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힘들다. 울 아버지가 나 고등학교 2학년 때 멀쩡히 다니던 직장 때려치우고
집에서 탱자탱자 놀고 계시다. 나 군대 다녀오고 집에 돈이 없어서 다니던 대학도 자퇴했지.
형이 서울에서 학교 다니는데 돈이 존나 많이 들어가.
어머니는 평일 하루 12시간 넘게 일하시고 주말에도 지인이 운영하는 닭집에서 알바하신다.
어머니가 연세가 적지 않으셔서 최근에는 몸 여기저기가 많이 상해서 병원을 제집 드나들듯 다니시고
한때 입원도 잠깐 하셨지.

그런데, 울 바퀴벌레같은 아버지 새끼는 눈하나 깜빡 안한다. 어머니한테서 빌붙어 먹는데 이제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하나봐. 퇴직금 주식으로 다 청산하고 막노동짓이나 쳐 하다가 거기서 붙어먹은 새끼들 꼬임에
넘어가서 경마장 다니는데 참 ㅄ 같다. 2~3년 동안 근근히 나가서 막노동으로 번 돈을 경마장에서 다 말아드셨거든.
요즘엔 내 담배나 뺏어피고 어머니가 나 먹으라고 해놓는 반찬들 아주 낼름낼름 하시지.
그러면서도 어머니나 나하고 일상적인 얘기도 안해. 완전 남남이지.
나랑 진지하게 마주앉아서 한 마지막 대화가 내가 아버지한테 "엄마랑 이혼하고 집에서 나가세요." 이거였다.
그때 아버지가 올해 5월에 나가준다고 시부렸었는데 역시나 지금도 빌어붙어 먹고 있는건 변한게 없군.

아버지가 퇴직하면서 부터 가정에 대한 책임도 같이 내려놓았다.
그래서, 어머니는 죽어나고 나도 대학 자퇴하고 근근히 알바하면서 집안에 보태고 있지.
얼마전에 형 등록금 때문에 내 계좌에서 400이 날라가기도......

자존심, 책임감, 인간으로서의 도리 자체를 그냥 잊고 사는 양반이야 우리 아버지는.
그냥 일자무식 손찌검이나 행패가 없다뿐이지... (사실 그렇게까지 나왔으면 내 손에 진짜 반죽었을지도...)
요즘은 날씨가 더워서 막노동 안나간지도 언 두달이 넘어가고... 집에서 빈둥빈둥 선풍기 바람에 침대에 누워서
오락프로나 쳐 보는데, 뉴스에서 자식이 부모를 살해했다는 보도를 볼 때 왠지 모를 동정심이 생기더라.

ㅅㅂ 우리 아버지 존나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
나 폐륜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