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가족도 말하기 민망"... 인구 45%가 겪는 '항문소양증' 예방법은

아던트뉴스

2023.10.21 10:39:50

조회 859 추천 0 댓글 1

가족이나 연인에게조차 공개하기 꺼려지는 질병

"도무지 참을 수가 없다. 자꾸만 가려워서 긁고 싶어서 자꾸 잠에서 깬다."

가장 가까운 가족과 연인에게조차 공개하기 꺼려지는 질병이 있다. 한번 긁는 순간 밖이든 실내이든 어디든 장소를 불문하고 계속 미친 듯이 더 긁고 싶은 충동과 갈증이 찾아오는 항문 소양증(가려움증)이 바로 그것이다.

은밀한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가려움과 불편함을 참아내는 건 큰 인내가 필요하다. 도저히 참기 힘든 고통을 연인에게 털어놓았더니 '더럽다'는 답변에 상처받았다는 한 여성의 하소연 글에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럴 만하다"라는 답변들이 우르르 펼쳐졌다. 외과 전문의 엄윤 인천 서울항외과 원장은 항문 소양증의 원인으로 '치핵'을 뽑았다.

서울항외괴 엄윤 원장 /사진=서울항외과 홈페이지

엄윤 원장은 "치핵이 있어서 가렵기 시작하면 대개 밤에 잘 때 가렵다. 낮에는 다른 일에 집중하고 있어서 가려운 걸 잘 모르는데 몸이 편안해지면 꼭 가려워지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문제가 생기는 건 자신이 인지하지도 못하는 새 팬티 위로 긁게 된 이후다. 긁을 당시에는 시원하지만, 항문에는 이미 미세하게 상처로 남는다.

상처에 세균이 감염될 경우 가려움증이 더 심화하고 그러면 어쩔 수 없이 긁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에 대해 일부 환자들은 "항문이 지저분해서 그렇다"는 생각 때문의 샤워기를 이용해 뜨거운 물로 씻어내고는 한다.

하지만 엄윤 원장은 "수압을 세게 해서 뜨거운 물로 항문을 자극하면 세균이 죽기 전에 항문 살이 먼저 죽어서 더 가려워진다"고 강조했다.

항문 가려움증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항목은

비누로 항문을 닦거나 바싹 말려보겠다고 헤어드라이어를 이용해 뜨거운 바람으로 항문을 말리는 것 또한 절대 해선 안 된다. 항문 가려움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항목은 "절대 긁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좌욕하는 것도 좋다.

엄윤 원장은 효과적인 좌욕법에 대해 "뜨거운 물 말고 38~42도 정도 되는 따뜻한 물을 떠 놓고 깔고 앉되 항문의 힘을 빼고 엉덩이를 살짝 벌려서 물이 항문관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해야 한다"며 "하루에 네 번, 대변 보고 나면 한 번 더, 매회 5~10분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 항문을 말릴 때는 선풍기 바람 같은 시원한 바람으로 말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긁지 말고 좌욕하고 찬바람으로 말린 뒤 연고를 바른다. 이렇게 2주 정도 지나면 증상이 좋아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어 엄윤 원장은 "환자들이 너무 가렵기 때문에 안 긁을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잘 낫질 않아서 큰 병이 아닌데도 난치병이 되는 경우가 많다. 긁지 말고 좌욕하고 찬바람으로 뽀송뽀송 말리고 연고 바르고 이렇게 2주 정도 지나면 가려운 증상이 좋아진다. 그사이에 절대 긁으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그러면서 "항문 건강을 위해서는 삼각팬티나 드로즈 팬티처럼 꽉 끼는 팬티 입지 말고 트렁크 팬티를 입는 것이 가장 좋다. 여성분들은 꽉 끼는 청바지보다 치마를 입는 것이 낫고 집에 있을 때는 트렁크 팬티만 입고 시원하고 건조하게 유지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우리 몸에서 가장 세균이 많은 부분이 바로 항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양쪽 엉덩이가 항문을 닫아버릴 때부터 항문은 따뜻해지고, 습해지고, 더러워진다. 세균이 증식하기에 딱 알맞은 장소가 되는 것이다. 엄윤 원장은 "다이어트로 살을 빼서 항문이 엉덩이에 밀려 폐쇄된 공간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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