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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삼 저녁공 커튼콜 올리기 전에 먼저 쓰는 후기를 가장한 주절거림 1

아직뉴비(220.116) 2013.04.12 00:34:00
조회 1401 추천 13 댓글 17


 

후기를 쓰기 전에 약간의 설명도 필요할 것 같아서 몇 자 먼저 적어.

난 내가 꽤 관대한 관객이라고 생각했었어. 그런데 아니구나 하는 걸 이번 시즌의 삼총사를 보면서 많이 느껴.

누구에게나 연극이나 뮤지컬 공연을 볼 때 자기만의 기준이라는 게 있잖아. 내용이라든가, 노래라든가, 무대라든가, 연기라든가, 기타 다른 부분에 대한 거라든가......
나 역시 그런 게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연기에 대해서는 기준이 꽤 명확한 편인 것 같아.


약간의 사담을 섞자면, 학생 때 1년 좀 넘게 지방의 작은 극단에서 배우로서의 훈련(플러스 연출과 극작에 대해서도)을 받은 적이 있어. 물론 난 그닥 연기를 잘하는 사람은 아니었고 결국 다른 길로 가게 되었지만, 그 때 훈련받은 것들이 지금도 도움이 되거나 기준이 되는 게 꽤 많아.
관객을 대하는 극단이나 기획사의 태도가 어때야 한다라거나, 연기를 할 때 중요한 게 어떤 거라거나, 무대를 바라보는 시선이라거나......

특히 연기에 있어서 나를 지도해주신 대표님이 늘 강조하셨던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첫번째는 무대에서 나쁜 습관을 버리고 제대로 놀 줄 알아야 한다는 것과 연기는 자기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거였어.

그 중에서도 연기라는 건, 무대라는 건 자기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는 게 가장 중요한 가르침이었고 지금도 내게는 배우들 연기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지.

여하튼 그 때 배운 것들이나 이후에 받은 다른 교육이나 훈련을 통해서 만들어진 연기에 대한 기준 몇 가지는 다음과 같아.



 

첫째, 배우는 관객에게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설득 또는 납득시킬 수 있는 해석을 보여줘야 한다.
둘째, 배우는 연기를 할 때 자신의 대사만 외워서 치는 게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고 반응을 하고 있다는 걸 관객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때문에 때로는 연기의 기술적인 부분도 매우 중요하다.
셋째, 배우는 극 속에 녹아들어야 한다. 애드립이든 해석이든 기술적인 부분이든 절대 자기 혼자 튀면서 자신의 몫 이상을 관객에게 어필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넷째, 배우는 기본적으로 전달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기본적인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자기 캐릭터를 제대로 전달시킬 수 있다.

 



 

지난 번에 숨토스옹 연기에 대해 분노의 후기를 남기고, 어제는 김슐리외 연기에 대해 분노의 후기를 남겼던 게 바로 이 네가지 원칙 때문이었던 거지. 숨토스옹은 앞의 세가지 때문에(그래서 분노지수가 가장 높았다...), 김슐리외는 첫째와 셋째 항목 때문에 까게 됐던 거야.
예전에 다른 극을 보고 와서도 바로 저런 기준에 맞춰서 배우들 연기를 까거나 칭찬하거나 했었고.


그런 의미에서 오늘 삼총사 저녁공은 나를 어느 정도 만족시켜준 배우가 건토스와 홍슐리외, 규타냥과 지영 밀라디 밖에 없었어.
물론 건토스나 지영 밀라디에게도 기대했던 거에 비하면 아쉬운 점은 있었지. 건토스가 보기 드물게 넘버 도입부를 빼먹고 하질 않나, 지영 밀라디는 목상태가 안 좋은 건지 음정이 많이 불안하질 않나...... 그래도 그런 실수들이 크게 거슬리거나 불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고, 오히려 연기에 대해서만 놓고 보면 내 기준에는 만족스러웠으니까......
규타냥은 정말 많이 칭찬해주고 싶어. 혼자 튀지 않으면서 무대에서 많이 놀 줄 알게 된 것도 보였고, 다른 사람의 대사나 동작, 반응을 최대한 읽고 그에 따라 호흡을 조절하는 것도 보였거든. 물론 다른 공연에서 다른 배역으로는 어땠는지, 예전에 어땠는지는 모르니까, 이번 시즌 타냥이에 한정해서지만.^^
홍슐리외는...그저 사랑이고...... 오늘 홍슐리외가 아니었으면 나에게 진짜 최악의 공연으로 남았을지도 모를 공연이, 분노의 후기를 올리게 만들었을지도 모를 공연이 그나마 관대한 마음으로 볼 수 있고 분노보다 웃음이 나오는 공연으로 남게 된 건 홍슐리외의 힘이 크다.



