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이 무대에 올라가는 지 모르고 있다가
며칠 전인가 관계자로 보이는 횽이 영업글을 하도 자신만만하게 싸고 가길래 오늘 보고 왔음.

갠적으로 매우 아끼는 작품이기도 하고
또 히말라야(정확하게는 낭가파르파트) 원정을 어떻게 무대 위에 표현할까도 궁금했거든...

결론부터 말하면
다소 아마추어 냄새가 풍기긴 했지만, 150분 동안 내내 지루한 줄 모르고 봤음.
특히, 연출이 너무 낯설지도, 진부하지도 않은 것이 참 좋더라.

기대했던 산행 장면은 예상 범주 안에서 흘러갔는데
오히려 평범하게 진행시킬 수 있었던 80년대 대학시절 연출이 디게 흥미로웠음.
공간 이용하는 것도 색다르고.
여기에 김연수의 텍스트가 더해지니 감성이 퐁퐁...
눈물이 나는 건 아닌데...뭔가 가슴이 반응하는 장면들이 곳곳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니까..

반면 아쉬운 점은 배우들.  연기를 아예 못하는 건 아닌데
좀 더 잘하는 배우들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캉하게 들더라. ㅠㅠㅠ

그리고 음악 사용. 선곡은 잘했는데 끝마무리가 어찌나 너덜너덜하던지

무엇보다  런닝타임이 인터 포함해서 무려 150분이나 되는 작품이
무대 점검한다며 15분인가 20분인가를 지연했음.

아마 이런 부분 때문에 아마추어라는 인상을 받았던 것 같음.
첫공이니 하고 넘어가기엔 이 공연 일주일도 안하지 않나?

그럼에도 김연수 작품이 무대랑 잘 어울린다는 걸 확인했다는 것만으로도 난 만족.

마지막으로 뻘 소리 하나 덧붙이자면

근데 대강 자리 잡고 앉았는데 옆에 앉은 남자가 계속 쳐다보는 거야.
나에게도 멘토스의 기적이...*^^* 라고 생각하다 뭔가 이상해서 옆 자리를 보니
김연수 작가님... 악!!! 오빠!!!!

인터 때 관객들이랑 사진도 찍어주고 싸인도 해주시고
소박하시더만. 뭣보다 관극자세도 베리베리베리 굿.  최근 작품은 조금 실망스러웠는데
오늘 이 작품 보니 연수오빠 사랑이 퐁퐁퐁....
....몰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