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표 딱 나오는 순간부터
아 존나 재미없겠다... 지루하겠다...
이러면서 별 기대를 안하다가 의외로 건짐.

그리고 경기라기보다는
거의 싸움에 가까워서 테이블 위로 스피어라던가 하는 격한 액션이 환호를 이끌어냄.

근데 어쨋거나 로만이 언더독 느낌난다기보다는
좋은 집안 좋은 환경 좋은 외모를 가지고 태어난 금수저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오히려 빅쇼나 와이엇이 로만을 극복하려는 관점으로 보면 더 재밌게 볼수 있음.
(애초에 대진표 나오는 순간 로만이 이기겠구나를 생각하며 보게 됨.)

잘생긴 선역 영웅이 괴물을 극복한다는건
8~90년대나 먹히는 전형적인 액션 영화 스타일인데
아직도 덥덥이는 이때나 먹힐법한 스토리를 가져와서
'우리가 밀어주려는 차세대 주인공이야. 어때 멋지지?'
라는 이입을 자꾸 주려고 함.

근데 이미 애티튜드 당시 스톤콜드로 영웅에 대한 시각이 변한 팬들은
'시발 그럼 일단 금수저부터 물고 잘생겨야 하는거네?'
라는 시각에서 존나 삐뚤어지게 되는거임.

대머리 욕쟁이였던 스톤콜드
존나 거만했던 부잣집 도련님 더 락
메인이벤터와 거리가 먼 체형의 믹 폴리
체형은 작지만 그래도 친근한 이미지였던 에디 게레로
에볼루션 최하위 꼬봉이었던 바티스타
자버 출신이었다가 서서히 리스펙을 받은 제프 하디
인디에서나 메인이벤터였고 덥덥이에서는 별 대접 못받다가 회사에 대항하는 마이크워크로 성공한 씨엠펑크
키가 작고 B+ 플레이어 드립으로 의도적으로 회사에서 푸쉬를 막았던 대니얼 브라이언

전부 그 선수가 가지고 있는 배경이나 외모 자체만으로는
절대 메인이벤터가 될수 없었던 사람들이었고
그럼에도 이들은 팬들의 이입을 받아 결국 메인이벤터로 진입했던거지.

금메달 경력 가지고 있던 커트 앵글이
'엘리트'라는 이미지를 갖게 시작했는데
선역 메인이벤터로 성공하지 못한 건 그런 이유였지.
사실 브록 역시 창창한 아마 레슬링 커리어가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엘리트, 차세대 거물 소리를 들으며
선역보다는 악역으로 더 성공한 경우잖아.

그럼에도 로만이 여자들이나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은건
일단 여자들은 남자 외모나 배경 좋아하는거니까 기본적으로 그런거라 보고
아이들은 그냥 저 사람이 좋은 집안에서 태어났고 정의 구현하겠다는 잘생긴 사람이라 멋져보이는거.

사회생활 조금 더 하다보면
오히려 반항적이고 꼴리는대로 싸우는 앰짱구한테 감정이입이 더 많이 될것임.
(메인이벤터 자질을 떠나서 일단 캐릭터로만 바라볼때)
그러니까 성인 남성팬들에게 현장반응이 좋은것도 그런 이유겠지.

찬돌형님이 로만의 턴힐을 주장하는건
로만은 배경이나 와꾸가 이미 제2의 락으로 키워야 할 놈인데
난데없이 제2의 존시나로 키우려고 하니까
도저히 감정이입을 못하는 팬심을 헤아린거라고 봄.
솔직히 시나가 평범하게 자란 집안의 영웅, 그러니까 슈퍼맨 느낌이잖아.
가끔씩 코믹스럽고 때로는 진지하고 그와중에 좌절도 많이 하고.

로만에게는 그런거 없음.
그냥 배경좋고 와꾸좋은 존나센캐임.
이런 사람이 정의구현하겠다며 선역영웅하겠다고 하면
그것만으로 반감을 갖는 사람들이 많음.
어쩌면 올해 레매에서도 서민적인 존나센캐 대 배경좋은 센캐가 붙다보니
자연스럽게 서민적인 존나센캐가 더 사랑을 받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봄.

익룰 얘기하려다 이쪽으로 빠져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