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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별 생각 없이 움직여서 나타나는 맹점들
많은 영화에서는 생각 없는 카메라 움직임이 남발된다. 보통 관객이야, 이 점을 짚지 못하는 것은 상관없어도 영화 보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조차 대부분 영화 보는 수준은 똥 오줌도 못 가리는 수준이기에 건설적인 영화 문화는 형성되기 매우 어려울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영화를 볼 줄 모르는 이유는 영상에서 보이는 액션이 구체적으로 뭘 상황인지조차 인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냥 그런가부다 하고 넘어간다. 사실, 이는 영화를 개판으로 만드는 인간들 탓이 매우 크다. 그렇기에 이 불쌍한 인간들은 아무리 영화를 많이 봐도 감식안이 발달하기는커녕, 최소한의 분별력조차 형성하지 못한다. 이들의 근본적인 문제는 영화를 볼 줄 모르는 것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영화의 그런 맹점을 짚어주는 사람들을 어디 영화 매거진에서 나올법한 잡설을 근거로 들며 비난하거나 혹은 영상 연출에는 개뿔도 모르는 상태에서 자기 멋대로 영상 관계를 난도질해서, 지가 좋아하는 영화를 옹호한다는 것이다. 이딴 인간들 때문에 영화 표현에서 구체성을 밥 말아먹고, 걍 얼렁뚱땅 만드는 현상들이 반복되는 것이다. 그따구로 만들어도 저런 맹신자들이 , '오~ 미스테리하다, 신비하다!' 하다 라며 물개박수를 치며 찬양하기 때문이다 한국 영화 특징을 보면, 약간의 복잡(?)한 상황만 묘사해도 어이 없는 연출이 속출한다. "박쥐 (2009)'의 영상을 보면 우선 이 연결을 보면 카메라가 왼쪽으로 슬슬 움직이다가 송강호가 쳐다보는 장면으로 컷한다. 보통 이런 연결은, 극적 전환이나 중요한 정보가 있을 때 한다. 카메라가 움직일 때는 송강호의 뒤통수가 보이다가, 카메라가 컷 할때는 송강호가 쳐다보는 모습을 강조하기에 화면 연결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일어나고, 따라서 뭔가 중요한 극적 전개가 나와야하는데, 이 연결에서는 그런 건 없다. 한편, 이 연결은 상식적인 인과관계도 잘못됐는데 송강호가 신하균을 쳐다본 다음에, 카메라가 신하균쪽으로 움직인 것이 그렇다.해당 사람(신하균)이 어떤 말을 한 다음에, 청자(송강호)의 시선을 따라서 카메라가 움직이는 것이 정상이지 누가 말할지도 모르는데, 송강호가 어떤 특정인을 쳐다보는 것이 말이 되는가?송강호가 미리, 누가 말할 줄 알 것임을 알 수 있는 초능력이라도 가졌다는건가? 다음 연결을 보자 이 연결에서는 카메라가 180도 가상선을 넘어서 신하균이 위치가 뒤바뀌어 보인다. 첫 장면에서는 왼쪽에 있는 신하균이 그 다음 장면에서 오른쪽(뒷모습으로) 보인다. 사실, 이건 잘못 된 연결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연결은 송강호와 할머니의 관계이지, 신하균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은 이 짤 자체에서 보인 관계보다는 이 짤과 앞 짤간의 관계다. 첫 짤을 보면 송강호가 신하균을 쳐다볼 때 카메라가 신하균이 측면에서 보일 때까지 움직인다. 그런데 두 번째 짤에서 보인 신하균의 위치처럼, 어차피 저기서 신하균(뒷모습)을 보일 것이라면 굳이 첫짤에서 신하균을 뭣 하러 그렇게 카메라를 움직여 강조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카메라를 그렇게 움직였으면, 다음 장면들에서 신하균이 왼쪽(첫짤처럼)으로 보이는 모습을 유지하든지 아니면 처음부터 신하균을 그렇게 왼쪽에서 보이지밀든지 하는 일관적인 연결이 필요한데 생각없이 대충 했기에 저런 연결이 나온 것이다. 