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 CEO / 정춘보 신영그룹 회장◆'한국의 도널드 트럼프.' 국내 부동산개발ㆍ시행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신영그룹 정춘보 회장(51)에게 곧잘 붙여지는 이름이다. 대학 졸업 후 무일푼으로 뉴욕에 가 기발한 아이디어로 뉴욕시 컨벤션센터ㆍ트럼프타워 등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미국 부동산업계 우상이 된 트럼프처럼 정 회장도 맨손으로 시작해 국내 대표적인 디벨로퍼로 우뚝 섰다. 정 회장은 부동산중개인으로 출발해 이젠 개발은 물론 투자자문ㆍ금융ㆍ분양ㆍ임대ㆍ자산관리ㆍ레저 등 전방위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한국디벨로퍼협회 초대 회장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지금도 사업용지를 물색하며 직접 현장에 나간다. 현장마다 다른 여건을눈으로 확인하고 해법을 찾기 위해서다. 스스로 디벨로퍼(Developer)로 불리는 걸즐긴다. 그는 "한국식 번역어 '개발업자'보다 디벨로퍼라는 표현에선 '땅에 가치를 불어넣는다'는 의미가 느껴져 좋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부동산개발 꿈을 품고 신영기업을 만든 것은 22년 전인 84년. 전남 광양에서 태어나 동아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뒤 부산시청에서 항공계측담당 공무원으로 일하던 때였다. 일본에 출장갔던 정 회장은 당시 불어닥친 재건축ㆍ재개발 부동산 붐을 목격하고 곧바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후 정 회장이 개발한 땅의 면적만100만㎡에 이른다. 그가 손을 댄 사업마다 대부분 크게 성공했다. 정 회장은 사업 초기부터 남의 브랜드를 쓰지 않았다. 자체 브랜드를 갖지 못하면성공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는 "초기엔 대형 건설사들에 치여 힘들었다"면서도 "상황이 어렵더라도 끝까지 고집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년 전부터는'지웰'이라는 통합 브랜드를 만들어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정 회장도 사업 초기인 80년대 후반 고급빌라 분양사업을 하다가 호화주택 규제에묶여 힘겨운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기회는 94년에 왔다. 빈 사무실이 급증해 골머리를 앓던 때 그는 사무실 임대와 빌딩관리대행을 같이 하며 불같이 일어섰다. 정 회장은 이때 벌어들인 돈을 '종잣돈' 삼아 본격적인 부동산개발에 나섰다. 그첫 작품이 97년 분당구 구미동에 짓기 시작한 오피스텔 '시그마Ⅱ'다. 그 뒤 분당구 정자동 주상복합 '로얄팰리스'(99년), 분당구 수내동 오피스텔 '로얄팰리스 하우스빌'(2000년), 용인 죽전지구 아파트 '죽전 프로방스'(2001년),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 '마포 신영지웰'(2002년) 등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사세를 키웠다. 2004년엔 대농을 인수해 다시 한번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총 15만9000여 평에달하는 청주 대농공장 용지에 소규모 신도시인 '지웰시티'를 만들기로 한 것. 일본의 '롯폰기힐스'에서 아이디어를 딴 이 사업에 민간 프로젝트로는 사상 최대액수인 3조원을 투입한다. 55층짜리 랜드마크 타워를 비롯해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백화점, 한방병원, 복합쇼핑몰, 미디어센터, 서비스드 레지던스(호텔식 고급임대아파트) 등이 들어선다. 정 회장은 올 들어 지웰시티 건설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천재 여자골퍼 미셸 위를광고모델로 기용하며 돈도 많이 쏟아부었다. 신영을 주력으로 신영C&R ,신영대동개발, 신영에셋, 대농 등 계열사 5곳을 거느린정 회장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지사를 설립해 41층짜리 주상복합 건설을 추진중이다. 지난 17일엔 LA시장과 조인식도 가졌다. 정 회장은 "중국에도 진출하는 등 5년 내에 매출의 50%를 외국에서 올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 정춘보 신영그룹 회장 약력= △55년 전남 광양생 △79년 동아대 토목과 졸업 △80~82년 부산시청 항공계측 공무원 △84년 신영기업 사장 △94년 신영에셋 사장 △2005년 대농 대표이사 △2005년 한국디벨로퍼협회 회장 △2005년 12월 신영그룹 회장[장종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