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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밤에 갑자기 센치해져서 싸버린 자필소설.txt

22(36.38) 2013.08.02 01:23:30
조회 172 추천 0 댓글 1


술가를 압박하는 현실은 하나의 소라게처럼 나를 딱딱하게 만들었다. 따라서 나를 철옹성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의 내면은 정작 물렁거리는 조갯살처럼 늙어가고 있다. 그런 상태가 이어지던 어느 날 나는 시계를 그리기로 했다.”

-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 1904 ~ 1989), <기억의 지속>에 대한 회고.

  
베케트가 오지 않을 고도를 기다리며 기약한 시간들이 이보다 길었을까. 혼란에서 잉태되어 절망으로 자라 권태로 끝을 맺은 긴 가을이 결국은 끝이 났다. 시간은 먼지 보다 가볍게, 또 먼지보다 켜켜이 어느덧 꽤 쌓여 있었다. 방주인의 의지와는 상관없게도 묵묵히 성실하게. 좁은 골방의 공간적 가난함에도 불구하고 양적으로 충만하게 쌓인 시간의 퇴적층들은 결국 서서히 화석화 되어 회색빛 파도처럼 넘실대며 정철을 밀어내고 무표정한 얼굴로 그의 뒷모습을 비웃으며 배웅했다.

자신의 눈에 들어온 하늘이 너무나도 오랜만이어서 정철은 잠시 놀랐다. 하늘의 색이 푸른 색이었다는 것은 그에게 마치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새롭게 발견한 것처럼 경이로운 광경이었다. 분명 그의 계절은 아직 떨어지는 낙엽 아래에 멈춰있었는데 어느새 집 앞에는 이른 겨울이 위협적인 찬바람을 불어가며 너무 늦게 자신을 마중 나온 그의 옷고름을 괴롭혔다.


정철은 그 짓궂음에 결국 두꺼운 외투 하나를 꺼내 입으려했지만 아무리 찾아도 도무지 그의 옷장에는 이 겨울을 맞이하기에 마땅한 의복이라고는 없는 것 같았다.

“...작년 겨울에는 도대체 뭘 입고 지냈는지 모르겠네.”

그는 갈라지는 목소리로 무심코 뱉은 혼잣말에 잠시 멈춰 선다
. 생애에서 가장 따뜻했던 그때의 꿈결 같았던 날들이 타오르는 성냥들처럼 따뜻한 세피아 톤으로 번졌다가 이내 검게 타들어가더니 잿빛으로 스러져간다. 허공으로 흩어져버리는 그 추억의 연기들이 정철의 눈에 뿌옇게 맺히더니 결국 한 방울의 그리움과 한 방울의 후회가 되어 땅에 떨어져 부서진다. 물방울은 바닥에 떨어져 투명하게 사방으로 부서진다. 그의 눈은 다시금 금방 체념으로 메말라 얼어붙는다.

결국 어찌 할 방도 없이 그는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황량하리만큼 쌀쌀한 거리위로 발걸음을 놓았다
. 사실 추위는 둘째 치고 깨어진 보도블록 위로 흩뿌려져 싸구려 보석처럼 반짝이는 청명한 햇빛의 조각들이 그는 부담스럽기만 했다. 그는 마치 영화 속 뱀파이어들처럼 햇빛을 쏘이면 삽시간에 산화되기 라도 하는 것 마냥 계속 해서 고개를 숙이고 태양을 피하며 걸었다. 그의 골방에서 가장 가까운 편의점 까지는 걸어서 십 분정도. 짧은 지하보도 하나와 녹슨 신호등 하나만 거치면 금방이다.


이제 막 한장 쓴게 함정. 그래 야밤에는 글쓰는거 아니죠 ㅇㅅㅇ  왜냐면 어차피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읽고 반절은 지워야 하거든요 자칫하면 미사여구 폭발로 손발퇴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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