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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석ㅃ) 파도풀 상플해봤어..

(58.142) 2013.01.05 02:18:21
조회 748 추천 3 댓글 10


파도풀




머나먼 동쪽.

모든 집들의 지붕이 낮은 한 시골마을의 제일 끝자락, 마을에서 하늘과 제일 가깝고 바다와 꼭 맞닿은 해안가 절벽이 있었습니다. 풀꽃들은 그 절벽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절벽 위엔 그들이 살아가기에 알맞은 정도의 풀과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했고 바닷바람 역시 신선했으니까요.

그런데 단 하나, 다른 풀꽃들과는 달리 가파른 절벽 한 중턱에 뿌리를내린 채 바람에 흔들리는 어린 풀꽃이 있었습니다. 햇볕도 충분히 받지 못해 자라지도, 꽃을 피우지도 못한 여린 잎은 다소 볼품없어 보였고 새파란 줄기는 금방이라도 바람에 꺾일 것만 같았습니다.

파도는 그 풀꽃이 신기했습니다. 돌 무더기 사이에서 자라난 유일한 풀잎이었으니까요.

그래서 파도는 풀꽃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안녕? 네 이름이 뭐야?”

내겐 이름이 없어.”

그래?.... 그런데 넌 왜 이곳에 있어? 여긴 네 친구들도, 네게 양분이 될 햇빛도 충분치 않아.”

바람이 날 여기로 데려왔어. 내가 눈을 떴을 때 난 이곳 바다를 마주 보고 있었어.”

바다가 무섭지 않아?”

, 무섭지 않아.”

조금도?”

조금도.”

풀꽃은 눈앞에 드넓게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난 이곳이 정말 좋아.”

그치만나라면 쓸쓸했을것 같아.”

그러자 풀꽃이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아마도 네가 말을 걸어주지 않았다면 쓸쓸했을 거야.”

파도가 싱긋 웃었습니다.

네가 괜찮다면…. 내가너의 친구가 되어도 될까?”

물론이지.”

하지만비바람이 불면나는 너를 지켜줄 수 없게 돼

그래도 괜찮을까?”

괜찮아. 네가 날 지켜봐주었고 내게 말을 걸어준 건 변하지 않으니까

풀꽃은 기뻤습니다. 작고 초라한 자신에게도 저렇게 크고 멋진 친구가 생겼고 자신을 바라봐 주는 이가 생겼다는 사실에 무척 행복해졌죠

 그런데 네게도 꽃이 펴?”

물론이지, 내가 활짝핀 모습을 보면 아마 깜짝 놀랄걸?”

파도는 문득 저 작은 풀이 아름답게 꽃을 피우는 모습이 보고 싶어졌습니다.

분명, 아주 예쁜 꽃을 피우겠지?...

파도는 자신의 작은 친구가 아름답게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돕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따금 먼바다의 이야기를 싣고 와 풀꽃에게 들려주었고 낮에는 햇빛이 고루 비치도록 곁에서 반짝이며 보살펴 주기도 했습니다.

밤에는 잔잔한 노래도 불러주었죠.

 

찬바람이 지나가고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풀꽃은 조금씩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다.

꽃망울이 터지며 예쁜 빛깔의 꽃잎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잎은 푸른빛이 선명하게 번져갔습니다.

 


달 그림자가 수면 위로 노랗게 번지던 밤, 파도가 풀꽃을 찾아왔습니다.

곧 여행을 갈거야. 길진않지만.. 그 동안은 널 볼 수 없어.

그치만 네 꽃이 가장 아름답게 활짝 피어나는 밤에는 꼭 돌아올거야. 그리고 그땐 네게 멋진 노래도 들려줄게

파도를 기다리며 절벽 위의 풀잎은 점차 아름다워졌습니다. 누구의 손도 닿지 않는 곳에서 누구보다 아름답게 피어났지요.

 

 

어느 오후, 폭풍이 불어왔습니다. 하늘은 새카맣게 부풀어 있었고 세찬 비바람이 절벽 위로 내리쳤습니다. 바람은 바닷물을 흔들기 시작했고 잔뜩 성이 난 바다가 출렁이기 시작했습니다. 파도가 거세게 밀려오고 절벽과 맞닿아 부서지기 시작했습니다. 폭풍우 앞에서 속절없이 몰아치는 파도는 더 이상 자신을 바라봐 주던 그 파도가 아니었습니다.

절벽 한중턱에 깊이 뿌리내린 풀꽃은 도망칠 수 조차 없었습니다. 제아무리 튼튼히 내린 뿌리라고 해도 거센 파도와 비바람을 버텨낼 재간도 없었죠.

파도는 이윽고 풀꽃에 세차게 부딪쳐 왔고 풀꽃의 몸에는 생채기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풀꽃은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활짝 핀 그의 아름다운 꽃잎은 조각조각 떨어저 흩날렸고 푸른 잎사귀들 마저 찢겨져나갑니다

절벽 어귀에서의 추억들도 함께 하나둘씩 떠오르고 흩어집니다..

아름다웠던 그의 모습은 형태를 잃어가고 찢겨진 줄기는 더 이상 버티고 설 힘 조차 남아지 않았지만 풀꽃은 슬프지않았습니다.

금방이라도 제 몸까지 삼킬 듯 타고 오르는 물결과 함께 파도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파도는 울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돌아와 주어서 기뻐.”

그치만 난 너를 상처 입혔어. 네게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어...”

그렇지 않아. 언제나 네가 내 눈이 되어 세상을 보여주었고 네가 내 발이 되어 날 멀리 데려가 주었잖아.”

풀꽃이 파도를 향해 몸을 숙여 얼굴을 마주했습니다. 파도는 슬피 울며 세차게 절벽과 부딪쳤습니다.

내가 곁에 있어도 괜찮아? 네가 사라지게 될 수도 있잖아

난 사라지거나 없어지지 않아 나는 네가 되어 너와 함께 할거니까.. 넓은 바다도, 바다건너 세상도...

그러니 내가 더 이상 내가 아니게 되더라도, 넌 언제나 나와 함께 해줄래?”


멀어져가는 파도의 울음 소리 속에서 풀꽃은 파도의 마지막 말을 들으며 행복하게 웃었습니다.

나는 너를 파도풀이라고 부를래... 그게 너의 이름이야.’

 


폭풍이 지나간 바다는 유난히도 고요했습니다.

시릴만큼 하얀 햇볕이 쏟아졌고 잔잔한 수면 위로 이제는 아름답지 않은 풀 한포기가 수면위로 가만히 흔들립니다.

바람이 한차례 지나가고 파도가 밀려와 수면이 뒤흔들리자 더 이상 한 포기의 풀은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파도는 다시 멀리 수평선을 넘어 떠났습니다.

 

 





-


아... 뭔가 쓰다가 때려쳤다는 느낌이 캉하지만 그냥 올려ㅋㅋㅋㅋㅋ
정말 파도풀은 얼마전에 다른 횽이 써주었으니 나는 완전히 다르게 상플해봤어..ㅋㅋ 사실 파도풀이란 주제가
제일 상상하기 어렵고 한정적인 이미지라서 더더욱 고든이 어떤 이야기를 썼을지 궁금하다...ㅠ
고든.. 공유해줄래?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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