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8월 18일 밤공 김민은샤삭담 (하)

황제펭귄(116.34) 2013.08.19 03:04:51
조회 3337 추천 53 댓글 24

실제로는 황태자 루돌프에서처럼 부자 대립이 극명했을지 모르지만 시종 무심하고 부성 적은 노선의 민젭은 역시 아들한테도 별 관심이 없어. 급진적인 위험분자인 아들을 보고도 못마땅하지만 니 놈이 퍽이나-하는 표정으로 심드렁하게 넘기고. 생긴것도 소현엘리 쏙 빼닮은 삭돌프는 아직 팔팔하던 시절의 엘리를 보는 것 같아. 엄마 손은 별로 타지도 못하고 이미 양친이 다 손을 놓은 상태인데도 잘 자랐지. 외사랑이지만 엄마한테 애착도 많고 아빠한테도 '친아들'을 감시하다니 하는데선 부정을 갈구하는게 보여서 애처롭더라. 


삭돌프는 헝가리 민중들하고 케미가 좋아~ 낭랑한 목소리로 설뜬 용기나마 끌어모아 모의를 천명할 떄 진짜 백성덕들 좀 모으겠구나- 싶더라고. 

삭돌프는 자기가 누굴 닮았는지 자신의 이 기질이 누구한테 왔는지 너무나 잘 알아. 그래서 엄마가 그래도 날 사랑하고 계셔 표현을 못해서 그렇지- 그런 믿음을 갖고 있는것 같은데 결정적인 순간에 자기한테 힘이 되어주리라 생각했던 엄마가 '얘, 니 아빠 나 포기했다. 너도 포기하면 편해. 편들어주자고 또 가서 니네 아빠 얼굴보고 나 그런거 못한다' 그런 어조로 돌아가지 못한다고 하는데 완전히 무너지는것 같아. 

부부야 남이니까 포기가 가능하지. 게 천륜이 그렇게 쉽게 포기가 되겠어. 애정 결핍인 자식이 사랑받고 싶어서 되려 더 효도한다더니 삭돌프가 딱 그 꼴이더라고. 


의젓하게 잘 자라 어련히 잘 하겠지 방심한 걸 수도 있지. 하지만 그 방심이 죽음한테 아들을 제물로 바쳤다가는 걸 이 부부는 순진하게 몰랐던거야.

 이번에 샤톧은 진짜 까마귀 같더라. 알량한 까마귀라기엔 너무 위압적이야. 죽어가는 난민 아기를 사정거리에서 지켜보면서 숨이 끊어지길 기다리는 독수리 사진이 생각났는데... 감히 날 쳐낸 여자의 아들. (소현 엘리 삭돌프 닮아서 진짜 실감 나더라) 제 목숨 앞에선 꼿꼿이 고개를 치켜들지언정  니가 과연 애 앞에서도 그렇게 당당할까 비웃으면서 긴 시간을 공들여 아들을 채갔지. 바로 어미가 아들을 버린 그 순간에. 에미 없는 자식 보기를 우습게 아는 표정이ㄷㄷㄷ. 관자놀이에 정확하게 총신 고정시키고 한 방에 거둬가는데 신속하고 절도 있는 포스는 역시 최고였어. 그리고 어둠속에서 빠-ㅇ 총소리 읊조리면서 킬킬대고 사라지는데 진짜 소악마에서 사신으로 진화!!



장례식 씬은 처음봤을때부터  제일 인상적이었어. 울부짖을 기운도 없어서 앉은채로 까부라지는 듯 헀거든. 다 키워놔서 안심하고 방치했는데 이런 결말이 ㅠㅠ 루돌프 관을 부여잡고 자기를 쏙 빼닮은 아들이라며 노래를 부르는데 아기때모습부터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표정이더라고. (더불어 예담-삭돌프-소현엘리 닮은 꼴이 내 머릿속에도 파노라마처럼...) 그렇게 간절하게 내 손으로 키우고 싶어 시모랑 척까지 진 아들을 . 그러니 '고작' 자유따윌 찾겠다고. 정작 그 애가 손을 내밀었을떄 내 손으로 내쳤지 하니- 이걸 이제까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구나로 들었던 내 지난날이 -_- 


옆에서 여전히 이러다 마누라 뻗겠네 싶은 표정으로 서 있는 민젭은 그래서 행복은 너무도 멀리에 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져. 부성애가 적고 그저 자기 위주로. 그래서 애 엄마 보다는 내 마누라가 더 중요한. 그치만 요젭은 충분히 그럴만하지. 자기 엄마가 엘리 같았어야 엄마가 어떤건 줄 알지;; 


