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고무줄이 튼실해.

아무리 프리스타일이지만 헤드윅의 인생을 꿰뚫고 지나가는 중심줄거리축이있잖아.
너어무 멀~~~리까지 갔다 돌아왔다 한다고.
객석분위기 잘 읽고 줬다폈다 하는 건 조배우의 장점이자 특징인데.
것도 어느 정도지.
원래 헤드윅이 쪼끄만 모텔 식당같은데서 거기 있는 뜨내기 손님 상대로 주절주절하는 내용인데도
보면서 무리무리무리요 하는 느낌이 가시질 않았다고 한다.


개그욕심이 지나치다보니 웃고 떠들다가 어 얘기를 어디까지 들었더라. 싶고
어디부터 어디까지는 웃고 어디부터 어디까지는 집중해서 들어야 이게 이해가 갈지
머글들은 헷갈리는게 당연해.

나는 헤드윅은 아무리 그래도
남자로도 여자로도 살수 없었던 한 인간의 정체성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관객들한테 인지시켜야 한다고 본다.
그 아픔이 배우만에서 끝나든, 강요같더라도 객석까지 쑤셔넣어주든, 아니면 자연스럽게 흘러넘치든
웃음도 슬픔도 고통도 버무려진 속에서
저 사람은 누구인가 왜 저기 서 있는가 그리고 나는 ? 정도까지는
생각하게 했으면 싶다. 웃다 졸다 끝나는 거 말고.

초연 때는 헤드윅 자체를 전관 달리다시피 했고
그 이후로도 모든 헤드윅은 놓친 적이 없다만
초연 이후로 조배우 표를 안잡았던 게 그것 때문이고
그게 더 심해진 거에 대해서 뭘 어떻게 탄식할지 모르겠다.

영민한 배우니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서 그럴건데
내가 뭐라고 쏼라쏼라 하기도 그렇지만
그래도...다시 안 볼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