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화병이 걸린 거 같애.
속이 막 답답하고 진짜 눈물난다니깐.

약국알바했던, 하는 횽아들만 봐줘.
지금 약국알바 시작한지 4일됬어.

전산업무랑,청소,조제보조같은거 하거든.
근데 약국알바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전산은 어떻게 실수하면서 물어보면서 해도
조제보조는 답이 없잖아.

약이 굉장히 많어. 나 처음 조제실 들어가서 진짜 막막했어. 눈이 핑핑 돌더라.
진짜 수백가지 되는 (그것도 영어로 된) 약이 조제실에 꽉 차 있는데
시럽은 어딨고 연고는 어딨고 흡입제는 어딨고 뭐가 향정인지 솔직히 모르잖아.

감이 안오는 형들을 위해 간단히 적어볼게.

멕시부펜,레보트로,코윈,프라마란,헤라코프,하미돈,포타겔,스멕타,코데날,푸록스판,세브론,코푸,세노바,씨잘,세파클러,
베부틴,헤리클로.

뭔 말인지 모르겠지? 이게 그나마 "제일 자주 쓰는 " 시럽들 이름이야.
알약이름은 더 알아들을 수 없는게 수백가지 더 되고.
아, 이거말고 다른 시럽이름도 수십가지 더 되고. 둘쨰날 시럽이름 외우라고 하더라고.

큰 약국이라 나랑, 어떤형, 그리고 어떤 아줌마 이렇게 셋이서 알바고,
약사 3-4명에 약국장하나. 이렇게 병원건물에 딸린 큰 약국이야.

근데 이 알바아줌마가 좀 짬이되거든.
1년넘게 했다는데 다른 약사나 알바들도 싫어하는 거 같더라구.

자기가 약 재고나 위치, 조제하는거 좀 잘하고, 잘 안다고 가끔 약사들까지 막 무시해 -_-
약국장도 그 아줌마 없으면 운영이 안될거 같으니까 뭐라 하지두 않고...

막 나한테 화풀이 하는거 같애 그 아줌마가.
온지 이틀된날 전산하다가 실수 하니까 " 바보아냐? " 이러고.  아줌마 나 오늘이 이틀쨰라고... 얼마나 소리치고 싶었던지.. 

4일째된 날 물건 찾아오라고 해서 어딨냐니까 "창고"에 있대.
가서 찾고 있는데 와서 푹푹 한숨쉬더니 눈이 없냐고 하면서 자기가 찾아가고.

약 못 찾는다고 뭐라하고.
3일 째 된날 뭐하는지 알아? " 이제 좀 뭐가 눈에 보일텐데.... " 하면서 계속 쪼는거야.
아무리 적응빠른 이등병도 3일만에 뭐가 눈에 보이지는 않잖아, 안그래? 진짜 육체노동처럼 쉬운 알바가 아니고서야.

선반의 수백가지 약병 중에 솔직히 " 세노바 " " Senoba" 이렇게 두개가 있으면 영어보다는 한글이 먼저 들어오잖아.
잘 못 찾구 있으면 영어 못 읽냐고 면박주면서 뭐라하고...

약 이름도 졸라 빨리 씨부리면서 찾아오라고 하고 고개를 돌려버려.
온 첫날부터 약 찾으랬어.

내 깐엔 진짜 눈에 힘주고 열심히 찾구 있는데 찾으라 해놓고 지가 뒤에서 와 서는 "여기 있잖아... "
하면서 홀랑 찾아서 가는, 사람 병신 만드는 짓하고. 다른 알바들도 헤메고 있는 나 보면서 막 웃으면서
" 안, 오른쪽, 아니 옆에, 바로 앞에!! " 막 이짓하고....

어제 일하는데 면박 딱 받으니까 3일동안 받은거 싹 생각나면서 진짜 눈물나더라.
나도 대학교 다니는 사람이고, 배울만큼 배운 사람인데 온지 4일됬다고, 일이 손에 안익었다고 이런 취급당해야되?
이런데 와서 병신취급 당해야되?

진짜 4일되는 어제까지는 내가 처음이고,제일 어리고, 배우는 입장이니까 진짜,진짜 겸손하게, 배우는 자세로
뭐든지 열심히 하고 빨리빨리 움직이려 애쓰고 했는데, 이제는 안 그럴려고.

아니면 때려치지 뭐.
갈 때 가더라도, 아줌마한테 할 말 다하구 갈려고.
사람 무시하지 말라고, 내가 아줌마한테 무시받아야 하냐고. 아줌마 처럼 1년동안 역 있었으면, 내가 더 잘할 자신있다고.


억울해, 진짜.
이런 취급 받을 줄은 몰랐네.

긴 글 읽어준 횽들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