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갤에 무료로 양도해준 횽 진짜 고마워!!
덕분에 너무 보고싶었던 공연 꿀자리에서 잘 봤어!!

한태숙 연출의 안티고네는 지난 명동예술극장 오이디푸스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알거 갔는데...
역시 들어가니까 오이디푸스때랑 비슷하게 경사진 무대가 보이드라...왠지 반가웠어...
사이드 대신 무대 뒤에 어두운 영상이 나오고 있었고...
무대가 경사라 시방은 없지만 공연장이 꽤커서 앞에 앉는게 좋을 거 같아.
양도자리가 중블 3열이었는데 배우들 얼굴이 잘 안보일때도 있더라고...

공연은 좋았어. 물론 오이디푸스만큼은 아니었지만.
전체적으로 오이디푸스랑 비슷한 형식으로 이야기를 끌어갔고...
여전히 코러스들 좋드라...

안티고네역의 배우가 좋았어. 뭔가적당히 이성적이면서도 적당히 열정적이고... 또 적당히 인간적이고...
그리고 신구선생님 -_-b
대사 몇번 씹으시긴 했지만 일단발성이 대단하시더라...
그 큰 극장을 쩌렁쩌렁
박정자 배우님도 말할것 없고..

처음에 앙상블들 사이로 폴리니케스의 시체가 굴러떨어지는데 진짜 깜놀했다.
생식기가 훼손되어있는 부분이 꽤 징그럽게 표현되어 있거든...
그리고 테베 시민들의 목소리...오이디푸스때도 느꼈지만 테베의 시민들은 늘 공포에 떠는 거 같아.
끝부분에 시민들이 발작하는 부분이 있는데... 진짜 배우들 몸 잘 쓴다고 감탄했다.
예언자를 따라다니는 새3마리도... 멋졌어...

공연을 보면서 나는 안티고네의 감정선보다 크레온의 감정선이 더 와 닿았어.
분명 독재자인데... 그가 원하는 것이 뭔지... 그가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겠드라.

극은 오이디푸스 만큼이나 비극적이야...
오이디푸스 가문의 사람들은 참 대대로 어쩜 저럴까... 그런 생각도 들더라...
물론 오이디푸스도... 안티고네도... 자신의 운명이나 자신을 압박하는 것들에 대항하려 했지만...
또 그..운명이라는 것에 힘 없이 당할 수밖에없는 그런 느낌..

아쉬운건 극 제목은 안티고네였는데 안티고네보다 크레온이 더 잘 보인거랑...
아무래도 오이디푸스때만큼 파격적인 느낌이 덜 했다는 거...
하지만 한번만 보고는 극에 담긴 것들은 다 캐치할 수 없으니... 한번 더 봐야겠다는 생각이들었네...

오이디푸스 보고 좋았던 횽들은 기대를 조금만 내려놓고 가는게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