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내 잠재적 덕력을 너무 잘 알기에 뭐든 집착하지 않으려고 참 애써왔어. 휴화산같이, 한 번 터지면 주체할 수 없고 일상따위 휘발될 걸 알았거든. 뮤도 갤에서 말하는 머글 수준으로, 회전문 따위 생각도 않고 잘 버텨왔어. 두도시를 알기 전까진.

답도 없이 앓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다.
하루종일 귓가에서 넘버들이 자동재생되고, 갤에 혹시 두도시 관련글이 뜨나 싶어 기웃거리고, 이미 세 번을 봤지만 결국 류막과 총막까지 잡고, 엄마오리추종자이던 내가 삼드니를 다 찍고, 조금만 시간이 비면 샤롯데 달려갈 생각을 하고 말이지.
그래도 아직은 간신히 정신줄 붙들고 있으려고 노력중이야. 취미가 일상을 갉아먹는 순간 정말 끝이라는 위기감 때문에 최선을 다해 참아내고 있지. 그러다가도 삼연가능성이 낮다는 생각이 들면 미칠 것 같은 초조함에 ㅇㄷㄱ뒤지다가 공원과 그래를 떠돌다가...내가 지금 뭐하는 짓인가 싶다.
원작은 사다놓고 뒷 페이지 읽지도 못하고 있어.차마...
루시를 \'볼 수는 있지만 만질 수는 없\'는 시드니의 마음처럼. 책을 다 읽어버렸을 때의 먹먹함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서.

오늘도 샤롯데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참아내며 끙끙 앓다 쓰는 글이야. 일요일 밤공 보고 월화 이틀을 공백처럼 날리면서도 가라앉지 않은 마음이지.

이게 뭐라고, 나를 이렇게 뒤흔드나 싶어서 어처구니가 없다 정말.



ㅎㅈㅇㅇ  두도시는 사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