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말하지만 이건 절대 절대로 영업글이 아님.
오늘 환상동화 보고 왔음.

막 엄청나게 환상적인 동화같은 이야기가 꿈같이 펼쳐지는 퐌타스틱한 공연일 거 같지만 그렇지 않음.
일단 처음엔 동화고 뭐고 갑자기 광대 셋이 나와서 막 자기들끼리 싸우고 자기 말만 하고 이러느라 되게 정신없음. 
광대들이 막 엄청 이쁘고 이런게 아니라 정말 광대분장이라 막 하얀 얼굴에 은색으로 포인트 되어있고 이런데 셋 다 디자인이 달라 완전 언밸런스임
저거 매번 분장하기도 힘들겠다 싶음. 배우들 힘들게 왜 저렇게 분장시켰지.
특히 사랑광대 분장은 울보라 그런지 눈가에 은색으로 눈물방울도 귀엽게 그려져있음 
헤어스타일도 다 다르고 심지어 의상도 다 다른데 그게 캐릭터 느낌이랑 참 잘 어울리면 뭐해 광대 셋이 통일성이 없음. 어떻게 셋 다 다를 수가 있지.

광대가 사랑, 예술, 전쟁 이렇게 셋인데 셋이서 같이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건데 질서있게 이야기를 만드는 게 아님
셋이서 막 싸워가면서 서로 비중 더 넣고 싶어서 막 중간중간 끼어들고... 그러다가 자기비중 없으면 막 삐지고 울고 떼쓰고... 진짜 정신없음.
이야기가 어디로 진행될지 알 수가 없음. 예술하다가 전쟁나고 사랑하면서 또 예술하다가 전쟁나고 그렇지만 사랑하고 막 이렇게 계속 바뀜.
광대가 이야기를 해주는 거면 걍 조용히 이야기만 해주면 되는데 완전 자기들이 이야기 진행하면서 참여 다 하고 조연연기 다 하고
그러면서 계속 나레이션하고.... 이럴거면 조연들 캐스팅을 더 해야하는 거 아님? 왜 광대들을 재활용함?
심지어 중간에 막 역할 바꾸기까지 해서 완전 헷갈릴 수 있는데 사람들 완전 빵빵 터지면서 웃어서 난 웃음관크 제대로 당함. 물론 나도 웃었지만.

정말 한--참 있다가 남자주인공 여자주인공 나오는데 남자는 음악가고 여자는 카페에서 춤추는 여자인데
전쟁통에 그 난리인 속에서 남자와 여자가 처음 만나게 됨. 이게 말이 됨? 땅덩이가 얼마나 넓은데 둘이 만나게 됨?
그러더니 사랑광대 비중이 높아지면서 둘이서 사랑에 빠지는데 아 남자 여자 나오면 꼭 사랑얘기 되더라...
아무리 남주 여주가 막 사랑스럽고 보기만 해도 미소가 절로 나오고 정말 둘이서 꼭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라고 느껴지면 뭘해
사랑얘기 진부함-_- 사실 전쟁얘기도 진부함-_- 전쟁 속에 꽃피는 사랑은 더더욱 진부함-_- 
그래 뭐 진부할 수는 있다고 생각함. 사랑은 원래 진부한 거고 여기엔 면접감독관이 있는 것도 아니고 ㅇㅇ...

남주는 피아노 치고 피리도 불고... 여주는 춤추는데... 특히 여주 혹시 발레전공 이런건가??? 몸놀림이 남다르던데.
근데 그럼 뭐 춤 잘 추는 만큼 연기가 좀 부족하거나 이런 인간미가 있어야 하는데 연기도 좋았음. 춤추는 장면이 생각보다 많은데 참 이쁨.
피아노도 좋긴 한데 그 피아노 연주하는 거랑 오버랩되어서 막 전쟁폭격소리 나고 이럴 때가 많아서 감상하기 어려움.
전쟁 속에서 예술이라니 현실성이 너무 떨어짐. 아무리 환상동화라고 해도 그렇지 너무 동화 아님????

