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예전에 피씨방을 5년간 했다. 사람 상대하는게 짜증나서 지금은 다른 사람에게 팔고 지금은 놀고 있는 중이다. 내가 피씨방을 하면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주의사항과 유념해야 할 몇가지를 적을테니 알바생활에 다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1. 도망자 요새는 피씨방에서 숙식을 해결하려는 폐인이 거의 사려졌지만 예전엔 많았다. 세상에 이런일이에 나올 만큼 노숙 스피릿의 폐인이 세간에 화재가 된 적도 있었다. 손님으로 왔다가 돈이 없으면 노숙을 하던지 아니면 도망을 친다. 물론, 작정하고 오는 놈도 부지기수다. 돈 일이천원에 도망을 치는 놈들을 보면 한심하기도 하지만 당장 울화가 치민다. 그런 놈들 잡으면 "장난" 이라고 둘러대지만 그 놈들 장난에 놀아나는 내모습을 보면 비참하기도 한다. 아무튼 도망자를 유형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ㄱ. 하급 도망자 가장 일반적인 도망자다. 들어 올 때부터 심상찮다. 자꾸 카운터쪽의 눈치를 살피고, 수시로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린다. 쥔장이나 알바가 근처에 가면 움추리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애들의 도망치는 수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화장실로 숨어들어 문을 잠그고 창문을 통해 달아나거나 다른 하나는 계산하는 척하면서 냅다 문 밖으로 튀는 것이다. ㄴ. 중급 도망자 밖으로 나가기 위해 변명을 둘러댄다. 가장 많이 하는게 \'담배 좀 사갖고 올게요.\' 이다. 담으로 하는 변명은 \'친구 데려올게요.\' 이다. 보통 \'다녀오세요.\' 라고 화답하면 씨익 웃고는 다시는 안 온다. 이런 중급 도망자 중에 온라인 게임폐인들이 많다. 이런 폐인들은 쥔장이나 알바에게 안도감을 주기 위해 자기가 하는 게임을 켜논 채 밖으로 나간다. 허나 왠걸 다 방금 만든 렙1짜리 캐릭인데. ㄷ. 상급 도망자 다른 거 없다. 전화 받는 시늉을 하면서 \'야 잘 안들려.\' 하며 복도로 나가면 끝이다. ㄹ. 최상급 도망자 위의 세 유형은 내가 한 번씩 당해봤지만 최상급 도망자는 이웃 사장님이 겪은 것이다. 두 놈이 왔단다. 음료수도 뽑아먹고 장시간 했단다. 그런데 한 놈이 일어나면서 먹을 것 좀 사온다고 밖으로 나갔단다. 그러자 다른 한 놈이 \'야, 김밥도 사와.\' 하면서 뒤따라 나갔단다. 그대로 짼 것이다. 두 놈 중 한 놈을 남겨 놓는다는 것으로 쥔장에게 안도감을 주고 뒤통수를 치는 고단수를 쓴 것이다. 정리들어간다. 도망자는 대부분 음료수를 먹지 않는다. 요금 낼 돈이 없는데 무슨 수로 음료수를 사먹겠는가. 따라서 아무리 배고파도 라면도 먹지 않는다. 이제나 저네나 튈 생각이 머릿속이 가득차 있다. 이런 애들을 근절시키는 방법은 일정시간이 되면 중간정산을 받는 것이다. 예를 들어 5시간 10시간이 되면 중간정산을 요구해서 지불유무를 가늠할 수 있다. 행여나 돈이 없다고 하더라도 더 큰 금전적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또, 피씨방 밖으로 나가려는 손님에게 지금까지 한 사용요금을 받고 내보내라. 이는 단골도 예외가 없다. 전에 단골에게 다녀오라 했더니 아직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의외로 이런 애들이 많더라. 이런 애들이 다른 피씨방가서도 단골임다 하다가 째는 수법을 써먹는다. 피씨방에서 일하다 보면 어느정도 눈치와 요령이 생긴다. 그래서 척보면 얘는 쨀 놈 안 쨀 놈의 느낌이 오니 순간 순간 잘 대처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