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어머니 모시고 삼을 봤어.
어머니께서 연세가 많으시니까 요즘 들어 신나고 머릿속 확 비울 수 있는 그런 것 좋아하시더라구. 형용이라던가, 쌍화라던가, 물론 라만차도, 모촤도 두도시도 셜록도 아이다도 루돌프도 레베카도 잭도 살짜기도 그외 다른 공연들도 다 좋았다고는 하시지만 무게있는 극은 솔직히 별로이신 것 같더라구. 연극보다는 뮤지컬이 더 맞으시는 것 같아서 요즘 연극은 아예 예매하지 않고 있긴 하지만 부모님 모시고 갈 갤러들은 이거 참고해도 좋을 거야. 진중한 극보다는 경쾌 발랄한 공연이 부모님들에게 더 좋을 수 있다는 것.

각설하고 엄신민법에서 엄건민법으로 바뀐 어제 공연은 좋았어. 여전히 여왕와 이사벨은 문제였고 지난번 싸웠던 리슐리외는 홍리슐리외가 만족스럽게 해주어서 좋았고 소현콘스는 나름 괜찮았는데 이제 영원히 이전의 목소리와 목상태는 기대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

서지영 밀라디는 계속 보니까 좋았고 ㅂㅅㅁ넘치는 극 잘 만들었어.

하지만 엄타냥 어쩔까 싶어졌음. 머리와 수염 덕분에 건토스보다 확 늙어보여. ㅠㅠ
어머니께서 돌직구 던지셨지. "왜 상큼 발랄하고 애교있고 철부지같이 사방 팔방 뛰어다녀야 하는 배역에 중늙은이가 뛰고 있냐? 아토스랑 달타냥 바뀐 것 아니냐?" 라고.....

자 엄타냥 수염 언제까지 안 밀건가요? 드라마 촬영 언제 끝나나요? 그리고 엄타냥 말고 엄토스도 좀 생각해보는 게 어때요?

왠지 모르게 힘에 부쳐 보이고 빠릿빠릿함이 좀 덜해 보이는 상태였음. 어제 칼싸움 장면도 지난번 진우타냥 남, 손랄, 고추장 조합보다 좋지 않았다고 느껴졌음.

건토스 노선 좋고 노래 안정적이었고 아라민스는 여전히 극을 쥐락 펴락 하고 있고 법래포르토스는 묵직한 저음 정말 좋았고 어머니께서 그대로 건토스에게 빠지심. 어느 정도냐면 오늘 아침 도전천곡에 이건명 나왔다고 하니 후라이팬 올려놓으신 상태에서 바로 텔레비젼 앞에 오셨음. 그래서 올 해 잭은 건더슨으로 가야 하나(건 물론 올해도 잭을 하겠지?) 고민하고 있음.

지난번 공연에서 해프닝 하나 있었다고 했는데 그건 아라미스 윗 소매 부분 트임에 이사벨 역 배우의 장신구인지 옷자락인지가 끼여서 진짜 오래 낑낑매서 관객들이 박수치며 정리하라고 한 거였어. 그래서 그 부분이 약간 휘발되었는데 아라민스와 이사벨 연기 부분은 동작이 확확 맞아 떨어지면서 꽤 재미있었더라구.

남토스와 건토스가 주는 이미지가 좀 다르긴 한데 둘 다 괜찮을 것 같고 남은 공연 신토스에서 건토스로 바뀐 것 나는 그냥 놔두려구 생각하고 있어. 어차피 실컷 웃고 나오면 끝나는 거니까 어제도 나름 좋긴 했는데 앙상블들이 지난번에 봤을 때보다 기복이 있는지 조금 안 좋았어. 그 외에는 다 괜찮았던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