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선거 관심지역 경기도지사 후보 스토리 1. 진대제 “반도체로 일본 삼킬것” IBM서 삼성으로 ▲ 진대제 후보가 1974년 서울대 졸업식에서 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 열린우리당 진대제 경기도지사 후보는 자신의 작은 키(162㎝)에 대해 “어머니가 마흔이 넘어서 나를 낳아 젖을 제대로 못 먹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지리산 자락에서 출생 진 후보는 전쟁 중이던 1952년 경남 의령군 지리산자락에서 태어났다. 4살 때 대구로 이사 가기 전까지 살던 고향에 대해 “숨이 막힐 정도로 앞을 가로막고 있던 높은 산밖에 기억에 없다”고 했다. 아버지는 13세에 장가를 들었다고 한다. 종손(宗孫)이 자식 없이 세상을 떠나자, 대신 아들을 낳아 큰집에 양자로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17세 때 시집온 어머니는 10명의 자식을 낳았다. 하지만 전쟁을 거치면서 막내인 진 후보를 비롯해 2남2녀만 살아 남았다. ◆가난한 모범생 아버지는 그가 경북중을 졸업하자 “공고에 가서 혼자 밥 벌어 먹고 살라”고 했다. 하지만 진 후보는 경기고에 진학했다. 장학금 덕분이었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600원의 장학금을 받은 이래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딸 때까지 등록금을 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서울 서부이촌동에서 고교를 다닐 때 집이 강제 철거돼 판자 조각들을 주워 임시거주지를 만들어 살 정도였다. 10원짜리 삼립 크림빵을 사 먹는 게 소원이었다고 한다. 진 후보는 지독하게 공부했다. 탁자 앞에 앉아 공부하다가 그 자리에서 자고, 그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공부하기를 반복하는 방식이었다. 스스로 붙인 이름이 ‘오뚝이 공부법’이다. 성적은 올랐으나 사타구니 습진이 생겨 최근까지도 가려움증으로 고생했다. 그는 70년 서울공대에 2등으로 입학했다. ◆반도체 인생의 시작 진 후보가 전자공학과를 택한 것은 ‘커트라인이 가장 높은 과’였기 때문이었다. 대입 시험을 치르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한 대학생에게 “전자공학과는 뭐 하는 곳이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러나 ‘전자’는 그 후 그의 모든 것이 되었다. 진 후보는 74년 귀국한 ‘한국 반도체의 대부’ 김충기 교수에게서 배우면서 반도체에 완전히 빠져들게 된다. 대학원 때 후배 박영준씨(현 서울공대 교수)와 실험을 하다 질산을 넣은 용기가 깨졌는데, 바닥 청소를 하다 발이 쓰려 보니 슬리퍼와 양말이 강한 산에 녹아 발에 붙어 있었다. 발을 잃을 뻔한 순간이었다. ◆미국으로 1976년 진 후보의 유학이 좌절됐다. 장학금을 못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유학 재수를 하면서 선배 소개로 아내 김혜경씨(당시 샘터사 편집기자)를 만나게 된다. 진 후보는 이름도 모른 채 ‘김씨 아가씨’라고만 듣고 무작정 그녀의 직장으로 찾아갔는데, 막상 만나서는 할 얘기가 없어 이름 맞히기 스무고개를 했다고 한다. 그해 말 처음으로 국비유학생 제도가 생겼고, 진 후보는 첫회로 선발돼 결혼과 함께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로 갔다. ◆10년간의 미국생활 진 후보는 석사·박사(스탠퍼드대) 과정을 거쳐, IBM에 들어간 뒤 귀국할 때까지 10년 동안 한 번도 한국에 다녀가지 않았다. 미국서 함께 공부한 이상덕씨는 “대제는 말 그대로 공부만 했다”고 했다. 국내 신문에 ‘국비유학생 1호 진대제, 전 과목 A 받아’라는 기사가 나기도 했다. 아들과 두 딸도 모두 미국에서 낳았다. 그는 IBM 왓슨 연구소에서 4MD램을 개발하다 85년 삼성반도체로 옮겼다. 당시 스탠퍼드대 은사인 더튼 교수가 “왜 그 좋은 IBM을 그만두느냐”고 묻자 진 후보는 “반도체분야에서 일본을 삼키겠다”고 했다고 한다. 나중에 이 얘기를 전해들은 김충기 교수는 “이 세상에서 목구멍이 제일 큰 놈”이라고 했다 한다. ◆16MD램 삼성에 간 지 2년 만에 진 후보는 “연구를 제대로 하려면 이사가 돼야겠다”고 요구했다. 35세 때였다. 이병철 회장이 직접 면접하고 허락했다. 최연소 임원이었다. 진 후보는 “이 회장과 고향(의령)이 같아서인지 말이 잘 통했다”고 했다. 한 전직 삼성 임원은 “진대제씨는 삼성에서 사업 실패도 많이 했다”고 전한다. 그러나 진 후보가 세계 최초로 16MD램을 개발한 것은 최대 업적으로 꼽힌다. 89년10월22일 반도체 회로 전체가 작동한 순간, 그는 울었고 회사의 흥망을 놓고 기다리던 임직원 모두가 땅을 구르며 박수를 쳤다고 한다. 이 뉴스는 세계 컴퓨터·반도체 업계를 경악시켰다. 2003년 삼성전자 대표에서 정보통신부 장관이 될 때 논란 끝에 70억원 스톡옵션을 포기했지만, 현재 신고된 재산이 165억원이다. 근성가이에다.. 성격도 좋은거 같고.. 키작은건 폭풍 안습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