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이나 김포쪽 신도시들 가면 종종 창고형 어린이 장난감 매장 있는데

작년 추석에  조카들 줄 터닝메카드 사러 갔거든. 찾기 힘든거를 수배하고, 몇일전부터 전화돌려서 재고있는곳 찾아 오픈하기 전에 도착해서 기다림.

뭐, 나름 어린애기들 사이에 날리는 신형기? 가 있나봐. 그걸 찾다찾다 한 곳에서 찾아서 사자로 변신하는거 하나, 그 다음에 열차인지 스팀탱크인지로 변신하는거 하나 사고

애길 3발 킥보드도 하나 사줄까 싶어서 보느라 터닝메카드를 담은 장바구니를 내려놓음

어떤 애새끼가 그걸 본거야.

그랬더니 내가 직원이랑 킥보드 펼치는 법이랑 애들이 안전하게 탈만한거 등등 이것저것 물어보는 사이에 장바구니에서 스윽 꺼내가더라

십펄

이게 뭔 개짓이냐

평소에도 내새끼들 빼고는 애가 싫은 사람인데 남의 새끼가 개짓하는거 보니 기분이 나쁨

"야, 느어 무어하냐아?"(딱 군대에서 후임이 병신짓 할때 갈구는 어투로)

그랬더니 아무 말도 못혀

"그거 내가 집은거야 놔."

하니까 주둥이 싸물고 도리도리질 치더라

"아, 이거 짜증나게구네" 이러고 부모 두리번 두리번 찾으니까 옆에서 나한테 킥보드 설명해주던 직원이 애 부모 찾아서 데려오더라

자초지종을 설명했지

당신네 애가 내 장바구니에 있는걸 집어들고 안 내려놓는다. 난 남의 자식한테 내가 직접 물건 돌려받다가 울리고 나서 피곤한 일 생기는거 싫으니까 부모인 당신네가 장바구니에 다시 넣어달라고 이야기하니까

그러니까

"아, 애가 좀 가지고 싶다는데 양보 못해요?" 이러는거야

아줌마.

씨팔 이게 뭔 소린가 했다.

"술 드셨어요?" 좆나 어이가 없어서 이렇게 물어봄. 그랬더니 

"이렇게 이쁜 애가 가지고 싶다는데 양보좀 할 수 있는거 아니에요?"

라고 하드라. 아까 말했듯이 나는 기본적으로 내새끼 아니면 안이쁨. 심지어 내새끼들도 땡깡부리거나 소리지르면 싫은 마음이 드는판에 남의 자식이 이뻐보일리가? 

 빽빽 소리지르는 것도 싫고, 근처 가기도 싫어. 그래서 마트 장난감 코너도 안가는데

"전 제 새끼가 더 예쁘고, 제 새끼가 가지고 싶어하는거 사러왔고, 심지어 먼저 집어서 장바구니에 담았는데요"

"아니 그러니까 양보좀 해달라고요"

"그게 양보에요? 약탈이지? 맡겨두셨어요?"

이러고 옥신각신함. 

곁에 있던 남편 새끼는  "아 돈 더 얹어드릴게요. 줘요"

이지랄 떨고 있고

넘겨라-싫다-돈더줄게-나 돈 없는거 아니다 필요없다- 우리 되게일찍와서 찾는데 없더라 줘라 - 난 오픈하기전에 도착해서 그다렸다- 너 몇살이야 버릇없게- 관뚜껑 빨리 닫히는게 자랑이냐 등등 계속 투닥거리고 있는 와중에 애새끼는 내 장바구니서 훔쳐간 터닝메카드보고 히히거리고 있더라 

가뜩이나 추석 연휴 대목인데 매장에서 그러고 있으니 직원이 관리자를 불러오더라고

들어보더니

"안팔아" 하고 애한테서 터닝메카드 가져감

애새끼는 울고 애미는 항의하고 애비는 욕 난동 부리다가 추석 맞이 애기들 장난감 사러온 다른손님들이 웅성웅성 지들 쳐다보고 수근 거리니까 나감

그리고 아까 장난감 안판다며 가져간 관리자가 직원통해서 나 부르더니 토갤럼들이 택배받는 갈색 상자에 그 두개 담아서 밀봉 포장한다음 계산하고 가시면 된다고 하더라

나는 솔직히 애미애비랑 싸워서 돌려받을 생각만 했는데 관리자 아조씨 좆나 현명했던득

근데

그게 끝이 아니었슴

그 애미애비 부모 매장 밖 주차장에서 나 기다리고 있더라

씨발 진짜 미친새끼들이신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터닝메카드 든 상자랑 삼발이 킥보드랑 하이바랑 무릎보호대 등등 사서 가는데 계속 기웃거리더라

만약 흰 봉다리에 터닝메카드 스러운 작은거 두개만 달랑달랑 들고갔으면 소매치기라도 하려고 한건가 

진짜 이 세상에는 생각지도 못한 미친새끼가 참 많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