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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날에 진짜 잊지 못할 연극이다

순간(203.170) 2013.06.01 01:39:57
조회 1765 추천 38 댓글 14





짤은 커튼콜 때 뽀소뽀송 힐링해주는 배우들과 그걸 보는 객석의 나ㅋㅋㅋ 너무 현기증나서 뭐 개뿔 써질지 모르겠어.. 의식의 흐름대로ㄱㄱㄱ
삼연 첫공날 보고, 막공같은 첫공이었어서 너무 좋아서 그 느낌 날라갈까봐 쉽사리 재관람하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좀 텀을 두고 막공 이틀 남겨두고 오늘 다시 보고왔는데 아 시바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시 봐도 뭐 이런 연극이 다있냐ㅠㅠㅠㅠㅠㅠ


이명행오민호는 본격적으로 극 시작되기 전인데도 탈진안하나 그 생각이... 저렇게 진심으로 열연하는데 어떻게 설득당하지 않을 수 있겠나 싶었어. 앞에서 행동하지 못하는 소극적인 청년.. 마지막순간까지 주저하는.. 참 나약하지? 근데 핑크플로이드 음악에 한명 한명 총성에 쓰러져가고 왕배도 죽고 메가폰언니도 죽고... 그 높은 무대에서 기준이가 여러갈래 조명받고 쓰러지는 장면은 참 상징적이라 내 멘탈까지 정신못차리겠더라. 그 뒤 민호의 '살려주세요' 거친 숨소리는 비겁함도 느껴지겠지만 본능적인 원초적인 두려움 그 자체였던 것 같아

사실 이 극이 넘 좋지만 죽은 자들의 입장에서 왜 죽을 수 밖에 없었는지 절절하게 표현하지 못한 건 아쉬운 면이기도 해... 살아남은 자들의 이야기-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는 부분에 더 포커스가 맞춰졌다고 생각 돼. 뭐 모든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 장황하게 풀 수는 없는 건 사실이니까.. 그래도 이명행배우 연기보면서 참 고맙다고 느껴지는 건.. 한쪽으로 치우친 시선까지 커버될 만큼 몰입하게 했다는 거.. 배우가 저 정도까지 자신을 버리고 극에 빠질수 있구나 감탄할 수 밖에 없더라.. 오늘 물고문연기 뒤 뻗었는데 한 1~2초 숨안쉬길래 레알 뭔일 있는 건가 그 정적의 초 단위가 한 시간 같았어ㅠㅠ 물고문연기도 진짜 보기 힘들었지만, 개목줄을 하고 무슨 동물이 여물 주어먹는 것 같이 먹는 장면도 정말 가관이라ㅠㅠㅠㅜㅜ 사는 게 죽는 것 보다 더 징그럽구나 싶다가도 또 저렇게 살겠다고 먹는 장면 보니까 혀를 차게 되더라고

오늘 보면서 참 씁쓸했던 부분 끄적여보면.. 필수가 맞아죽을 때 옆에 군인 한명은 그 역시 같이 떨면서 때리는 걸 미친듯이 말리고 있더라고... 그러다가 또 그 군인이 맞아죽을 뻔할 때 민호가 말려서 병원에 가는 길에 까치처럼 은혜갚겠다고 감사인사를 하지 않나... 바로 또 그 다음 장면은 군인이 빤수만 입은 시민들을 줄세워서 개처럼 끌고나가고...;;;;; 사람이 참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고 어떤 상황에 어떻게 휩쓸리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 안에서 운좋게 몸을 맡겨 파도타기를 할 수 도 있는 거고, 그 파도가 직격탄이 되서 몸이 찢길 수도 있는 거고..
또 연출이 의도한 건지 아닌 것까지는 모르겠으나, 시청시민군 중에서 교복입은 여학생이 나중에 딸 운화역하는 김정연배우인 거 보고 소름돋았어ㅠㅠ 그 여고생 화염병들고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왕배한테 장난치는거 보면 영락없는 그 나이또래 철부지 같기도 했고, 또 어른들이 뜨거운 목소리로 학살2 읊어갈 때 종이 들고 있던 손이 떨고 있는 거 보면서 한숨이 절로 나왔어.. 저 소녀가 죽을 수 밖에 없었던 건 어른들이 잘못한거자나ㅠㅠ 저 처자도 나중에 꽃다운 운화처럼 웨딩드레스도 입고 예쁘게 잘 컸을 텐데 속상하더라고

정혜역의 조윤미 정재은 배우도 닥찬이다ㅠㅠㅠ 젊은 정혜가 나도 기대고 싶은데 왜 아프게 하냐고 울분을 토해내는 장면이랑ㅠㅠ 입덧할 때 정재은배우 과장되게 소리내면서 웃는 장면에 몸서리치며 울다가 담배피는 장면.. 연출이 풀어가는 식도 맘에 들고 배우 연기도 환상의 호흡인 것 같아.. 기준이역 조영규배우도 민호의 환영으로 나올 때 표정연기 굿이었어.. 민호가 착한 일이라며 자학하듯 말할 때 취조실 할켠에서 타자치는 기준이 표정보는데 내가 죄지은 것도 아닌데 내가 다 미안하더라ㅋㅋㅋㅋ 또 자기누나 동정하듯 아련하게 바라볼 때 눈빛 하나로도 가슴이 미어져서 뒤질 뻔..

