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진짜 열심히 살았어요

저 진짜 열심히 살았어요앱에서 작성

공갤러(223.39) 2025.03.09 18:27:05

조회 136 추천 2 댓글 0

일병때는 선임들이 시키는거 진짜 군말 없이 앞장서서 아무리 더러운 일이어도 전부 다 했고

안 그래도 사회성 없는 성격이지만 진짜 무슨 말을 해도 선임, 동기, 간부들이 하는 말도 받아주고 재밌게 이으려고 노력했어요.

아무리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어도 마지막까지 예의는 지켰고, 티도 안 내고 살았어요.

열심히 군생활한거 인정받아서 보직 상번했을때도 실수하기 싫어서, 후임들한테 쪽팔리는 선임 되기 싫어서 진짜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고

실제로 제 분야에서 30명 가까이 되는 선후임들 포함 저보다 잘 아는 사람은 없을거라고 확신해요.

저 진짜 진짜 열심히 했어요.

이제 병장 달아서 남은 군생활 조용히 보내고 싶었어요.

저도 제 군복 주머니에 보안 문서가 있을줄은 몰랐어요.

하필 그날 군기검사를 할줄은 몰랐어요.

훈련 끝난 바로 다음날이라 군복 세탁할 시간은 없고, 깨끗한 옷으로 가족들 만나고 싶었어요.

죄송해요. 죄송합니다. 제발 한번만 봐주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한번만 만나주세요. 무릎 꿇고 비는걸 허락해주신다면, 제가 엎드려 절까지 드릴게요. 제발 저 한번만 살려주세요.

보직 하번과 군교대만은 봐주세요. 제발 한번만 용서해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밥을 먹어도 먹은것같지않고, 밥을 안 먹어도 배가 안 고파요. 비번시간에 아무것도 못하고 잠만 자고 있어요. 제가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한번만 저 좀 살려주세요.

다들 좋은 소대원이지만, 저 보직 해임당한 이후로 절 보는 시선이 달라진게 느껴져요. 좋은 선임들은 불쌍하게 보고, 친한 후임들은 위로해줄 말도 못찾고 말을 못걸어요. 저 진짜 미쳐버릴것같아요. 다 제 잘못이지만, 저 진짜 몰랐어요. 이제 7달 남았는데도 감점도 본의로 얻은게 아닌 2점밖에 없는데, 투폰이고 보안 앱이고 여태까지 한번도 위반한적도 없는데, 저 정말 미칠것같아요. 저 진짜 성실하게 살았어요, 진짜 몰랐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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