비록, 두 번째 짤에서 주 테마인 송강호와 할머니의 관계가 공간 역학적으로 잘못 된 것은 아니지만 이 두 번째 짤은 신하균이 오른쪽에서 크게 보이기에 눈에 거슬린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180도 가상선을 넘어서 신하균의 위치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바뀐 것도 그렇거니와, 송강호가 오른쪽 방향(할머니가 있는)을 쳐다보는데, 이 짤에서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신하균의 모습이 오른쪽에서 크게 보이기에 눈에 거슬린다. 다음 연결을 보자 이 짤은 위 동영상에서 극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짤은 표현자체가 불명확해서 대부분 사람들이 뭔 상황이 일어나는지조차 모를 것이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갈 것이다. ) 극적으로 중요한 상황은 할아버지가 화면 맨 뒤에 있는 김옥빈을 변태처럼 쳐다보고, 이 광경을 신하균이 이건 뭐지(?)하고 할아버지를 쳐다보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표현이 불명확해진 것은 카메라가 움직이는 방향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할아버지가 김옥빈을 오른쪽으로 쳐다 볼 때 카메라는 오른쪽 , 직각에 가까운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이 때문에 할아버지의 오른쪽 시선(김옥빈을 쳐다보는)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측면으로 쳐다보는 사람을, 직각으로 뒤로 빠져서 보이게 하니 시선의 방향이 드러나지 않는다. 아마, 이건 오버 더 숄더 샷으로 할아버지와 김옥빈을 같이 보이게 하려는 의도일 것이지만, 이 짤에서도 보듯이, 이 위치에서는 할아버지의 시선방향은 물론이고, 김옥빈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짤을 잘 보면, 김옥빈이 할아버지를 슬쩍 쳐다보는데 그런 극적 상황이 이 화면에서는 전혀 강조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짤의 마지막 컷에서 신하균이 할아버지를 노려보는 장면이 쓸데없이 강력하게 보이는데 대부분 사람들은 이 장면에서 뭐가 일어나는지를 파악하지 못하기에, 신하균이 '왜 저리 노려보지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다. (사실 그런 생각조차 못 하는, 뇌 비우고 영화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덧붙여, 신하균이 할아버지를 쳐다보는 광경도 어이가 없는데, 이 연결을 잘 보면 할아버지가 신하균을 쳐다본 이후 신하균이 할아버지를 쳐다보기 때문이다. 이 또한, 인과관계를 밥말아먹은 연출인데 김옥빈을 변태적으로 쳐다보는 할아버지를 쳐다보는 신하균부터 먼저 나와야지, 할아버지가 신하균을 먼저 쳐다보는 것이 말이 되는가? 정상적인 인과관계라면 신하균이 할아버지를 노려보는 장면부터 보이고, 거기서 카메라가 움직여 '여전히' 김옥빈을 쳐다보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나와야할 것이다. 그래야 이 연출을 통해 왜 신하균이 할아버지를 째려보는지 파악이 가능할 것이다. 사실, 이 짤의 연출은 할아버지가 김옥빈을 쳐다보는 카메라 위치부터 문제가 있다. 할아버지가 김옥빈을 쳐다보는 모습이 중요하다면, 할아버지를 저렇게 뒤에서 보일 것이 아니라 할아버지의 앞 모습을 보이게 해야했다. 아래 짤처럼 말이다. 여기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앞에서 보였기에, 이들이 김옥빈을 쳐다보는 모습이 훨씬 명확하게 나온다. (병맛스런 할아버지의 포커스 아웃은 문제지만...) 그러나 위 짤도 제대로 연출된 장면은 아니다. 