일정스님 존재감 쩔었는데.. 그분 말 중에 - 죽어서보니 이승은 별거 아니라고 또 추억은 찻잔의 물이라 했던 말이 기억에 남네. 무대 정면에 차지한 물이 담긴 공간의 의미도 그 연장선상이 아닐까 싶어. 처음에 이상무가 도움닫기 하면서 힘겹게 뛰어넘는 물은 산속 깊은 곳이라는 물리적인 거리뿐 아니라 속세를 저버린 여산스님의 마음의 거리같았는데.. 또 과거 민호가 형이랑 행복하게 장난치면서 아이처럼 가뿐하게 뛰어넘는 물을 보니까.. 그 물은 자기 마음에서 비롯된 짊어지고 가야할 인연과 업보 같았어. 시민군 중 청자켓어빠가 원수를 어떻게 사랑하냐고 물에 얼굴을 처박고 분노하는 장면도 있고.. 그 물이 핏빛 공포로 물들기도 하고 물고문처럼 숨막히게 절망의 끝자락에 떨어뜨리기도 하다가.. 일정스님과 민호의 인연처럼 물도 마시고 손도 씻고 살살살 어루만져주니까 또 치유되고 신기하더라^^ 마지막에 여산스님이 정혜랑 대화하면서 신발이 다 젖도록 기꺼이 풍덩빠지는 거 보는데 지저스의 '다 이루었다' 소환ㅋㅋㅋ 그 업보를 무겁게 짓누르고 살지 풀리는대로 풀어갈지는 어쨌든 스스로가 껴안고 가야할 인생이라고 느껴졌어

마지막에 송창식싀 음악 나올 때도 벅찼지만, 사진 찍으면서 사랑이여~떼창할 때 최고 미친듯이 울어버렸다ㅠㅠㅠㅠ
옛날 시민군들이 나와서 한 시절 잘 살다갔으면 된거라고~ 말하는데 모두들 바지를 걷어부치고 뛰는 모습이 마실나온 개구장이들 같아서 터졌어ㅠㅠ 정승길배우 나와서 이상무랑 좀 꽁냥거렸다가 운화도 예뻐하다가.. 운화가 떨어뜨린 면사포 민호한테 쥐어주는데 아놔 엄마 나미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호형도 너무 좋아서 현기증나여ㅠㅠㅠㅠ형이 아무리 착한 형이라도 누구에게나 자기 인생에서는 자기가 주인공이자나.. 본인이 선택한 삶이라도 동생의 여자와ㅠㅠ또 그 형과 아이를 키워야했던 정혜씨 인생의 한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겠어ㅠㅠㅠㅠ 아시바 너무 복잡해 그 장면 보는데 이것저것 복합적으로 뙇 터져서 죽을 뻔.. 또 시민군들이 운화 이쁘게 잘컸다고 엄마미소 발사되는 모습보니까 마치 오민호의 잘못을 대신 용서해주고 어루만져주는 것 같아서 개터짐ㅠㅠㅠㅠㅠ 힐링 그 자체더라ㅠㅠㅠㅠ 첫공 때 정재은배우 고운 한복에 고운 포커페이스 잘 유지하시더니 오늘은 현실눈물 터지면서 웃고 계시는데 돌아버릴뻔ㅠㅠㅠㅠ 커튼콜 때 조윤미배우 엉엉 울면서 나오니까 토닥여주는 모습까지 너무 아름다우십니다 정재은배우ㅠㅠㅠ 조연배우들 인사하러 나오는데 '30년이나 지났는데 누가 우리 알아나 줄라나?'하는 말이 막 생각나서 죄송한 마음에 또 울었네.. 알아주는게 아니라 몰랐어요... 아니 나 살기 바빠서 잘 관심 안가지고 살았네요 죄송합니다ㅠㅠㅠ 내년 5월에도 꼭 다시보고싶고, 또 올라올지 안올라올지 모르겠지만 평생 잊지못할 연극이 될것 같아. 오늘 받았던 생생한 느낌 살면서 잊지 않도록 노력할게요.. 고맙습니다 푸르른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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