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4년 초 영국 비밀정보부는 독일 점령하에 있는 프랑스 아미앵의 한 교도소에서 곧 대단위 처형이 이루어질 거라는 정보를 프랑스 레지스탕스를 통해 얻는다

아미앵 교도소에 수감된 약 500 명의 수감자들 대부분은 자유프랑스군의 장교들 또는 독일군에 붙잡힌 영국의 스파이들이었다

연합군은 재빠르게 이들의 탈출 계획을 세우는데 아미앵 교도소에 특수부대를 투입하여 구출하는 작전이 아닌

연합군 공군의 폭격으로 교도소 벽을 무너뜨려 수감자들이 도망 갈 수 있게 하자는 황당한 계획으로 '예리코 작전'으로 명명되었다

영국의 모스키토 폭격기

이 계획은 사령부의 승인을 얻어 1944년 2월 18일 영국 왕립 공군, 호주 왕립 공군, 뉴질랜드 왕립 공군의 연합 작전으로 실행된다

2월의 눈보라가 치는 나쁜 기상 조건에도 19기의 모스키토 폭격기와 12기의 호위 전투기는 영국에서 발진, 프랑스 중부 지방의 아미앵 교도소를 폭격하기 시작한다

저공으로 아미앵 교도소에 접근하는 모스키토 폭격기에서 찍은 사진

모스키토 폭격기들은 저공 비행으로 독일군 막사에 정확히 폭탄을 투하, 독일군 감시병들을 무력화 시키고 교도소 벽과 담장에 구멍을 내어 수감자들이 도주할 수 있게 해주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폭탄에 눈이 달려 독일군만 죽이지는 않는 법. 이 폭격으로 수감되었던 자유프랑스군 장교 102명이 숨지고 74명이 부상을 입는다

또한 교도소에서 탈출한 260명의 자유프랑스군 장교들은 48시간 내에 대부분 독일군에게 붙잡혀 즉시 처형되었다

부셔진 아미앵 교도소

이런 결과에도 불구하고 영국군은 작전이 성공하였다고 연합군 총사령부에 보고하였으나 프랑스 측의 의견은 완전히 달랐다

우선, 레지스탕스는 아미앵 교도소에 대한 어떤 정보도 영국 정보기관에 제공한 적이 없으며

아미앵 교도소에서 대단위 처형이 있을 거라는 계획 역시 없었다 (전후 영국군은 처형자 리스트를 찾으려 하였으나 실패함)

심지어는 영국 정보요원은 아미앵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지도 않았다고 함

전후 프랑스는 이 작전을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은폐를 위해 지속적으로 독일군의 프랑스 후방 지역을 공격했던 일종의 양동작전으로 판단한다

그 양동작전을 위해 프랑스 장교들만 수감되어 있던 아미앵 교도소를 거짓 정보에 의거, 고의 폭격한 것으로 의심하지만 영국의 완강한 부인에 부딪혀 사건은 묻히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