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시작하기에 앞서 주작이니 뭐니 비추 달게 받는다.

믿으라고도 안 할 테고 내가 글 쓰는 게 좀 그래서 더 픽션 같을 수도 있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픽션 같아도 금욜날 진짜 일어난 일이란 거다.

아무튼 난 회사 쉬는 시간 틈틈이 맛폰으로 경기 보는 레슬링빠돌이임.

그때 본 게 레스너 vs 롤린스 배틀그라운드 챔피언쉽 경기였음.

그리고 사건의 주인공인 우리 회사에 조장 새끼가 있거든?

이 새끼가 유도리라는 게 없어.. 눈치껏 쉬는 시간도 갖고 해야 직장생활 버티는 건데 병신새끼가;

이 씨발새끼는 그냥 틈만 나면 일거리 찾아서 하고 시키는 병신새끼임

꼴에 조장 감투 쓰니까 존나 열심히 하고 싶은 모양이더라구

그래서 회사 동료들 다 그 새끼 기피함.

근데 난 이 새끼가 한번씩 쓸쓸한 표정 짓는게 안쓰러워서 이 새끼가 시키는 일 싫은 내색없이 다 해주고

간접적으로 문제점도 고칠 수 있게 조언도 자주 해줬다.

그러니 지도 고마운지 월요일날에 퇴근 때 술 한 잔 사준다고 말 꺼내더라고.

난 술 끊어서 안 되겠다 하니 밥이나 먹자더라

뼈마루 감자탕 집 갔음. 넌 밥 먹어라 이러면서 소주 딱 시킴.

몇 잔 쳐먹지도 않아서 푸념 처 하는데 아 시발 밥 사주는 게 아니라 이 새끼 고작 뼈다귀 한 그릇에 신세한탄 들으러 팔려간 거란 걸 깨달았다...

지도 왕따 당하는 거 다 알곤 있더라고.

나한테 고맙다고 사실은 지가 내 고등학교 선배라면서..

나이차가 5살이라 몰랐었음.

지는 내 입사 한 날부터 알고 있었지만 사적으로 아는 척 하기 그랬대.

일개 조장 새끼가 신입사원 고등학교 출신은 왜 궁금해 하고 그걸 또 알고 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암튼 좆도 되도 않는 학연까지 풀가동시키면서 날 온전히 자기사람(????)으로 만들려고 하더라.

그러면서 키워주네 어쩌네 ㅋㅋㅋㅋㅋ

그리고 내가 평소에 쉬는 시간때 레슬링 보는 거 알긴 하는지 갑자기 이러더라.

"야 레슬링 그런거 왜 보냐. 그건 처음부터 각본이잖아. 각본이 아니면 사람도 안 죽어. 헐리우드 액션 하느라 몸은 피곤하겠지만 죽사발은 안 되잖아. 레슬링은 노가다야. 그런데 UFC는 질 때는 개패듯이 맞고 지지."

시발 지깟놈이 직급 일반사원 바로 위에 개에프씨 빤다고 나한테 레슬링 보는 거 뭐라 훈수 둠 ㅋㅋㅋㅋㅋㅋ

근데 지는 팀장, 부장까지 바라보고 있다고도 하더라 ㅋㅋㅋㅋㅋㅋ

레슬링에 관한 말은 걍 무시하고 조금만 양보해서 다른 조원들하고도 다 같이 잘 지내도록 형님 마음가짐을 조금 조절해보라니까.

이 등신새끼가 뭐라 한 줄 아냐?

"그래.. 그래야지.. 아니, 그딴 새끼들 필요없어. 너만 있으면 돼."

이 지랄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날부터 이 새끼가 나한테 유독 친한 척 하면서 2:6으로 확실히 나누려는 모습을 자꾸 보이더라..

다른 조원들과 나도 거리감이 생기는 거 같아서 짜증났음.

그런 불편한 와중에 그 문제의 금요일날 내가 실수를 했음.

