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나 그거 처음 들어봐.
재떨이? 커피? 녹차? 라면?
이것들 봐. 나 야간 피도리고 지금 퇴근 했는데,
너희들 대체 시급 얼마나 받고 그런 풀 서비스 해주는 지 모르겠다.
우리 피시방은 위에 껏들 다 손수 해야한다. 
예전에 처음 온 여고딩이 나한테 라면 해 달라고 해서
내가 자근자근 씹어밟을 눈으로 

" 내가 해야 하냐? "

이랬어. 어차피 단골도 아니고 처음 온 손님이니 괜히 단골 만들 생각말고 
가차없이 차버렸지.
나 월급 124만원 받고 최저시급제 안되지만 ok한 이유가
다 그것때문이거든. 카운터에 앉아서 하고 싶은 거 할 수 있고
청소만 잘하면 돼. 그러니까, 사장이 초기에 약속했던 것 처럼,
재떨이 갖다주거나 커피, 녹차 서비스 하는 건 내 일이 아니란 거지.

위에 것들 빼면 야간 피도리는 정말 꿀이다.
카운터에 앉아서 전용 피시로 내가 요즘 쓰고 있는 습작을 하거든.
어떻게 보면 독서실 총무 같은 느낌이야.

피도리 구할 때, 어떤 서비스를 해야하는지 잘 물어본 다음해 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