이 짤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시선보다 덥다고 칭얼대는 아재들의 모습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짤에서는 덥다고 하소연하는 코밑점 아재를 보이기 위해 카메라가 급하게 왼쪽으로 이동하는데, 이 때문에 송강호가 더워서 자리를 박차고 움직이는 모습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따라서 당연히 이곳이 얼마나 더운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송강호나 코밑점 아재가 더워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잘 보이고, 춥다고 하소연 하는 신하균의 모습을 대비시켰다면 괜찮은 씬이 나왔을 것이다. 아니, 그거는 고사하고 그냥 카메라가 코밑점 아재를 보이려고 움직이지 않았으면 나았을 것이다. 최소한 송강호가 더워서 힘들어하는 모습은 훨씬 잘 드러났을 것이기 때문이다.
작성자 : 누붕이고정닉
AV배우씹덕 초여름 원정 (2)
[시리즈] AV배우씹덕의 과거 후기 모음 · 여행얘기는 없는 도쿄 방문기 (지하돌+AV+클래식) 장문주의 · 지하돌 씹덕 귀국하자마자 몸살로 앓아 누웠다 · 후기의 가치가 없는 지하돌 씹덕의 초단기 원정 · 또 여행 얘기 따위는 없는 도쿄 원정기 · AV배우씹덕으로 새로 태어나는 도쿄원정 후기 · AV배우씹덕 주말 짧은 도쿄 방문 후기 · AV배우씹덕의 10월 단기 원정 보고서 · AV배우 씹덕의 초겨울 원정 (1부) · AV배우 씹덕의 초겨울 원정후기 (2부) · AV배우 씹덕의 2023년 송년 원정 (1부) · AV배우 씹덕의 2023년 송년 원정 (2부) · AV배우 씹덕의 2024년 첫 원정 (1부 : 쇼클럽의 날들) · AV배우 씹덕의 2024년 첫 원정 (2부 : SM 개초보의 탄생) · AV배우 씹덕의 초봄 원정 · AV배우씹덕, 회사에서 도쿄로 워크샵 가다 · AV배우씹덕 일본여행중 반나절의 덕질 · AV배우씹덕 초여름 원정 (1) 탁재훈 조차도 빠꾸해서 돌아가는 반문명적인 사회분위기이지만 계속 전진해 보자[3일차]어제는 비교적 이른 시간에 술자리를 마쳤지만 그 전의 피로가 쌓인 탓인지 호텔에서 기절하고 말았다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일정이 있어서 정신없었는데 차라리 잘된 것 같다새벽부터 일어나 사람 없이 한가한 시부야로 나간다어지간한 지하아이돌 오타쿠들도 잘 알지 못할 것 같은 출연진으로 가득찬 타이반이 아침 8시부터 시작된다솔직히 여기서 챙겨봐야할 팀이 꽤 있는데 시간대가 앞쪽에 좀 몰려 잡았으면 좋았을 것을 완전히 드문드문 잡혀있는 바람에 원하는 팀들의 모습을 다 볼 수는 없을 것이다주말 이른 아침의 공연장은 한산한게 정상인데, 그래도 이 정도면 생각보다 관객이 많이 들어찬 것이다솔직히 아직 몸에 피로가 덜 풀려서 정신이 오락가락 했지만, 그래도 TIGHT의 멤버들과 체키를 찍는다TIGHT는 원래 백야의 카프카 (白夜のカフカ)라는 이름을 사용하다가 작년 하반기에 팀 이름을 바꿨다현재 멤버는 리리아 (リリア), 해리 (妃理), 나츠카 (金戸なつか), 츠키히 (大﨑月陽)인데, 해리는 어려서 일본으로 건너갔지만 여전히 한국국적이다나츠카는 예전에 양찬학원음악부 (ヤンチャン学園音楽部) 멤버였을 때 귀여워서 온라인 특전회 몇 번 간 사이인데 이렇게 이 팀 멤버로 들어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아이돌 공연을 보다가 시간 맞춰 아키하바라로 이동한다6월 20일 SOD에서 데뷔한 시즈카 (静河)의 데뷔 첫 이벤트가 낮 12시 30분에 예정되어 있다좀 이른 시간에 입장해서 대기한 결과 데뷔 첫 이벤트의 첫번째 손님의 영광을 내가 차지하게 된다소속사 NAX에서도 조금 신경을 쓰는지 유튜브에 올릴 데뷔 첫 이벤트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는데, 설마 내 얼굴이 나오지는 않겠지?