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요약 있음!!!
동생 첫휴가복귀 바래다주고 기분 싱숭생숭해서 오랜만에 들어와 봄
얘 준비하던 것만 봐도 그렇고 나랑 동생이랑 거의 30기수 넘게 차이나는데 요즘 공군 존나 빡세네.. 이생각 존나 많이했다 ㅋㅋ
다들 딱 적당하게만 하면서 잘 버티고 나와. 헬이고 꿀이고 뭐가 됐든 마무리가 좋으면 가장 대단한거니까 마무리 잘한 에이스가 되자!
무튼, 난 코로나때 들어가서 무탈하게 군생활하다 나온 휴학생임
82X가 대부분 그랬듯 평소엔 잘 못나가다가 막판에 휴가 다 몰아써서 작년 초에 칼복학한 뒤로 지금까지 바쁘게 살고있음
희망고문이 아니라 진짜로, 복학하고 1학기 바쁘게 살면 다시 아예 일반인이지 군대생각 안나더라
그래도 내가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그 때 일을 자연스럽게 잊는거지 그 때 학습한 경험과 습관은 자연스럽게 나오고 그런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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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군생활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건 인연을 대하는 자세같어
소규모기도 했고, 특기도 그렇고 코로나도 있고 대기만 주구장창하는게 일상이니 그 안에서 나오는 스트레스를 못풀어서 안달이었고
그냥 맘 맞는 사람끼리 다니면서 추억남기고 풋살 뒤지게하고 이 때 기억은 좋게 남길 순 없겠다는 마인드였는데, 그게 아니었음
그동안 빼먹을 수 있는거 빼먹는 애들은 뭐든 할걸 하고 나오더라.. 나도 카떨공이지만 카투사 갔다온 애들만 봐도 열불이 오름 ㅅㅂ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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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군 생활 중에 자랑스러움보단 아쉬움이 더 많은데, 난 내 맞선임이 자꾸 생각남
공무원하다 들어온사람들 제외하면 우리 부대에서 가장 나이많은 사람이었는데, 나 배속때부터 얘기가 엄청 돌던 사람이었음
학벌도 설카포, 사는 집은 부자동네에 국제학교 출신, 입대 전 사회경력도 금융쪽 일이었고 딱 전형적인 엘리트에 모난 사람은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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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말을 너무 안하는거야... 답답했음 대화해도 밥맛이고 나를 앞뒤 잘챙겨주긴 하는데 선임들이 좋게보질 않길래 선긋고 지냈지
가끔씩 선임들이 하는 이야기는 부조리라도 남들 짬찌때 다 하던 일 시키면 너무 들이받는다, 분위기 ㅈㄴ흐린다 이런 말 뿐이었고
아무리 대기를 많이한다 해도, 일병 때인데 일과 중에 선임들 허락맡고 공부하고;; 인식이 그냥 분위기 파악 못하고 끼어든 틀딱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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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이 형이 군번은 잘 풀린 케이스라 군꺾~병장 때부터 사실상 이 형이랑 나, 내 동기가 왕고투고로 다녔는데
이 형이 그래도 일말 때까진 일 제대로 하다가 왕고를 달자마자 아예 후임들한테 짬 때리고 거의 자기 일 자기 공부만 하는거임
한때 뒷담의 주인공이었고 부대에서 영향력도 적었지만, 나 한번도 혼낸적 없고 쭉 챙겨주던 맞선임이라 미운 정은 있어서 나서서 챙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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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자기계발하려고 공군온거 아는데 형 이젠 선임들도 많이 없으니까 좀 마음 내려놓고 군생활하자'
'가뜩이나 후임들 많은데 저러다 형 선임들이 그랬던 것처럼 후임들한테 만만한 취급받을텐데 형은 편하게 있을 순 없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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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얘기도 식수대에서 하고, 근데 그럴 때마다 나때문에 맘고생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지만 글케 열심히 안살아도 된다고 현생챙기자고
난 그 말이 너무 싫었음 부대 안에서 눈치보게되는게 그 형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우리 부서 후임들도 불만 토로할 때 늘 나오던 소재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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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생활 끝나고 들은 소회를 이야기하자면, 그 형은 잘못이 없음
우린 뭐가 됐든 더 좋은 선임을 원했을 거고, 더 완벽한 사람을 원했을텐데 그게 욕심인줄 몰랐음 부대분위기때문에 만만하게 생각했거든
다만 그 형이 말이 없어서 그랬지, 나름 왕고달고 2-3달만에 악폐습은 웬만한거 다 없애고 부서도 공부분위기로 바뀌었던걸 쉽게 생각함
이게 나와서보니 존나 고마운거였는데, 그걸 병꺾달고 찍턴나가기 전에야 미련하게 깨달았지.. 간부들 이간질에 놀아나기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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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형 전역 전전날 근기수끼리 송별회하고 공터에서 둘이 두서없이 이야기하는데, 감회가 남달랐음
다시보니 내 옆에 있는 사람은 군생활동안 나 한번도 혼낸 적 없고, 자격증 3개, 1회 수상하고 취업 직전인 똥받이 선임이라는걸 알게되니까 이상한거임...