도면을 잘못 보고 엉뚱한 기계에 작업을 해버렸던 거다.

그 상태로 쉬는 시간 와서 내가 위에서 언급한 레스너 vs 롤린스 경기를 보고 있었지.

한 2시간 손해보긴 한 실수였지만 나 혼자 수정 가능해서 다음 공정 일정에 차례만 바꾸면 큰 지장은 안 가도록 처리 가능한 일이었을 뿐임.

근데 이 새끼가 나한테

"야이 새끼야. 그걸 헷갈릴 수 있냐? 하 새끼.. 헐리우드 액션에 감동하는 정신상태부터 지워라 좀."

하면서 폰으로 경기 보던 나 마치 벌레 보듯 하면서 내가 실수한 거 지가 직접 분해시키더라?

허물이 좀 사라지긴 했어도 이 새끼 저 새끼 소리 들을 정도의 사이는 아닌데 뭐라 하면서 내가 레슬링 보는 거까지 합쳐서 지랄하니 기분 좀 더럽더라.

그때부터 웃으며 농담할 때도 새끼 뭐시기 하더니 씨발까지 금방 나오더라고

이 새끼가 사람 존나 만만히 보나 싶어서 정색 한 번 빨면

잠잠하다가 또 금세 욕임

조장 새끼한테 감정 점점 안 좋아지고

힘든 일 대부분 나한테 시키는 거에 슬슬 빡쳐와서

아직 할 일 많이 남았는데 쉬는 시간에서조차 그거 하고 저거도 해라.

이러는데 두껑 확 열렸음.

짜증 좀 냈다.

"아 나도 숨 좀 쉬죠."

그러니 이 새끼가 존나 개정색 빨면서 마치 기어오르는 좆밥 기 한 번 죽이는 눈빛과 제스쳐로

"이 새끼가 진짜 확 씨.. 스포츠 빙자한 헐리우드 액션이나 보는 새끼가.."

이 지랄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씨발 내가 이제껏 이 새끼한테 이런 대상이었구나 하는 동시에 그동안 레슬링 가지고 무시했던 것도 열불이 확 났음.

손에 들고 있던 렌지 집어던지고 "아 씨발. 진짜 나한테 왜 이러는데?"

하니까 지도 빡치는지 ㅋㅋㅋㅋㅋㅋㅋ

"씨바? 이 씨발놈이 한 번 쳐맞고 싶냐? 개판오분전 드라마에 열광하는 새끼가."

이러더라?

존나 어이가 없어서

"야 씨발 새끼가 가만 봐주니까 도를 넘네. 니가 날 때리냐? 어이없네. 야 각서 써놓고 한 판 뜰래? 이 씨발놈아? 한입 거리도 안 될 새끼가 조장 감투 썼다고 존나 깝치네. 이러니 왕따 당하지 개 병신새끼. 그럼 넌 완전한 리얼리티만 보든가 병신새끼가. 누가 뭘 보든 이건 왜 물고 늘어지냐?"

하니까

"이 씨발놈이 그게 형한테 할 소리냐?" 하면서 멱살 잡더라고 그러고 이럼.

"조작에 가담하는 드라마나 쳐 보는 새끼가."

"동생 대우도 안 해주고 뭔 형? 아 씨발 이거 안 놓냐?"

하면서 몸 틀어서 팔 잡아 돌리니까 휘청이며 딸려오더라 좆밥 멸치새끼

다리 걸어서 자빠뜨렸음.

앉아 있는거 바로 멱살 잡아서 다시 일으키고 위협적이면서도 또박또박 말했다.

"이 씨발 개좆도 아닌 좆밥새끼야. 앞으로 나한테 반말하면 강냉이 다 털어버린다. 알겠냐?"

그리고 책상 위에 있는 노트 찢어서 각서 받아내고 그 날 퇴근할 때 서로 쳐다도 안 보고 그렇게 마무리 지음.

내일부터 또 출근인데 좆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