사인을 받으며 새로운 도전을 축하한다고 전하고 앞으로 꾸준히 응원하겠다고 했다곧장 근처의 다른 이벤트장으로 이동한다Natural High의 프로모션 이벤트에 아카리 노노카 (有加里ののか)가 등장한다아카리 노노카는 불과 2주 전에 Catfight할 때 봤었는데, 사인받으면서 그 얘기를 했더니 자신의 경기력에 대해서 평가해 달라고 했다솔직히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준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에 그런 솔직한 평을 전달하면서 앞으로 꼭 챔피언 벨트를 차지하기를 기원한다고 했더니 활짝 웃어줬다Natural High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과감한 포즈는 덤인데 가슴에 여권 긁는 포즈는 이번에 처음 시도해 보는 것이었다이벤트가 끝나자 마자 숨돌릴틈 없이 신주쿠교엔마에역으로 이동한다사실 이번에 일본에 온 가장 큰 이유는 작년 5월 아이돌을 졸업하고 새로운 준비를 하고 있는 아이돌 오시 하루카 (美和花華)의 생탄제 때문인데, 3만엔 이상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한 팬을 대상으로 사전에 오프회가 있었다지금 하루카를 가장 뜨겁게 응원하는 TO급 오타쿠들의 모임인 셈인데, 하루카가 만들어 주는 간단한 간식거리를 나눠먹으며 훈훈한 시간을 보냈다옆에서 지켜보니 하루카가 뭘 해도 약간 나사가 빠진 듯 엉성한 면이 있는데 그런 모습도 한없이 사랑스러울 뿐이다그리고 사인생사진, 한정판M카드도 받고 같이 체키도 찍었다이제 하루카는 저녁에 있을 생탄공연 준비하러 가야하기 때문에 오프회를 마무리하고, 나는 다시 아키하바라로 향했다생탄제 시간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았으니 시간 낭비하지 말고 알차게 보내야 할 것 아닌가?다음 예정 일정까지는 약 1시간 정도 여유가 있으니 SOD 여자사원주점 (女子社員酒場)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오늘 출근 예정 멤버 중에 유일한 AV배우인 카와이 하루나 (河合陽菜) 앞에 자리를 잡았더니 옆자리가 여성 손님이었다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현재 지하아이돌 오타쿠인데 LOVE IZ DOLL을 좋아한다과 했다그래도 이렇게 얘기가 나왔으니 LOVE IZ DOLL이 어떤 팀인지 소개해 주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지?https://youtu.be/DSFLEC3Lb7M이 회사 아이돌들은 수영복 입고 공연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데, 이 회사에 소속된 아이돌 중에는 심지어 풍속업에 종사하는 여성들로만 구성된 도겐자카69 (道玄坂69)라는 팀도 있다하루나와 체키를 찍고 나오려고 했는데 옆에 있던 SOD 직원 하루마키 나나미 (春牧ななみ)가 자기도 체키 찍어달라고 조르는 바람에 총 두 장을 찍게 되었다다음 이벤트 시간이 되었으니 이벤트장으로 이동한다저녁 5시부터 이치노 아오이 (一乃あおい)의 이벤트가 시작될 예정이다이치노 아오이는 프로필상 34세인데 직접 마주치니 원래 20대 후반인데 일부러 나이를 속이고 올렸나 싶을 정도로 더 젊어보였다그리고 다른 것은 몰라도 몸매는 확실히 관리가 엄청 잘 된 몸매였다이벤트를 마치고 하루카의 생탄 라이브에 참가하기 위해 신주쿠로 이동한다신주쿠에 도착하고 보니 또 1시간 가량 시간이 붕 뜨기에 이번에는 SODLAND에 가서 시간을 죽이기로 했다슬슬 손님이 모이기 시작할 시간이어서 그런지 좀 인기있을만한 캐스트 앞쪽 자리는 손님이 차있는 것 같았다그런데 출근 현황판을 보다가 다소 도발적인 생각이 들어서 오늘 출근하신 배우 중에 가장 연장자 앞에 가보기로 했다호죠 에리 (宝上恵理)는 프로필상 43세로 예전에는 타키가와 에리 (滝川恵理)라는 이름을 사용했었다나름 유명한 스캔들의 주인공이기도 한데, 사사키 노조미 (佐々木希)의 남편인 와타베켄 (渡部建)의 불륜상대 중 한 명으로 알려져있다실제로 만나서 얘기해 보니 목소리가 몹시 중성적이고 키가 175cm로 큰데다가 가슴을 포함해 체격 자체도 