나가서 술 한번 먹자고 말을 너무 하고 싶었는데 말도 제대로 못하고 밤늦게 생활관 들어간 이후로 아예 못봤는데, 한동안 계속 생각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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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형은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던 것처럼 부대원들 있던 단톡방, 휴가 단톡방 이런거 전부 다 나가고 카톡, 인스타 계정도 터뜨렸음
부대에 있던 알동기 두 명이랑 같은 생활관 쓰던 동기 한 명 빼고 연락도 끊고 폰번도 바꿔버리고..
전역날 단톡에서 마지막 인사하면서는 너무 좋아하던게 마지막 모습이었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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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얼마 안지나 나도 전역하고 복학해서 윽익대다가, 올해 휴학하면서 친구랑 모았던 돈 + 부모님 지원으로 사업하고 있는데
시발 사회는 존나 차가움 ㅠㅠ 일도 일이고 네트워킹이 너무 중요한데 너네도 알지만 사람관계는 공부머리랑도 다르고 운도 따라줘야함
그런데 우연의 일치인지 ㅋㅋ 동생 기훈단 보내고 얼마 전에 한창 일하다 그 형 알동기랑 만나게 되었거든
얼떨결에 밥 한끼 하면서 이야기를 듣게 됐는데 이 형은 전역하고 사귀던 여자친구랑 결혼하고 지금은 S증권에서 일하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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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선 그렇게 밥맛이던 사람이 인스타보니까 그냥 존나 멀쩡한 사람임..
밖에선 만나기도 힘든사람한테 받는 인생조언을 단순히 군대라는 테두리 안에서 곁듣고 그랬다는게 지금오니까 너무 후회되는데 ㅋㅋ
목소리라도 듣고싶어서 연락처좀 물어보려했는데 그냥 마음 놓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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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라고 생각하는건 그 마지막날 밤 충격 이후로 그 누구랑 만나도 가볍게 생각하고 넘기진 않는 것 같다
지금 하고 있는 일도 따지고보면 그렇게 이어온 사람이랑 같이 머리맞대면서 시작한거고
이런거보면 세상 알다가도 모를 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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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한테도 입대할 때, 그리고 어제도 꼭 사람들 너무 미워하지 말고 많은 일들 곱씹으면서 신중하게 살라고 그 얘기했고
지금도 주변사람들한테도 계속 하고 다니는 말인데,
한낱 대학생 나이에 작은 개인사업하면서 추석선물이란걸 받아보니 헛배운건 아닌 것 같아 기분은 좋더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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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으론, 공갤러들도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서 인연 잘 이어가길 바람. 군대시절도 무시할건 못되더라
하루종일 비슷한 일상에 시간감각이 쉽게 무뎌지겠지만, 사소한 것에서도 소중함을 찾아 많은걸 얻어나오길 바라.
다치지말고, 또 좋은 기억 많이 갖고 건강하게 전역하길 바랄게.
3줄요약)
1. 군생활(군대정치)에 몰입하면 너무 손해다ㅠㅠ
2. 진짜 별거 아닌 사람도 사회에서 보면 개쩌는 인간일 수 있으니 너무들 미워하진 말자.
3. 현생은 차가우니 군생 때 제대로 쉬고 나오는 것만으로도 이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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