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규한다.

아,

이건 말이 안 된다.
말이 되지 않는다.


카운터 피씨를 다시 한번 본다.



40/50



어이가 없다
상실됐다.
헛웃음조차 나올 것 같은 기분이다.


현재 시각 6시.
오후가 아니다.
새벽을 지나, 달이 사라지고, 해가 뜨는
아침 6시.


자리를 잡아 신나게 게임을 즐기는 손님들을 쳐다본다.
누구는 즐거운 표정으로, 누구는 무표정하게, 남자 여자, 늙은 사람 젊은 사람 가지각색으로 게임들을 즐기고 있다.
아침여섯시부터.
피씨방에 앉아
담배를 뻐끔뻐끔 피우며.


제정신이 아니다.
미친놈들이다.
게임에 미쳤나.
미쳐도 이건 아니다.
이래서는 안 되는 거다.

이 와중에 누군가가 라면을 구매한다.

처, 천삼백원입니다..

끓여주죠...?

(셀프라고...시발 새끼야...)

무, 물론이죠..



라면의 봉지를 뜯고 스프를 채워넣는다.
물을 받으려는 순간, 누군가가 나를 부른다.


뭡니까.

계산요.

지금 라면 끓이는 거 안 보입니까
제가 손이 두갭니까 발이 두갭니까
닥치고 기다리십시오

물론 말을 못 한다

사처넌입니다 ^^

여기요 ^^

감사합니다 ^^
안녕히 가세요 ^^


아.
미칠 것 같다.
겨우 라면을 다 끓이니, 자리를 치우랜다.
아까부터 조금도 쉬지 못 한다.

이 와중에
세명이 더 들어왔다.

한명 나가면 세명 들어오고
피씨방 잘 돌아간다.
사장은 좋아하겠네
시발, 아 시발, 진짜 시발, 너무 시발이다.


갑자기 서러움에 복받쳐 눈물이 나온다.
주룩, 주룩, 멈추지를 않는다.

흐윽..
끄윽...끄윽..시발...이게 뭐냐고..
손님 왜케 많냐고...시발 끄윽끅...아 시발...쪽팔리게..
시발...흑..흑흑...원래 이 시간에는 쉬어야한다고..시발..그만 들어오라고...


어떤 손님이 내 어깨를 붙잡으며 말을 건넨다.

창피한 나는 위, 위로따윈 됐습니다...라고 말하려고 했다.
말하려고 했는데.
손님이 내 어깨를 붙잡은 이유는..

저기요 그만 우시고
피망 쿠폰 3장만 주세요 ^^
대박 쿠폰으로요 ^^


나는 너무 열이 받아,

대박 쿠폰은 없습니다
있어도 세장을 제가 미쳤다고 줍니까
이거나 쳐먹으십시오

치우던 자리에 있던 재떨이에서 담배 꽁초를 몇개 꺼내들어
손님의 콧구멍에 밀어넣는다.


으, 으익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꽁촙니다.
왼쪽 콧구멍이 비었군요

꾸역꾸역, 밀어쳐넣는다.
담배 꽁초를
꽁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