큰 편이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트랜스젠더라고 해도 속을 것 같았다대체 이런 진퉁 미시 배우와는 어떤 대화를 해야할지 몰라서 대화의 포인트를 잡는데 좀 어렵긴 했지만 나중에 에리의 오랜 팬인듯한 나이 지긋한 신사분이 오신 다음부터는 그래도 좀 얘기가 수월하게 흘러갔던 것 같다사진을 보고 디씨에서 한 번 본 적이 있다 느끼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사실 이 분은 SODLAND 관련 게시글로 한 번 실베에 가신 적이 있다 (내가 쓴 건 아니지만)https://gall.dcinside.com/dcbest/202273 갑자기 저 게시물이 생각나서 곧장 찾아서 당사자에게 보여줬더니 너무 재미있어하며 껄걸 웃었다혹시 저때 온 한국인 기억나냐고 했더니 하도 오래전 일이라 정확히 기억은 안나신다고……이제 시간 맞춰 하루카의 생탄 공연장으로 이동한다정말 오랜만에 신주쿠 IDOL STAGE에 오니 순간적으로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아무 생각 없이 여행왔다가 처음 지하아이돌이란 존재를 알게된 것이 바로 이 IDOL STAGE였다2018년 2월 13일 낮에 멤버들이 나눠주는 지라시를 받지 않았다면, 그날 하필 일정이 일찍 끝나 심심하던 차에 낮에 받은 지라시를 떠올리지 않았다면, 새로운 장소에 도전해 볼 용기가 없었다면,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날 하루카가 출근하지 않았다면 내 인생에 지하아이돌 덕질이라는 챕터가 남아있을 수 있었을까?공연은 다소 지연되었지만 정말 오랜만에 24o’clock의 리유니온 무대를 보고 있다보니 나도 모르게 조금씩 눈물이 흘렀다지금 무대 위에서 공연하고 있는 저 멤버들 한 명씩 한 명씩 졸업하고 마지막에 팀에 해체되는 것 까지 이 자리에서 다 지켜봤었던 그 옛날이 떠올랐다생탄제 이후에 출연 멤버 전원과 단체샷을 한 장 찍고 물러선다다시 롯폰기로 이동해 호텔에서 간단히 다시 샤워를 하고 나온다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하루 8겐바를 돌았는데 아직 두 군데를 더 가야한다 (하루 10겐바라니 나 같은 정신나간 새끼도 맨정신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다)출국시 면세점에서 술을 두 병 샀는데, 지난 5월에 티아 (ティア)가 운영하는 바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한국 위스키에 대한 얘기가 나왔기 때문이다한국에서도 위스키를 만든다는 사실을 모르는 한국인들도 많던데, 어쨌든 티아의 바에 한국술도 구비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사온 술을 선물로 들고 캬바쿠라 레드드래곤으로 향한다티아가 들어오기 전까지 나가세 카렌 (永瀬かれん)과 또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하는데, 나가세 카렌이 AV배우로 데뷔하기 전 Japan Airline의 그라운드 크루로 합격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그러나 AV배우로 데뷔하기로 마음먹고 입사를 포기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아무래도 돈항공사가 연봉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데다가, AV배우가 생각보다 많이 못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항공사 직원으로 일하는 것 보다는 벌이가 좋다고 한다사실 나가세 카렌은 잘나가는 배우가 전혀 아닌데도 이 정도라면 다들 왜 AV배우가 되려고 하는지 대충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그리고 카렌이 다음달 이후 스트립쇼 출연 일정 잡힌 것을 보여줬다다음 방문 일정 잡을 때 참고하라고 