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미 쓸고 지나간 얘기라면, 진심으로 사죄드리오.

팬텀 번역이 레알 발번역이라고 생각했었거든... 근데 그건 그나마 완전히 직독직해였어.
영어 그대로 냅다 번역하였고 그래서 어색한 느낌이었는데.
레미제라블은... 의역도 했는데 그 의역이 이상해...

무뜬금 '~~~다' / '~~했나' / '~~해라' 이러고 명사로 끝나거나 도치 쩔고...
갑자기 반말했다가 존댓말했다가 반말했다가 이것도 좀...
'편지는 전해줬죠~' 에포닌 선머슴아 친구 컨셉이면 계속 그 컨셉으로 나가지 왜 갑자기 도련님한테 말하는 시종삘

예를 들어 Red And Black
'붉게' '검게' 에서 '게'가 너무 길다보니까 '멍게' '홍게' '들깨' 이런 느낌이야
그리고 후반부 가면 부사 + 명사 라는 말도 안되는 문법 ㅠㅠ

예를 들어 Drink With Me
졸리가 말장난 하는게 재치있고 동시에 슬퍼서 좋았는데 사실 이건 한국어니까 그냥 넘어가야 되는 거라 치는데
굳이.. '유혹소녀' 라는 이상한 단어를 창조해야 했을까 싶었음..

예를 들어 The Final Battle
You at the barricade listen to this가
'거기 바리케이드에 있는 놈들아 잘들어라' 내겐 이런 딱 돌직구로 경고하는 느낌이었는데 
'그너머 바리케이드 잘들어라' 가 되어버려서 뭔가 뉘앙스가 바뀜

Let others rise to take our place until the earth is free가 제일 감동적이고
딱 앙졸라가 생각하는 바를 말해주는 듯한 가사였는데 이건 그냥 무덤덤
번역이니까 영어에서 좋았던 부분이 무덤덤한 것들은 전부 이해하지만 쪼끔 아쉬웠음

뭐... To love another person is to see the face of God이나 이런
좀 레미제라블의 주제를 나타내거나, 명대사이거나, 하는 부분도 없었어
원래 있던 부분은 한국어로 번역되면서 사라지고, 그렇다고 다른 부분에서도 아름답게 재해석된 부분 없고

아! 맘에 들었던.. 한국어로 들어서 참 좋았던건
I Dreamed A Dream이랑 Do you hear the people sing 이었어
판틴의 감정이 영어로 둘러서 오지 않고 돌직구로 빵 꽂히는 느낌이라.. 이맛에 라센본단 느낌 들었음 ㅠㅠ


나 레미덕 오타쿠 이런거 아니고 그냥 다른 작품이랑 동등한 수준으로. 정말 부심없이 레미 좋아하는데...
아이다도, 맘마미아도, 다 오리지날에 익숙하고 난 뒤에 들었는데
왜 레미만 이렇게 아쉬운 부분이 자꾸 많이 남고 어떤데선 거부감이 드는지 모르겠어...

이번에 현실장발장 사건도 났지만 자베르와 팡틴과 소녀와 남앙들 때문에 한 번은 더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