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년이 지났네...

2011년 고등학교 3학년

나는 학교에서 늑대와 향신료, 듀라라라, 내여귀를 읽는 열혈 오타쿠였는데,

그렇다고 뭐 친구가 없는건 아니었는데 전교생이 내가 오타쿠인거 알 정도였음

어느날 쉬는 시간에 교실 밖으로 나가는데 갑자기 그때 당시 좀 놀던, 요즘 말로 하면 인싸지. 

아무튼 그런 여자애들 셋이서 갑자기 나를 가로막더니 그 중에서 한명이 내 손을 잡더니,

엄청 부끄러운 표정으로 클로버 꽃을 묶어줬어

그리고 다른 두명 중 한명이(누군지는 잘 기억 안나고) "야 태구(가명) 너 이제 은영(가명)이랑 결혼해야된다ㅋㅋㅋㅋ"하면서 놀리더니 가버리더라고

그때 나는 부끄러움 보다는 속상하더라... '나 혹시 따돌림 당하는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엄청 많이 들었어.

그런데 대학생이 되고나서 고등학교 동창회에서 알게 된 사실인데 은영이가 2학년 때부터 나를 좋아했었다더라고

키도 크고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목소리도 좋아서 사귀고 싶었대. 근데 끝까지 잘생겨서 좋았다고는 안하더라ㅋㅋㅋ 아무리 잘쳐줘도 잘생기진 않았으니까...

그래서 내가  "아니 그러면 좋아한다고 말을 하지 왜 아무말도 안했어?"라고 하니까

"아니 오타쿠들은 그런거 좋아하는줄 알았지~"라고 하더라고ㅋㅋㅋ

세상에 그런걸로 좋아한다 생각하는 사람이 어디있어ㅋㅋㅋ

근데 '아~ 내가 너무 둔했었구나~' 싶더라

그냥 그렇다고

다들 좋은 주말보내

갑자기 생각나서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