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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의 되물림이 일어나는 과정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18.235) 2025.02.03 17:45:05
조회 446 추천 6 댓글 0

옛날에 공갤에서 우연찮게 봤던 짧은 글인데

그 글을 좀 더 길게 분석해서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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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권력은 부패한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권력은 사람의 기억을 지운다. 특히 군대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이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불과 2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한 사람의 의식이 완전히 뒤바뀌는 과정을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등병 시절, 그들도 한때는 의문을 품었다. "왜 이래야 하지?", "이건 분명 잘못된 거야." 부조리에 대한 인식이 명확했고,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계급이 올라가면서, 이 선명했던 기억은 희미해지기 시작한다. 상황은 변하지 않았는데, 그들의 위치만 바뀌었을 뿐이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순간부터, 자기합리화가 시작된다. "나 때는 더했어", "이 정도면 많이 나아진 거야"라는 말들은 현재의 부조리를 정당화하는 도구가 된다. 과거의 더 심각한 부조리를 들먹임으로써, 현재의 문제를 상대화하고 축소한다. 이는 마치 학대받은 아이가 성인이 되어 또다시 학대자가 되는 것과 같은 악순환의 고리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이 변화의 속도다. 겨우 6개월, 1년 만에 그들의 인식은 180도 바뀐다. 부조리를 고발하던 입에서 부조리를 정당화하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다. 이는 단순한 위선이 아니다. 권력의 위치에 서면, 실제로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과거의 고통스러웠던 기억은 '성장의 과정'이라는 미명 하에 미화되고, 같은 고통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이 마치 당연한 수순인 것처럼 받아들여진다.


이런 현상을 중국 고사에서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이라 표현했다. 처지가 바뀌면 누구나 그렇게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숙명일까? 정말 이 악순환은 피할 수 없는 것일까?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과연 2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의 '우물 안 권력'이 우리에게 무엇을 남기는가? 그것은 리더십일까, 아니면 단순히 권력의 맛일까?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이 질문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진정한 변화는 개인의 의식 수준에서 시작된다. 과거의 고통을 기억하고, 그것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심. 작은 권력이라도 그것을 남용하지 않겠다는 다짐. 이것이야말로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첫걸음일 것이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작은 권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권력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전적으로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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