제일 듣기 싫은 노래가 축축 늘어지는 행복은 멀리에-인데 그래서 이 장면의 필요성이 이해가 가더라고. 이것들이 자식 잡아먹고 뭐 다 늦어서 황혼 로맨스야 싶었는데 안되는건 영원히 안된다는 엘리의 마지막 말이 묵직하게 와 닿더라. 그리고 이 노래가 이 기나긴, 불행하지만 (자식 앞세운거 빼고) 흔한 부부 얘기의 요약본이라는걸. 그렇게 총기로 눈이 반짝였던 소녀와 그래도 아직 희망이 보였던 청년이 만나 사랑하고 아이를 낳고 살았지만 이런 끝이라는거. 장면들이 차르르 지나가고. 기적도 없고 기만도 하지 말자. 서로에게 내 눈을 들여다 본다면 내 맘을 알텐데라고 하지만 그 눈동자를 들여다 본들 영원히 모르겠지. 첫눈에 반한 천생연분같은 인연도 그냥 팔자중의 한 줄기였을뿐. 인간은 외롭고 결국 각자의 길을 가는거지. 

루돌프의 배를 띄우면서 얼마나 이 애가 외로웠을까를 사무치게 새기면서 인생무상을 깨친 엘리와 영원히 깨닫지 못한 요제프를 보면서 엘리 부처님 되는 줄 알았음 ㅋㅋㅋ 암튼 비로소 이 장면이 이해가고 나니까 뭉클하더라. 


마지막으로 산책하다 숨 들이마시면서 한 숨 돌리는 엘리는 덤덤해보여. 요제프와 배 띄우면서 마음의 다 정리가 끝난거 같아. 루케니가 찔러도 움찔하고 마는게 옷이 두꺼워 자상이 그리 깊은 줄 몰라서였을 수도 있지만 미친년한테 욕도 쳐먹어, 장성한 아들 앞세워 친정이고 시가고 다 풍비박산 났어. 이제 뭔 일이 일어난들 대순가 체념하고 사는 표정이라 아파서 숨을 헐떡일지언정 두려움은 없는 표정이야. 그리고 죽음이 맞이하러 오자 그 순간을 기쁘게 맞이하는 밝고 힘찬 목소리가 이게 진짜 자유구나 싶어서 축하해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더라. 그래도 스스로 놓아버리지 않고 죽음이 맞으러 올떄까지 부지하고 살아줘서 고맙다고. 너는 역시 죽음마저 사랑할 만한 사람이구나 싶어서. 그래서 하얀 예복을 입은 죽음이 더 처연하더라. 이제 이 긴 시간을 감내하고 끝까지 살아내 너를 맞은 이 여자는 비로소 자유를 얻었지만 죽음, 너는 진짜 고뇌가 시작되겠구나....







오늘 본 엘리는 그랬어. 모두가 한 치의 틈도 없이 딱 맞아떨어진 완성된 퍼즐. 크고 작은 실수가 오케나 앙상블이나 혹인 주연들이나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전혀 의식 못하고 나랑 무대만 있는거 같았어. 몇 년만에 느끼는 이런 기분인지. 너무 행복하다 ㅠㅠ

