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 걱정돼서 챙겨줬는데... '이혼 요구'하자 살해한 60대男

아던트뉴스

2023.11.03 16:3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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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끼니가 걱정돼 반찬까지 챙겨주던 아내가 남편에게 다시 이혼을 요구하자 남편은 아내를 살해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남편의 지속된 가정폭력으로 이혼, 혼인을 반복하던 상황에서도 60대 남편의 끼니가 걱정돼 반찬까지 챙겨주던 아내가 남편에게 다시 이혼을 요구하자 남편은 아내를 살해했다.

3일 연합뉴스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 11부는 지난 20일 아내를 살해 한 혐의로 기소된 김 모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김 모 씨는 지난 6월 가정폭력을 이유로 아내가 이혼을 언급하자 아내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두 자식을 키우며 함께 살아온 부부의 이번 비극의 시작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8년 9월 부부의 딸이 이비인후과 약을 먹고 호흡곤란 증세를 보인 뒤 뇌 손상을 입었다. 김 씨 부부는 아픈 딸을 병간호하며 돌보았지만 딸은 4년의 투병 끝에 올해 4월 사망했다.

아픈 딸을 돌보면서 경제적인 어려움과 부부 관계의 갈등을 겪던 이들은 딸이 사망하고 일주일이 되지 않아 이혼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혼 후 8일 만에 다시 혼인신고 했다. 재결합 후 김 씨는 흉기를 들고 아내에게 성관계를 요구하고 딸의 사망보험금 중에 5000만 원을 내놓으라며 협박했다. 남편 김 씨는 항의하던 아들을 폭행하기도 했다.

남편 김 씨는 가정폭력으로 아내와 아들에 접근금지 임시조치 명령을 받고 서울시 강북구의 한 주택에서 홀로 지내게 됐다. 하지만 36년을 함께 지낸 남편에 대한 옛정으로 아내는 종종 홀로 지내는 남편 김 씨의 집을 찾아 반찬을 챙겨주고 접근금지 임시조치 해제 신청도 했다. 그러나 아내는 다시 한번 이혼을 결심했다.

아내는 지난 6월 남편 김 씨의 집에서 "아들이 같이 살지 말라더라. 그러니 다시 이혼하자"라고 말했다가 남편에게 살해당했다. 사인은 경부압박 질식사였다.

범행 직후 남편 김 씨는 경찰서를 찾아가 자수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남편 김 씨는 아내의 목을 15분가량 조르고 팔꿈치와 팔로 가슴 부위를 세게 누르며 숨을 쉬지 못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직후 남편 김 씨는 경찰서를 찾아가 자수하고 지난 8월 그는 살인 혐의로 법정에 섰다.

김 씨는 범행 동기에 "아내가 할 말 있으니 일 나가지 말고 집에 있으라는 얘기를 듣고 재결합하자고 할 줄 알고 기대했는데 이혼을 요구하니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부부의 인연을 오랜 세월 맺어 온 배우자를 살해한 것으로 범행 방법과 수단, 경위, 동기 내용들에 비춰 사안이 매우 중하며 비난 가능성이 크다. 남은 가족도 김 씨가 엄벌을 받길 원하고 있다. 이 사건의 범행으로 피해자 가족은 평생토록 치유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었으며 극도의 고통과 슬픔을 겪고 있다. 그 잘못에 상응한 엄한 처벌이 이루어지길 탄원하고 있다. 사건 직후 자수했으며 우발적인 범행임을 고려했다"며 김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김 씨와 검찰 측 모두 판결이 부당하다고 항소장을 냈다.

한편 한국여성의전화가 보도된 사건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애인이나 남편 같은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게 최소 86명의 여성이 살해당했다.

살해위협까지 포함한다면 1.17일마다 1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셈이다. 또한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지난 14년 간 살해된 여성은 최소 1241명으로, 보도되지 않은 사건을 포함하면 통계는 훨씬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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