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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작남이 주제모르고 키큰녀 좋아한 이야기앱에서 작성

ㅇㅇ(175.206) 2024.09.30 02:13:28
조회 299 추천 4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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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인턴할때 옆 부서에

키 크고 착한 대리님 한 분이 계셨음

크리스마스 때 고아들 위해 봉사활동하고

나같이 하찮은 계약직한테 인사 잘해주셨음



난 그렇잖아도 그 분 볼 때마다 설레서

표정관리 안 되는 내 자신이 원망스러웠는데

어느 날 아침 힐 신고 저만치서 오실 때

나보다 머리 하나 정도 더 클 정도라

너무 설레서 좋아하는 티 날까봐

당시 다른 옆부서 실장님께서 계셨던

탕비실로 서둘러 도망가듯 갔다.

워낙 탕비실이 비좁아

그 여자 대리님이 내가 자신을 피한 걸 알고

그 뒤부턴 나 있는 동안 힐 안 신으시고

나한테 인사할 때 무릎까지 구부려주셨다...



난 내가 그 분을 좋아한단 게 들통나면

여러모로 난감해서

그 후로도 본의 아니게 여러 번 상쳐드렸고

끝내 서로 인사조차 하지 않다가

그 분이 노조로 차출되어

더는 이웃 부서로도 있지 않아 못 보게 된 채로

내 인턴 기간은 끝났다.



그 분께 상처드린 게

당연히 그 분 잘못이 아니고

내가 그 분을 좋아하는 내 마음을 숨기려

일어난 해프닝이었다고 털어놓고 싶었지만,

내가 그 분을 좋아했단 게

가장 큰 상처가 될 수 있단 걸 알기에

내 답답함은 평생 새어나가지도 못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퇴적되기만을 기대한다.



그 분의 자리에 있는 곰인형처럼

힘들 때마다 위안을 주는 존재이고 싶었는데

평생 나는 열등감과 피해의식 가득한

키작남으로 기억남겠단 억울함보다도

내면까지 아름다운 그 분께

오히려 상처가 됐단 생각에 내 자신이 혐오스럽다.

그저 그 분이 액땜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좋은 일들만 있으셨으면 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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