않는 현실을 도로 되돌리고 싶었을 거야. 하지만 고든은 죽어버렸으니 모일 수가 없고, 그가 죽은 지 딱 10년이 되는 날 세 명이 모인 그 자리에 고든 대신 놓을 그 기계를 만들기 위해 며칠 밤을 샌거라고 나는 생각해.



프레이저는 폴이 계속해서 고든을 "천재"로 추앙하는 것에 과잉 반응을 하지. 그리고 둘의 싸움은 "누가 고든을 죽였는가"로 발전해. 싸우는 걸 보면 둘은 서로를 비난하다못해 경멸하는 걸로 보이잖아? 고든이 살아나타난다해도 그 둘의 관계를 다시 붙여놓지 못할 것처럼 끝도 없이 서로에게 폭언을 퍼붓지. 중간에 선 앨런은 깨진 조각들을 모으려 만난 그 자리에서 조각들이 서로 붙지는 못할 망정 더 잘게 부서지는 걸 보면서 그 자신도 한계에 다다랐을 거야. 그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괴로운 점이었던, 말하고 싶지 않았던 티나의 임신 이야기까지 꺼내버리고.

(난 아마 앨런이 꽃비기계를 작동시켜놓고 그 아래에서 타임캡슐을 같이 열 계획이었던게 아닌가 생각해. 같이 동화도 읽고, 내리는 꽃비 아래에서. 프레이저가 말하잖아 이거 이름 낄낄이쯤 되는거 아니냐고. 난 그게 맞다고 생각해.)

앨런이 꺼내든 마지막 수단이 타임캡슐이었을거야. 프레이저가 이 곳이 떠나지 않는게 제일 중요했으니까. 타임캡슐에 뭘 묻었었는지 기억나냐는 질문에 프레이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대답해. 그때까지는 잠잠했었는데, 문제는 앨런이 주문을 외우기 시작하면서 프레이저가 무너져내린다는 거야. 처음 앨런이 그 주문을 물었었던 용바위에서의 모습과는 정 반대지. 꼭꼭 숨겨두자, 내일 만날 이 시간을. 그건 타임캡슐을 묻기 위한 주문이었잖아? 어른이 된 언제가 열어볼 그 순간을 기대하면서. 하지만 앨런을 그걸 열기 전에 그 주문을 다시 외우고, 결국에는 울어버려. 프레이저는 제발 열지 말아달라는 듯 앨런에게 달려들고.

고든이 죽은 십년 전부터 계속 과거를 방황하던 프레이저에게 고든이라는 기억은 맹목적인 아픔이었을 거야. 원서에서 어떤 횽이 추측해냈던 것 처럼 십년 동안 고든을 찾기 위해 돌아다닌 것일 수도 있고. 여튼 그러면서 그에게 고든은 아픈 손가락이자, 그 자신의 약점이자 결국에는 악몽이 되어버린게 아닐까 함. 떠올릴 수록 괴롭고 괴로운. 그런데 앨런이 꺼내는 타임캡슐 속에는 어린 고든이 처음으로 말해준 이야기, 날 것 그대로의 이야기가 묻혀있었지. 아프지 않았던, 소울메이트처럼 서로를 보듬고 안식을 취할 수 있었던 그 어린날의 기억이 담겨있었던거잖아. 고든과의 관계가 틀어지기 전의 시간.

29살의 그는 고든을 추켜세우는 것조차 못견뎌 폴을 비판하고, 고든은 우울증환자에 이야기나 베끼는 아이였을 뿐이며 자신을 골탕먹이기 위해 죽은 척 사라진 놈이라고 말해(이건 장례식날부터 십년 간 변하지를 않지.). 특히나 폴이 이야기에 열광하는 것에 몸서리를 치잖아. 폴이 이야기는 모두 고든 자신의 이야기라고 말하고, 프레이저 자신조차 모든 이야기의 목소리도 통과구조도 같다고 말해. 프레이저는 고든의 이야기가 고든 자신의 이야기, 혹은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었던 친구들의 이야기, 그리고 프레이저 자신과의 이야기였다는 걸 알고 있었을거야. 그래서 더욱 더 이야기를 고든과 별개로 보려고 악을 바락바락 썼던게 아닐까.

말이 다른 데로 샜다.. 여튼 고든에 대한 기억이 제멋대로 왜곡되어버린(잘못되었다는게 아니라 너무 한 쪽에 치우친) 10년이란 시간 뒤에 다시 마주하게 된 최초의 시간은 얼마나 찬란하고 날카로웠을까. 타임캡슐은 그저 과거를 추억하는 게 아니라 현재의 자신을 마주보게 하는 물건이기도 하잖아. 그래서 앨런이 고향에 남기로하고 기계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흩어진 우정을 모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된거고. 하지만 프레이저는 앨런보다 약했어. 29살의 현재 뿐만 아니라 언제나 그랬지. 그래서 더욱 더 과잉 반응을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 제발 추억을 꺼내들지 말아달라고 벌벌 떨며 우는 프레이저를 보면서 앨런 마음이 어땠을지는...내가 상상하기 버거울 정도다.

나도 그 "어떻게 눈 하나 깜짝 안하냐" 대사는 좀 읭? 스럽긴 함...하지만 나름대로 의역해서 받아들이자면 정말그대로 왜 그렇게 멀쩡하냐가 아니라 왜 아직도 그 십년이란 시간 속에서 나오질 못하냐는 말이 아닐까 한다. 보강앨이 친 애드립처럼 제발 정신 좀 차리라고.




두서가 없네. 역시 자석 뻘은 쓰면 쓸수록 쓰는 본인조차 이해를 못하게 된다.. 저게 뭔 소리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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