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의 부족론이 다시 한번 제기됐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의 상승 여파로 건설사들이 신규 수주를 꺼려하면서 인허가와 착공 물량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은 향후 2년 뒤에 본격적으로 신규 주택 공급의 절벽이 시작되는 상황을 '주택 공급 초기 비상 상황'이라 명명했다. 국토교통부는 20일 부동산의 공급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다.
그런데 인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국내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공급이 부족하다'라는 말은 맞지 않아 보인다. 최근에 주택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지만 완전한 시장의 반등을 뜻하는 것인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 주택의 공급은 어느 정도가 마땅한 수준인가.
2025상반기에 입주 가능한 신규 물량은 전년도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7월 전국의 주택 착공 물량은 10만 2,299가구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54.1%가 줄었다. 착공 이후 준공까지 2년에서 3년이 걸린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2025년 상반기에 입주할 수 있는 신규 물량은 전년도의 절반 수준이라는 이야기다.
물론 공급은 신규 주택만이 전부가 아니다. 기존 집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시장에 내놓은 물건인 매도 물량도 있다. 매도 물량과 신규 주택을 합친 총 주택의 수는 그동안 꾸준히 증가했다.
통계청에 주택 총조사를 보면 2021년도 기준 한국 총 주택의 수는 약 1,881만 가구로 2018년과 비교해 보면 9%가 증가했다. 5년 동안 한 해에 평균 33만 8,000가구가량 늘었다. 서울만 보면 매년 평균 6만 가구씩 늘어났다.
주택의 수는 매년 늘었지만 그중 절반은 노후 주택이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숫자만으로는 적어 보이지 않지만, 문제는 주택의 면면을 따졌을 때 발생한다. 1,881만 가구 중에 빈집이 139만 5,000가구에 달하며 준공된 지 20년이 넘어간 노후 주택들도 전체의 절반에 이른다.
노후 주택의 비율은 2015년 43.8%에서 매년 늘어나는 추세이다. 전체 10 가구 중 2가구는 준공된 지 30년이 넘은 주택이라 총주택 수에는 수요가 없는 집이 많이 섞여 있을 수 있다.
OECD 평균에도 못 미치는 주택 수를 보여주고 있는 우리나라/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 나라에 주택이 충분한지를 볼 때 국제적으로 따지는 통계는 인구 1,000인당 주택의 수다. 한국은 423가구이고 서울 기준은 406가구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인 462가구에 못 미치는 숫자다.
정부가 추석 전에 발표하는 공급 대책은 금융의 지원과 신도시의 규제 완화 크게 두 축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원 장관이 수요를 키우는 시장의 활성화 대책을 배제하겠다고 밝히며 세제 혜택은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 지원은 부동산의 프로젝트파이낸싱 만기를 연장하고 주택도시보증사의 보증 지원 확대의 방향이 담길 수 있다. 이것은 건설사의 현금 흐름을 개선해서 민간 투자를 촉진할 것이라는 구상이다.
신도시 개발로 30만 가구 공급량을 늘릴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별도로 3기 신도시의 공원과 녹지 비율을 낮추면서 주택용지 비율을 확대하는 정책적 지원방안이 나올 수도 있다. 3기 신도시의 5곳의 1인당 평균적 공원과 녹지 면적은 25.3제곱미터로 전국 평균의 1.9배이고 서울 평균의 2.9배로 넓은 편이다. 이를 조정해서 현재 목표 30만 가구 공급량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정부가 주택 공급을 위해서 내놓을 카드가 마땅하지 않다고 말한다. 민간 투자를 촉진할 카드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연구위원은 "시장이 좋으면 민간은 알아서 짓고 그렇지 않으면 투자를 멈춘다. 주택을 갑자기 늘리라고 해도 그럴 수가 없는 구조이다. 다만 착공이 줄어든 것은 신규 택지뿐만 아니라 서울 등 재건축과 재개발 정비사업도 줄어드는 것으로 향후 서울 등 수요와 공급 불균형은 커질 수 있다. 이에 대비해서 정비 규제를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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