하는데, 마치 ‘내 알몸 보러와’라고 재촉하는 것 같아서 머리가 좀 혼란스럽긴 했다이번 6월은 레드드래곤 14주년 기념 이벤트가 연속적으로 열리고 있다그에 따라 14주년 기념 레드드래곤 오리지널 샴페인을 14만엔 (서비스, 택스 별도)에 판매하고 있는데, 이걸 주문하면 코딱지만한 순금 부적을 준다그런데 오늘 출근한 스탭들이 슬금슬금 방에 들어오더니 자기들도 저 샴페인 못마셔 봤는데 한 잔 마셔도 되냐 물으며 한 잔 두 잔 하다보니 정작 나는 2잔 밖에 못마셨다사전 지명한 티아 뿐 아니라 요즘 계속 얘기하면 얘기할수록 즐거운 나츠메 유우키 (夏目優希)도 장내지명해서 3명이서 문 닫는 시간까지 정말 재밌게 이런 저런 얘기를 했던 것 같다유우키가 그렇게 술을 잘 마시는 것 같지는 않은데 술이 좀 들어가면 정신줄을 놓고 즐거워 하는 경향이 있었다오늘도 구두는 대기실에 던져버리고 맨발로 돌아다니는데 그냥 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은 스타일이라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았다캬바쿠라는 앉아서 놀때는 세상 재밌는데 계산서를 받아들때는 재미가 없어지는 신기한 마법이 벌어진다오늘도 티아에게 애프터를 요청할까 잠깐 고민했는데, 내가 건방지게 너무 자주 요청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 오늘은 좀 자제하기로 했다대신 조만간 티아가 한국에 놀러 온다고 하니 그때 함께 저녁식사나 하는 것으로 약속하고 오늘은 물러선다가게를 나오기 전에 티아에게 혹시 서양인들도 레드드래곤에 놀러오는 경우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아주 가끔 있기는 한데 대부분은 뭐하는 가게인지 모르고 젠틀맨클럽으로 착각하고 오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하긴 포르노가 합법인 나라에서 굳이 포르노가 불법이라 AV만 유통되는 일본의 배우가 뭐 그렇게 신기하겠나?그러나 마지막 밤인데 일찌감치 들어가서 잘 수는 없으니 또다시 PARTY ON으로 향한다PARTY ON을 너무 좋아하는거 아닌가 싶긴 한데, 솔직히 새벽 1시 넘어서 술마실 수 있는 가게 자체가 많은 것도 아닌데 편한데 자주 다닐 수 밖에 없는 것 같다오늘은 오시 댄서 SOMI가 출근을 했으니 또 샴페인 하나 주문해 놓고 공연을 지켜본다공연 중에 뭔가 머리 위로 날라오기에 보니 걸쳤던 옷에 사인을 해서 객석에 뿌리는 거였다이런 뜻밖의 굿즈가 생기다니적혀있는 사인을 보니 댄서 MILAN이 입었던 의상이었던 것 같다솔직히 하루 10겐바를 뛴 상황이라 거의 정신이 나갈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은 끝까지 다 보고, 댄서 4명한테 베리버킷을 하나씩 선사하고 나온다순서대로 NAMIKA, SOMI, JUN, MIKA그리고 이런데서 샴페인을 까거나 버켓 이상의 팁을 줬다면 그 댄서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확인해 보는게 좋다댄서들이 적극적으로 이런 걸 태그달고 올려주니 말이다[마지막 4일차]새벽까지 술먹고 들어와 잤기 때문에 다소간 느지막히 기상해서 체크아웃을 하고 나온다저녁 비행기 시간까지 남은 시간을 또 알차게 보내고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우선 요츠야에 위치한 공연장으로 향한다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본의 아이돌과 조금은 노선이 다른 악곡파 아이돌의 공연이 진행되는데, 올해 2월에 내한공연을 하고 돌아갔던 스이카 (水花)를 보는게 목적이 되겠다일요일 아침의 마이너 겐바의 모습은 딱 이런 느낌이다인구밀도 극도로 낮고 쾌적한 공연장오전부터 바에서 맥주 하나 받아들고 공연을 지켜본 다음, 몇 멤버들과 체키를 찍어본다아마오토토아프로즈 (雨音とアプローズ)에 혼자 남은 멤버 레이 (彼方玲), 히메모스오케스트라 (ひめもすオーケストラ)에서 구면인 멤버 3명, 유우코 (椿野ゆうこ), 세이나 (百瀬せいな), 마유 (実咲まゆ)유우코, 세이나 이름으로 그라비아 사진 검색해 보면 볼만한 게 좀 있을 것이다그리고 오늘의 메아테인 스이카 멤버들과도 체키를 찍는다순서대로 사츠키 (サツキ), 치히로 (長尾千尋), 루리 (るり), 논 (のん)논은 순수 한국인 멤버이고, 신멤버 루리는 2019년에 XOXO EXTREME이라는 프로그레시브록 기반의 아이돌에 연구생으로 활동할 때 처음 만난 사이다다른 멤버들이야 이미 익숙한 얼굴이긴 한데, 루리도 대충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코로나 시기에도 꾸준히 온라인 특전회에 참가한 것이 이렇게 도움이 되었다고 믿기로 했다조금 부지런히 뛰면 막판에 RED-i 의 공연을 볼 수 있으므로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뚫고 아키하바라로 뛰어간다요즘은 어지간한 지하아이돌 공연도 포스터가 있는게 일반적인데, 내가 처음 지하아이돌 공연 보러 다닐때는 포스터는 커녕 이렇게 타임테이블만 달랑 올리는 경우가 많았다지하아이돌이 뭔지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적극 추천해주고 싶은 팀이 RED-i인데 케이팝 아이돌의 느낌과 완전 다른 일본 지하아이돌의 다이나믹한 면모를 잘 보여주는 팀이 아닐까 생각한다다행히 아직 팬덤 규모가 크지 않아서 물판도 쾌적한데다 오타쿠들이 재밌게 잘 논다는 장점도 있다https://youtu.be/p6CoM0MEhPo이 팀에서 친한파로 아주 유명한 두 멤버 AYARU, MIYU와 체키를 찍어본다AYARU는 술 잘마시기로 소문난 멤버이고, MIYU는 서울에서 1년간 교환학생을 하고 간 경력이 있어서 한국어에 매우 능통하다MIYU야 이미 나하고 안면트고 지낸지 오래된 친구고 AYARU는 다음에 팀에서 음주 오프회하면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휴가 내고 와서 함께 술마셔주겠다며 호기롭게 약속하고 돌아왔다그러고 나서도 대충 한 시간 정도 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다시 또 SOD 여자사원주점에 들른다가게에 입장해 보니 이른 시간에 두 명의 배우가 출근해 있었고 손님은 나 혼자 뿐이었다캬루 스타일 배우 아리호시 아오이 (有星あおり)와 미시 전문 배우 후쿠하라 나츠노 (福原なつ乃)그러고 보니 아리호시 아오이는 가끔 레드드래곤에도 출근하는데 아직 거기서 만난 적은 없었다특히 아오이하고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자기가 출연한 RED DRAGON 작품을 휴대폰으로 보여주며 자랑하는데, 난 아직도 배우들이 자기 출연한 작품을 이렇게 대놓고 보여주면 대체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당황스럽긴 하다그리고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케이팝스타와 사진 찍은 걸 보여줬다대체 어디서 만났냐고 했더니 KANYE WEST가 도쿄 왔을 때 일본에서 어마어마하게 많은 수의 연예인들을 초청해서 파티를 했다고 한다보통 연예기획사 차원에서 서로 연락이 되어 소속 연예인들을 참석시킨다고 하는데,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초대되었기에 케이팝스타와 AV배우가 동시에 파티에 초대되는지 신기하긴 했다그리고 나리타로 향하는 스카이라이너에서 잠시 기절했다가 공항에서 저녁을 먹고 한국으로 귀국했다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이번 원정에서 만났던 인물들에게 잘 도착했냐는 연락이 쏟아지긴 했는데 한국 땅 밟자 마자 또 원정가고 싶은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작성자 : ㅇㅇ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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