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이 유리가루처럼 날리는데 벽들은 코가 없어요
책들이 녹슨 총구를 겨누지만 살해될 눈이 없어요.
정오의 화염은 유리창들을 툭툭 터트리고
벽들의 코를 훔친 새들이 손에 닿을 듯 창틀을 뛰어다녀요.

잠이 와서 잠을 와서 병원에 갔어요.
약을 구걸하러 간 게 아니에요.
겨울잠이 끝나면 꽃놀이 갈 거라고 소문을 냈더랬죠.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고 그가 남긴 스푼처럼
발자국 소리가 몸을 다 떠먹기 전에 잠을 잤어요.
햇살이 망치러럼 가볍게 깨부수는 계절.
땅콩 껍데기를 털고 혼자 말리는 비린내.

소문을 타고 어디선가 사랑하는 사람이 오고
나는 섹스를 하다 잠을 자요. 모락모락 김이 오르는
 껍질이 벗겨진 찐 감자처럼 머리를 으깨며 천천히
달려가는 지붕 위의 헬리콥터.
빙글빙글  프로펠러에 매달려 잠을자요.
내 사랑에게 손을 흔들며 날개를 흔들며

다시 사랑하는 사람이 오고
살과 살을 꿰맨 단추가 떨어지기 전에 잠을 자요
뱃속에서 낡은 기타처럼 아기가 함께 자요.
밥을 먹다 잠들면 아기도 굶어요

배가 고파 배가고파 병원엘 갔어요
젖을 구걸하러 간 게 아니에요.
입천장에 눌어붙은 금속 실타래를 뜯어 연주를 했더랬죠

내가 죽으면 찢고 나올 아기가 울컥울컥
목구멍을 할퀴는 입덧
소름이 돋는 그 순가이 울음마저 멈추는 유일한 시간인걸요

리듬을 타고 어디선가 다시 사랑이 오고 나는 잠을 자고
수밀도 같은 맨살이 발라지고 나면
그는 눈을 감고 나는 눈을 떠요.
내 사랑에게 손을 흔들며 뼈를 흔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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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나 시도 길고

뭔 말인지도 모르겠는 시인데

슬픈시네

이거 분석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