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가끔 눈팅하다 재밌어 뵈는 거 있음 어쩌다 한 번 보곤 했는데, 지난 주엔 지저스를 봤어.  좋다는 후기 많아서 기대하고 갔는데 노래도 좋고 극도 재밌더라.
교회 안 다녀서 배경지식이 좀 부족했는데, 가서 보고 많이 놀랬던 장면이 세 개 있었어.

우선 예수가 마리아를 감싸는 장면... 그 죄없는 자만 돌을 던지라는 말 예전에도 많이 듣던 말인데, 그냥 그런가보다 했었거든.  근데 예수가 그 대사 하는 걸 듣는 순간 울컥 하면서, 그 말의 의미가 확 와 닿는 느낌? 기존의 법 도덕 질서에 정면으로 반하는 얘기잖아.  그런 가치보다 더 상위의 가치를 들어서 그 당시의 약자, 차별 받는 자의 편에 선 거고...세속적인 기준으로 보면 체제 전복적인 거고, 한편으로는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제시한 걸거고. 왜 기독교가 보편 종교가 될 수 있었는지 뭔가 알 거 같더라고.

그럼에도 십자가에서 마지막 순간에 \'왜 절 버리시나이까\' 라고 한 것도 놀라웠어. 당연히 예수는 주님의 뚯을 이해하고 받아들인 것인 줄 알았는데, 그런 말은 좀 믿음이 없어 보인다고 해야 하나? 어제 누가 물어본 글에 성경에 있는 말이라 그래서 더 놀랐고. 예수도 결국 인간으로 그 운명을 감내했던 거란 생각은 안해봤었거든.

유다가 자살했단 것도 극 보고 처음 알았네.  극을 안 본 상태였으면 배신할 그릇도 못되는 인간 쯧쯧 했을텐데,
이 작품의 해석을 믿고 싶어져... 유다역 배우가 너무 안타까웠어.

지저스 노래 중에 예상치 못한 순간에 질러대는 롹킹한 고음도 멋지고, 예배당 노래 같은 거 말고 유다 락넘버 같은 것도 진짜 좋더라.  노래 더 듣고 싶은데, 이제 일주일 남았다고 하니 ㅜㅜ 이번 주엔 볼 시간도 없는데 자꾸 생각이 나네.  그 와중에 뮤워 후기에서 지저스 글은 엄청 올라오고......
타인의 취향 동냥은 정말 할만한 듯. 지금이라도 알게 돼서 다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