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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안녕...

ㅂ ㅂ(121.140) 2013.06.11 06:22:51
조회 8287 추천 139 댓글 94


사랑했던 사람과 헤어지는 기분.

뒷풀이까지 잘 하고 평소와 같은 월요일을 보내면서도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가슴속이 쓰리다. 화요일이 되었지만 이따 저녁에 극장으로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매번 공연을 마무리 할 때마다 이런 앓이를 해왔다. 그러나 참여작이 늘어날 수록 그 경험을 통해 감정을 추스리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도 수월해졌다. 하지만 이번 것은 그 스케일부터가 다르다. 정말 당혹스럽다.


막공날 저녁공연 직전 배우, 스탭이 모인 마지막 화이팅에서 유난히 많이들 울었다.

말 그대로 흔들리는 맘, 지쳐버린 몸이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연주했다. 

공연을 단 한번도 못 봤지만 연뮤갤러들의 극세사 후기 덕분에 모든장면이 떠올랐다. 

막공에 임박해서 읽은 후기중에 39대의 채찍이후 지저스와 빌라도가 서로를 걱정하고 위로하는 모습에 더 눈물이 났다는 글이 있었는데 아… 그걸 읽은 후로부터는 그 부분에서 정말 미치겠더라. 


그동안 연주하면서 특히 더 짜릿했던 곡을 네 곡정도 꼽아보면


1.Heaven on their mind : 유다의 불안과 지저스에 대한 경고를 표현하기 위해 강한 롹 스피릿으로 달려야 한다. 곡 초반의 '지저어어어어~~스'에서 확 터뜨리고 강약을 반복. 곡이 진행됨에 따라 점층적으로 음표들을 늘려가며 분위기를 고조시켜야 한다. 그 와중에 '나사렛의 목수인' 이 부분은 냉소적으로 비아냥거리는 느낌으로 가볍게 연주를 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7/8박자여서 다소 어려웠던 부분이다. '너무나 위험해~애~애애~'3절 마치고 나서는 이 부분이 앞과는 다르게 무거운 느낌이 되어야 한다. 여담이지만 이 곡이 끝나자마자 바로 이어서 what`s the buzz - strange thing mystifying - everything`s alright까지 무려 11장의 악보를 병풍처럼 주욱 늘어놓고 쉴 틈없이 잽싸게 넘겨야 하기 때문에 초반부터 피로도가 극에 달한다. 

  

2.I don't know how to love him : 지저스를 '선지자'로 존경하는 마음과 이전에 경험치 못했던 뜨거운 욕망을 불러 일으키는 '남자'로 느끼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는 마리아의 오락가락하는 감정을 표현해야하기 때문에 작은 볼륨과 큰 볼륨의 사이를 계속 왔다갔다 하는, 가장 긴장하고 연주하는 곡이다. 이 곡은 극세사 후기를 통해 더 이해할 수 있었다. 마리아가 상상에서 현실로 돌아올 때, 지저스에게 다가가 안기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기도하는 포즈로 바뀐다는 얘기. 플북에 지저스와 마리아가 포옹하는 장면이 있지만 마리아의 구애에도 지저스는 미동도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마리아의 아리아는 더욱 애절하게 느껴졌다. (지저스. 그는 남자도 아니다.) 


3.Gethsemane :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그냥 소름이 좍좍돋는다. 지금에서야 고백하지만 이 곡을 연주할 때, 다소 긴장한 상태에서 지저스에게 기를 빨리며 혼미해진 정신으로 연주하다가 음 하나를 잘못 짚은적이 있다. 그것도 아주 중요한 부분에서. 지저스에게, 그리고 관객들에게 정말 죽고싶을정도로 창피하고 너무나 미안했다. 다른 배우들도 그렇지만 특히 두 지저스는 연주자에 대한 예우가 남달랐기에 더더욱 미안했다. 하지만 곡이 끝났을 때, 박수는 여느때와 같이 크게 터져나왔다. 내가 느끼기에는 현실입갤을 초월할 정도로 분위기를 깨는 실수였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커버할 정도로 지저스는 거대했고 관객은 관대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4.Trial before Pilate/39 Lash : 빌라도의 회유, 지저스의 결연함, 얍실한 하이에나떼같은 성난 군중의 함성, 서른 아홉대의 채찍 그리고 빌라도의 절규. 엄청나게 다이내믹한 곡이다. 특히 군중이 '십자가에 못박아라'하며 재촉 할 때는 정말 분노에 가까운 공격적인 느낌을 가지고 연주한다. 악기를 때린다고 봐도 될 것같다.


OST가 나왔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연주자의 입장에서 극세사 해설(?)을 해주고 싶은데 이 부분은 정말 안타깝다.

나는 이 공연과 관계가 있는 사람 즉, 말 그대로 관계자이긴 하지만 단지 나이가 가장 많다는 이유 하나로 오케스트라팀 팀장이 된 일개 연주자에 불과하다. 오히려 이 작품을 사랑했던 여러분의 입장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윗선의(진짜 관계자) 사이에서 오고가는 얘기는 나로서 아는 바가 없지만 OST 발매에 관한 이야기는 단 한 번도 들은적이 없다. 재론의 여지가 없을정도의 확고한 계약조건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짐작만 해 볼 뿐이다. 

(실수인가? 계획인가? OST문제는~~)


재공연 또한 확정된 것이 아니다. 현재까지는. 

세계적으로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흥행에 성공한 예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상업성을 보장할 수 없는 작품이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번 공연은 정말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이 부분에 관해서는 연뮤갤러들의 힘이 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올림픽 비 인기종목에서 어쩌다 금메달이 나왔다고 해서 당장 전용구장이 생기는 것은 아닌것과 마찬가지로 이 공연 역시 다음을 기약할 수는 없기에 더더욱 보내기가 힘들다. 재공연이 확정이 된다고 하더라도 내가 이 공연에 다시 투입된다는 보장도 없다. 모든것은 타이밍이 맞아야 하니까. 사실 이번 공연에 참여하게 된 것도 순전히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이… 맘을 어찌…하 나…


기약없는 만남. 아쉬운 이별. 하지만 보내야 한다. 그러한 의식을 치르는 마음으로 짧지만 그동안을 추억하며 연주했다.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다. 이 글을 읽음으로써 밤을 새도록 행하여진 나의 의식에 동참해준 연뮤갤러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이런 얘기는 여러분들한테 밖에는 할 수가 없겠네요.^^


http://youtu.be/jeNteCGOZ9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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