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서울대·고려대·연세대의 특정학과 출신을 특별 채용해 언론고시 준비생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 조선은 지난해부터 수습기자 채용 방식을 공개채용과 특별채용으로 이원화해 실시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조선의 특채 사실이 알려진 것은 최근 한 포털 사이트의 언론고시 카페 자유게시판에 서울대 모 학과의 공지 사항 내용이 공개되면서부터다. 지난 8월29일 이 학과 게시판에 올라온 ‘조선일보사 2006년도 하반기 수습기자 특별 채용 공지’에 따르면, 조선은 2006년 하반기 수습기자 채용을 진행하면서 인재를 추천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조선은 △2006년 8월 졸업자 또는 2007년 2월 졸업예정자 △논술 및 작문 실력 우수자 △기자로서 성공할 자질이 있는 자 △전학년 평균 학점이 B0 이상인 자를 대상으로 소속 학과장의 추천서와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라고 돼 있다. 당시 공지를 올린 담당자는 이 학과에 1명이 배정됐고, 소속 단과대학에서 최종적으로 2인이 배정됐다고 밝혔다. 조선은 올해 서울대 외에 연세대와 고려대 등에도 관련 공문을 보냈으며, 지난해에도 이 대학들에 특채 공문을 보냈다. 조선의 한 관계자는 “모 대학 물리학 전공자가 올 초 특채로 채용됐다”고 전했다. 특채 지원자는 1차 서류전형과 2차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고 집단 토론과 함께 현장 취재를 하는 ‘편집국 평가’와 최종 면접만 거치게 된다. 조선은 필기시험에 합격한 응시생과 특채 지원자를 대상으로 오는 20일과 22일 현장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필기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재수’를 ‘필수’로 알고 준비하는 응시생들 입장에서 이는 대단한 특혜일 수밖에 없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언론고시 게시판에는 조선의 학벌주의를 비판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조선의 한 관계자는 “신문산업이 어렵고 기자직에 대한 매력도 사라지면서 수요가 필요한 특정 분야에 지원하는 인력이 없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추천서를 보낸 것”이라며 “공채 제도의 허점이나 미비점을 보완하는 쪽으로 공채를 이용하고 있고, 추천자들도 편집국 평가부터는 공채 지원자들과 똑같이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정 학교와 학과에 대해 추천을 의뢰한 데 대해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입시 제도를 보면 대학들의 서열화가 어느 정도 돼 있는 게 현실”이라며 “공기업이나 정부부처도 아닌 사기업이 훌륭한 인재를 뽑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