 

사실 내가 살짝 착각을 해서 오늘 김슐리외인 줄 알고 갔었거든. 근데 첫 장면에 보니까 홍슐인 거야.ㅋㅋㅋ 난 오늘 캐스트 판도 안 봤거든.ㅋㅋㅋ
그 때 이미 내 마음은 아주 아주 관대해졌어. 기쁨에 넘쳐서.ㅋㅋㅋ
그리고 이미 후기들을 통해 그분에 대한 기대치 따위는 제로가 뭐니, 마이너스였으니까.
기대치가 꽤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이미 숨토스옹 때 제대로 경험했었거든. 그리고 오늘도 그분 말고 다른 배우들에 대해서는 그게 상당한 영향을 미쳤고.


 

일단 그분 아라미스가 등장하는 순간, 진짜 현웃음이 그렇게 터질 줄 몰랐어. 소리 안 내고 웃으려고 진짜 엄청 매우 아주 너무 애썼다. 등장하는데 이건, 아라미스가 등장하네라는 느낌도 아니고 그렇다고 연예인 ㄱㅁㅈ이 등장하네의 느낌도 아닌 어설픈 그 무엇이...... 이건 진짜 내 표현력이 부족해서 도저히 언어로는 설명이 안 되네.
여튼 그런 느낌이 확 와서 미친 듯이 입 막고 소리도 못 내고 몸으로 웃으며 보는데...... 하아......


 

내가 오늘 그분 아라미스를 까고 싶은 이유는 다름아닌 저 기준들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를 새삼스럽지만 제대로 보여주셨기 때문이지. 무대 연기에 대한 기본이 없으니 동작도 뭔가 정리가 안 되어 있고 발성도 안 되어 있고 그러다보니 그런 부분의 부족함을 과한 애드립으로 채우려고 하게 되는데 그게 오히려 흐름을 끊어버리고 혼자만 튀어버리고. 그나마 이 분,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고 반응하는 건 50점 정도?(후했나......아니지, 그간 연기 경력이라는 게 있는데 후한 게 아니지......) 어떤 때는 제대로 다른 캐릭터들과 맞춰주고 반응하고 그러는데 어떨 때는 혼자 "나 지금 대사하고 있지롱~, 연기하고 있지롱~"을 시전하시니......


그 연기경력이나 연예인 경력을 생각하면 사실 그만큼도 못하면 안 되는 거고 그 이상은 보여줬어야 하는 건데, 그걸 일단 제대로 못했고, 실수는 실수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운이 없었다고 넘어가더라도 쓸데없는 애드립만 채워넣는다고 아라미스가 완성되는 건 아닌데 싶어서 오히려 그런 그분 아라미스의 노력이 웃기기만 하더라.


아라미스라는 캐릭터가 웃기기만 한 캐릭터가 아니잖아. 그리고 감정이라는 게 본인도 집중해서 느껴야 하지만 관객들에게 전달이 되어야 하는 거잖아. 목숨인가 사랑인가에서 본인은 애절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을지 몰라도, 인간적인 자신의 갈등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을지는 몰라도 그게 전혀 관객들에게 전달이 안 되었으니 문제인 거지. 그 장면에는 기술도, 진정성도, 집중력도 모두 필요한데 그 어느 것도 느껴지지가 않았어.
단순히 넘버소화력의 문제가 아닌 거야. 오히려 아라미스를 오페라 가수였다라고 소개하지 않고 그냥 가수였다고 소개했기 때문에, 붉은 용의 기사를 오페라라고 생각하지 않고 보면 넘버소화력은 잘 봐줄 수도 있는 면이 있었다고 보거든.
아라민스가 칭찬을 받는 이유가 단순히 성량이 풍부하고 고음이 잘 올라가서가 아니잖아.


 

난 그 분이 그토록 오랜 시간 무대에서는 아닐지라도 배우로서 살아왔다면 적어도 무대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서주길 기대했는데, 뭐 이미 그 분이 결국 뮤지컬 도전을 하게 된 이조녁씨가 잘못했네의 그 일화 때문에도 이미 빈정은 상해있었지. 그리고 그게 오늘 무대에서 느껴졌기 때문에 다른 횽들이 그토록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해.
기술적인 게 부족해서 까는 게 아니야. 그게 부족하다면 채우려고 노력이라도 해왔어야 한다는 말을 하는 거야. 근데 그게 아니라 자기만 튀고 흐름을 끊는 개그만 늘려왔다는 게, 그리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자신은 만족하는 것처럼 느껴졌단 게(물론 이건 내 느낌일 뿐 진짜로 그랬는지는 나도 몰라.) 실망스러운 거지.


여튼 너무 길면 분명 갤은 내 글을 안 올려주고 짜르겠지? ㅋㅋ 그러니 일단 커튼콜 올리기 전 후기랄까, 주절거림은 이 정도로 하고 나머지 배우들과 공연에 대한 거랑 커튼콜 사진은 좀 이따 이어서 올릴게.
 

(참, 내가 굳이 오뚝민스라고 안하고 ㅁㅈ아라미스라고도 안하는 건, 오뚝민스는 너무 귀여운 별명이라 붙여주고 싶지도 않고-_-;;; ㅁㅈ아라미스라고 쓰는 건 뭔가 귀찮은 느낌적인 느낌 때문에, 그냥 마치 볼드모트처럼 그 분이라고 하게 되는 거임. 딱히 존칭 아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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