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디를 만나기 시작한 건 올해초부터였다. 작년 연말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업무에 지쳐 스트레스가 가중되어 도파민 부족 현상이 있었고 이때문에 지나치게 음란물에 의존하는 경향이 생겨 이쪽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그저 호기심이었다 이곳은 성적으로 매우 개방되어 솔직한 공간이었고 남자끼리 극단적인 쾌락을 탐닉하는 곳이었다.
내심 궁금했다 여자처럼 생긴 남자를 인터넷에서는 종종 접했지만 그들을 실제로 보는 일은 살면서 거의 없었으니..
이곳에 입문하기 전 그들과 마주한 경험은 이태원에 갔을 때 가게 앞에서 담배 피던 성형티가 나는 트랜스젠더로 인상에 깊게 남아있다.
그런 경험은 입문을 꺼리게 만들었지만 성욕을 통제하지 못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은 상상을 초월하는 행동을 자행하게 만든다. 이곳의 사람들만 대충 둘러 보아도.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욕구에 충실하기 시작했다. 욕구가 낳은 몰입감은 밤을 지새게끔 만들 정도였고 평소라면 절대 가지 않던 곳으로 향하게 만들었다.
이곳 게시판에서 언급 되는 시디바를 가장 먼저 가서 둘러 보았다. 여장남자를 바로 눈 앞에서 처음 보니 익숙해지지 않기도 하고 불편한 곳이었다. 걸음에 이끌려 몇차례 더 방문 해봤지만 불쾌한 느낌은 매번 그대로 남아있다.
그래서 나는 어플을 통해 온라인으로 약속을 잡고 만남을 하는 방식대로 했다. 사진은 믿지 않았다. 보정된 사진은 여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익숙해져 있고 시디바에 방문 했을 때 마주쳤던 인사가 트위터에 몇명 있었기 때문이다.
도저히 알아볼 수 없는 정도는 아니지만 사진이나 영상에서의 느낌과는 전혀 다른 실물은 왠지 모를 거부감을 형성했다.
그럼에도 나는 성욕에 미쳐 있었다. 시디는 도저히 만날 자신감이 들지 않아서 돈을 주고 쉬멜을 만났다. 그렇게 만난 쉬멜은 겉으로 제법 여성스러웠지만 여성이라는 인식은 들지 않았다.
쉬멜과의 섹스도 알려진 바와 달리 그리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그렇게 판타지는 해소되었고 잊고 지내는 몇달동안 나의 스트레스는 그 경험을 다시 탐닉하고자 했다.
불쾌함 속의 아찔한 일탈이 오묘한 기분을 자아냈다. 몇차례 더 쉬멜과의 관계 뒤 시디도 만나본다. 흠.. 역시 기분이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았다.
역시 이건 스트레스에 미쳐서 생겨 버린 성중독의 일환인가? 성적으로는 반응하지만 그 이외의 모든 것은 거부감 그 자체인 걸.. 여자나 다시 만나봐야겠어.
그리고 바로 얼마 전에 다시 여자를 만나기 시작했다. 만나자마자 느꼈다. 여성을 흉내내는 남성과는 그냥 페로몬이 다르구나. 쉬멜을 만났을 때 들었던 왠지 모를 본능적 거부감이 여자에게는 전혀 느껴지질 않는다.
아.. 남자를 만나서 그렇구나. 쉬멜을 만날 당시 그 이질감에서 느껴지는 미시감이 도무지 적응되지 않았다. 내가 당췌 무슨 미친짓을 하고 있는거람? 그냥 여자를 만나면 이렇게 마음 편할 일이거늘....
사람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일은 너무도 무서운 일이다. 문란함은 성적으로 사람을 뒤틀리게 만든다. 동성간의 계간이 아무렇지 않은 일처럼 이 도심 속에서 벌어지고있다.
맞아. 내가 본 그들은 전부 미쳐 있었던 것 같아. 정상적인 대화 하나 없이 초점 없는 눈으로 모두 욕망에 굶주린 채 그 욕망을 풀어낼 대상만을 찾고 있었어. 나 역시도.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방황을 마치며. 이곳의 경험들을 온 몸으로 느끼고 간다. 나는 여자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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