그리고 중간중간 귀척 쩔음. 남주가 귀여운척하고 막 여주도 귀여운표정 짓고 이러는데
아 뭐 진짜로 귀엽고 사랑스러우니 뭐라 말은 못하겠지만........너네만 귀엽고 사랑스러운 거 아니거든? 광대들도 완전 귀엽고 사랑스럽거든??

이렇게 얘기가 진행되다가 중간중간 암전되고 장면 전환될 때마다 막이 쳐지고 무대 다시 준비하는 동안에는 광대들이 앞에 나와서 진행하는데
광대들 진짜 다 완전 초딩들같음... 완전 시끄럽고 완전 사랑스럽고 완전 귀엽고 막 그럼...
심지어 관객들에게 막 말 걸기도 하고 대답 유도하기도 하고 그럼. 아니 왜 관객들에게 뭘 자꾸 물어봄? 대답해주고싶게..

이게 남주 여주 이야기가 나오는 와중에도 그 안에 액자형식이라 해야하나 아무튼 그런 식으로 다른 이야기들이 또 펼쳐짐
여주가 춤추는 카페에서 연극을 보여준다거나, 남주가 여주에게 책을 읽어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그 중에 하나가 로미오와줄리엣인데 이거 연출이 완전...... 완전...... 무슨 사람을 데리고 인형극하듯이 마리오네트 조종하듯이 함-ㅁ-
이건 봐야 아는데... 진짜 인형같고 막... 이럴 거면 그냥 인형을 가지고 하지 왜 사람을 데리고 인형처럼 함???
진짜 완전 줄에 매달린 인형처럼 팔이 흔들리고 다리가 흔들리고 이런 느낌 다 나게 움직이는데
그냥 완전 대박 인형같을 뿐이고 대체 어떻게 저렇게 하나 싶긴 했음. 이건 봐야 알 수 있음.
말로만 하면 걍 인형같아서 인형같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데 왜 인형같냐고 물으면 인형같아서 인형같다고 말하는 거라고 대답하겠음.
아무튼 되게 인상깊은 장면임.... 뒤로갈수록 되게 짠하고..... 참.....

오늘은 좀 뒤쪽에서 봤는데 나는 눈물 한 방울도 안 났는데 울면서 보는 관객들도 꽤 있었음
난 눈물이 나진 않았는데 사실 두 번째로 보게 되면 나도 막 울거 같음. 초중반부터 막 이미 결말 알고 보면 괜히 울컥울컥하게 되는 그런게 좀 있을 듯
아니 공연이 좀 확 한 번에 몰입해서 바로바로 눈물을 뽑아야 좋은 거 아님? 재관람할수록 눈물이 더 날 거 같은 공연이라니 헐...
이건 재관람을 노렸다고밖에 말할 수가 없음. 그게 참으로 괘씸함. 괘씸해서라도 또 보러 가야겠음.
심지어 배역들이 전부 더블캐스팅인데 그래서 재관람에다 배역들마다 다 보려고 하다가 내 지인은 미친듯이 회전문을 돌고 있음. 불쌍한 내 지인.
이게 그래 재관람할인하니까 완전 저렴하긴 해서 여러번 봐도 부담없을 가격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건 그거고...
요새 회전문이 아무리 유행이라고 하지만 이거 언제 다 배우별로 보고 또보고 함? 진짜 너무 하지 않음?
그럼 제일 나에게 맞는 조합을 추천해달라고 그럼 그 조합으로 보겠다고 했더니 이 배우는 이래서 좋고 저 배우는 저래서 좋고
결국은 다 비슷비슷하다는 소린데 그럼 뭐 아무날이나 가서 봐도 다 좋다 이 소린가 말이 되는가.
일단 뭐 이건 내가 아직 다른 배우들은 못 봤으니 패스...

예전에는 아 어떻게든 영업글을 써서 한 명이라도 더 공연장으로 데려와야겠어!!!!!!! 이런 맘이 강했는데
그러다가 막 내 자리도 없고 이래서.... 안되겠어-_- 공연에겐 미안하지만 이제 아무공연이나 함부로 영업따위 하지 않겠음
그러니까 환상동화 아무도 보러오지마 나만 볼거야 내가 다음 오픈 때 전 회차 1열중앙 다 잡아버릴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