추천 비추천

53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뒤숭숭한 시국에 기부나 선행으로 모범이 되는 스타는? 운영자 25/01/06 - -
511933 정화엔 thㅜ지 [22] ㅇㅇ(61.34) 13.08.20 964 0
511932 여기 뭐지;; [4] ㅇㅇㅇㅇ(110.70) 13.08.20 415 0
511930 ㅇㄷㄱㅈㅅ 오늘 엘리 1층중블 18열 2장 옥은박민노 [2] qwe12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8.20 284 0
511929 샤빠들에게 주고싶은짤 [4] ㅇㅇ(121.157) 13.08.20 1437 1
511928 어그로들에게 주고 싶은 짤 (1.234) 13.08.20 279 1
511927 고스트 시작하면 가장 큰 문제가 뭐냐면 [10] ㅇㅇ(223.33) 13.08.20 1284 1
511925 ㅃ 고스트 NFC카드 예매말이야 [6] ㅇㅇ(211.234) 13.08.20 514 0
511924 ㅃㅃ)뉴스컬쳐 회전문 기사 여보셔 (수정ㅋㅋㅋ [24] ㅇㅇ(137.68) 13.08.20 1483 0
511923 징글징글하다 [8] ㅇㅇ(175.223) 13.08.20 760 2
511921 디시알바 씨발새끼를 먼저 조져버려야지 [1] ㅇㅇ(175.113) 13.08.20 222 1
511920 ㅃ 배고픈것같아 [3] ㅇㅇ(121.131) 13.08.20 332 0
511919 ㄷㄷ임? 비옴이 인사함ㅠㅠ 왜 오늘 안 비옴??ㅠㅠ [10] ㅇㅇ(124.49) 13.08.20 601 0
511918 ㅃㅃ 횽들 샤톧 네일 궁금함?? ㅇㅇ(39.7) 13.08.20 970 1
511917 ㅃㅃㅃㅃ) 노네 23일 시야 안보니 ㅇㅇ(168.126) 13.08.20 170 0
511914 ㅃㅃㅃ 자나 엔딩에서 탱크랑 자나랑 이거 하zanna!!! [10] ㅇㅇ(223.62) 13.08.20 532 0
511912 ㅃㅃㅃ 너네 왜 홍은 홍커라고 안해? [16] ㅇㅇ(223.62) 13.08.20 815 1
511911 신시 50%는 예매대행 안됩니다 [9] ㅇㅇ(182.209) 13.08.20 681 0
511910 ㅃㅃ) 예당엘리..+스벅카드ㄴㄴ [112] ㅇㅇ(125.128) 13.08.20 2297 1
511908 민토왔는데 리플렛이 있네? [8] ㅇㅇ(211.36) 13.08.20 319 0
511907 ㅈㅁㄱㅁㅇ)창원 성산아트홀은 좀 어때? [11] ㅇㅇ(59.9) 13.08.20 611 0
511906 정화 [1] ■x(223.62) 13.08.20 159 0
511905 이건 증오의 시대에 살던 연인들의 사랑 이야기 누구도 막을 수 없었던 [5] ㅇㅇ(125.188) 13.08.20 867 6
511903 갤정화하면 이거지 ㅇㅇ(121.157) 13.08.20 228 0
511902 예상 시나리오 ㅇㅇ(223.62) 13.08.20 218 0
511901 제가 한 번 정화해보겠습니다 [3] ㅇㅇ(223.62) 13.08.20 405 1
511900 다들 잠깐 나가있어 나 혼자 있고 싶으니까 [7] ㅇㅇ(223.62) 13.08.20 663 0
511899 오늘 쓸 1층 표 다 나갔네 [5] ㅇㅇ(223.62) 13.08.20 468 0
511897 갤러들아 이거그거맞아? [2] ㅇㅇ(121.157) 13.08.20 494 0
511894 신시생일쿠폰- 생일달 공연중인 공연만 가능 [11] ㅇㅇ(203.226) 13.08.20 649 0
511893 와오진다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어이가없어서 [16] ㅇㅇ(121.157) 13.08.20 1866 1
511892 ㅇㄷㄱㅁㅇ 8월20일 엘리자벳 1층 qwe12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8.20 308 0
511891 흔한_뮤배의_잠자는모습.jpg [1] ㅇㅇ(121.157) 13.08.20 1185 0
511890 캡쳐좀 하라고 씨발 ㅇㅇ(211.234) 13.08.20 258 0
511889 이게 니네랑샤의갭이다 [10] ㅇㅇ(121.157) 13.08.20 1997 4
511888 ㅈㅁㄱㅁㅇ) 더슷데이 말인데.... [6] ㅇㅇ(183.99) 13.08.20 472 0
511887 ㅃㅃㅃㅃ 텍스얼굴기억나는 신디들 이리 와봐 [5] ㅇㅇ(223.62) 13.08.20 289 0
511886 핌피) 널 잊을래 [3] ㅇㅇ(61.39) 13.08.20 243 0
511885 지금 샤빠인냥 샤 글 도배중인 병신년들 ㅋㅋㅋㅋㅋㅋ [5] ㅇㅇ(211.234) 13.08.20 910 0
511884 두도시 안산공이 재연총막 확정ㅠㅠ [34] ㅇㅇ(121.129) 13.08.20 1043 0
511883 ㅇㄷㄱ) 21일밤공 1층중블3열양도 ㅇㅇ(121.157) 13.08.20 328 0
511882 고스트 근데 주원은 언제나옴? [2] ㅇㅇ(211.246) 13.08.20 484 0
511881 생일 쿠폰때문에 고스트 한번만 볼 사람은 50%로 왠만하면 다 볼듯 ㅇㅇ(182.209) 13.08.20 428 0
511879 ㅇㄷㄱㅁㅇ) 8/24 짱드윅 [2] ㅇㅇ(39.7) 13.08.20 354 0
511878 고스트 조만간 쿠팡에서 만날 수 있어 [4] ㅇㅇ(223.33) 13.08.20 661 0
511877 고스트 예매안하고 창원엘리 예매하셨어?? [2] ㅇㅇ(203.226) 13.08.20 409 0
511875 샤 웃는거ㅋㅋㅋㅋ [4] ㅇㅇ(121.157) 13.08.20 1621 0
511874 헐 고스트 들어가보니까 조기예매할인ㅋㅋㅋㅋㅋㅋ [9] ㅇㅇ(223.62) 13.08.20 1012 0
511873 ㅈㅁㄱㅁㅇ]인팍 예매공지에 티키얘기 없는 공연은 티키 선예매 할인 이런거 [2] ㅇㅇ(58.122) 13.08.20 301 0
511872 고스트 왼오블은 알석이네 [1] (59.15) 13.08.20 272 0
511869 ==== 고스트 불판 ==== [34] aa(59.9) 13.08.20 1116 0
뉴스 ‘오징어 게임2’ 이정재 “성기훈, 시즌3서 변화…악역은 MCU라도 거절” [IS인터뷰] 디시트렌드 01.05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