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본하는 굉장히 철이 든것같아. 철이 들었다고 해야하나  내 생각으로는 세 본하들 중 가장 정신연령으로는 위야(율본하의 다른 인격은 차치하고). 그래서인지 멘탈이 떨어지는 비수들을 튕겨내지 못해.

율본하가 막판까지 심하게 괴로워하는건 우빈이 또다른 인격이었단것때문이 아니라또 다른 자신(또 다른 구본하 -또 다른 이우빈과 모든 일을 기획한)의 존재를 깨달았기때문인것같고,

소호본하는 쉽게 무너진만큼 반항기가 사라지지 않았지. 가장 정신연령이 어린만큼 제 속에 쌓아올려진 자신만의 기억과, 생각의 벽이 유동적이야. '무너지는' 게 아니라 '흩어졌다 다시 뭉치는' 느낌. 언젠가는 다시 다른 모양으로 쌓아져 우빈에게 다시 나란히 설 것 같아.

하지만 승본하는 벽이 와르르 무너지지. 끝내는 그 잔해에 깔려 묻혀버린것처럼. 소호본하보다는 생각이 깊고, 때문에 상처도 배로 받아. 벽도 훨씬 높았고 견고했으니, 무너지기시작하면 걷잡을수없어지고 다시 일어나기조차 버거워 해.

어제 트유맆에서 마지막 암전 직전에 우빈에게 힘없이 웃어보이던 승본은 더이상 앞으로는 나오지 않을 것 같았어. 무너진 잔해 속에서 벗어날 노력조차 하지못하고 태아처럼, 옹송그려서.

왜 그런거 있잖아. 있는 힘을 다했는데도 벗어날수 없단것을 깨달았을때 몸도 머리도 다 멈춰버리는 순간. '한웅큼 약을 삼켜도 이제 우빈은 사라지지않아. 그렇다면 내가 '멈추면'된다. ' 그런 느낌이었어.

추가로 초반에 세 본하 중 율본하는 다른 인격이 이미 여자에대한 것을 다 알고 있고, 소호본하는 아무것도 모르잖아. 승본은 어제 관극때 딱 아 얘도 어느정도는 알고 있구나 싶었어. 용우빈이 여자에 대해 물었을때 그 표정은 사랑에 빠진 헬렐레가 아니라, 굉장히 슬퍼보이더라. 지금 저 사람이 떠올린 사람이, 기억이 굉장히 아프다는걸 어제서야 알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