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은 역사적으로 박해의 대상이었다. 유럽에선 정신병 걸린 사람들을 몰살하기도 했다. 마녀사냥 근원에는 정신병이 있다. 현대에 와서도 인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정신과 전력이나 관련 약을 복용하는 사람에게 반감이 크다. 정신병도 단순 감기처럼 하나의 병일뿐인데 사회적으로 편견이 강하게 작동한다.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신병의 편견을 환기해 보겠다는 의도에서 제작됐다. 동화와 만화 사이 어디쯤으로 톤을 잡았지만 아무래도 소재가 무겁다 보니 밝고 활기차게 이끌어갈 인물이 필요했다.
그런 측면에서는 싱그러운 에너지의 박보영이 적역이다. 극 중 그는 지나치게 환자를 보살피는 탓에 주위 간호사들에게 민폐를 끼쳐 정신과로 전가한 정다은 간호사를 맡았다. 심성은 너무나 고와 진심으로 환자를 대하지만 반대로 그 성격으로 싫은 내색 못하고 혼자 끙끙 앓는 유형이다. 주연을 맡아 호평을 받은 박보영
배우 박보영 /사진=박보영 인스타그램
끝내 좋은 사람들을 만나 성장하게 된다. 지난 10일 박보영은 종로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따뜻하게 봐주시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저희 드라마를 처음부터 본다면 공감하실 거라는 생각이 든다. 흥행하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게는 인생 드라마처럼 가슴에 남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정신아는 정신병동 아침을 맞이하는 정다은 시선으로 정신병을 바라본다. 박보영은 "개인적으로는 다은이가 극복하는 과정이 좋았다. 저랑 다은이가 닮은 점들이 많다. 특히 '싫다고 하면 어때요?'라는 말에 '기분 나빠하면 어떡해요'라고 답하는 장면이 공감됐다. 저도 그런 생각한다. 남들의 취향은 알아도 제 취향은 모른다"고 말했다.
시그니처 뽀블리로 초반부의 극을 이끈 그는 후반부에는 깊은 우울증에 빠진다. 활기찬 평소 이미지에 생기를 잃고 죽어가는 얼굴을 보여주는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됐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명화와는 또 다른 지점에서 보지 못한 얼굴이다. 박보영 "촬영 중간 많이 힘들었어"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정다은 역을 맡은 박보영 /사진=넷플릭스
박보영은 "촬영 중간 많이 힘들었다. 하얀 병원에서 우울증을 표현한다는 것이 힘들었다. 잘하고 싶어 스스로를 힘들게 했다. 기술적으로 말이 안 트이게 하려 숨도 입으로 쉬고 물도 안 마시고 목소리도 갈라지게 했다. 잘하려는 마음에 저를 더 고립시킨 것 같다"고 전했다. 정신아에서의 그의 분량, 비중이 매우 많은 편이다.
병동 밖의 다은의 이야기가 메인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병동 에피소드도 박보영이 등장한다. 후반부에 유독 더 분량이 많다. 감정 진폭이 큰 연기를 하는 시간이 짧지 않지만 혼자 감내해야 했다.
누가 봐도 힘든 촬영이지만 스태프들에게 싫은 소리 한 번을 안 했을 뿐만 아니라 크리스마스나 추석 같은 특별한 날에는 선물을 준비하기도 했다. 연우진과 이재규 감독은 "박보영은 천사다"라고 정의했다.
배우 박보영 /사진=박보영 인스타그램
그러자 박보영은 "어떻게 사람이 화를 안 내나. 화 많이 낸다. 친절하게 보이려 노력을 한다. 그래서 오해를 받고 있는 것 같다. 얼마 전에 친구를 만나 힘든 이야기를 잔뜩 했는데 커피를 사러 가서 아무렇지 않게 웃으면서 행동하니 친구가 충격을 받더라. 그런 기분은 아닌데 다른 사람인 것 마냥 행동하니불쌍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 앞에서 서는 직업이라 사적인 공간에서 조차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것이 몸에 베어있을 수밖에 없다. 박보영은 귀엽고 밝은 얼굴을 무기로 활동하다 점차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정신아에서 깊은 우울감을 표현해 냈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다. 박보영 강점이 돋보이는 가운데 새로운 이미지를 점차 그려낼 그의 과정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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