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술과 담배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은 각 45가지, 37가지다. (사진과 기사글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흡연과 음주가 몸에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각종 질환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인 수치로 알기 어렵다. 동아일보는 1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연구원에서 입수한 내부 보고서에는 이를 규명하고 있다.
건강보험연구원 '건강위험요인의 사회경제적 손실 추정과 정책우선순위 기초연구'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술과 담배 때문에 발생하는 질병은 각각 45가지, 37가지이다. 연구원은 건강보험의 진료 빅데이터와 성별 그리고 연령별 음주와 흡연 통계를 토대로 질환을 앓는 환자 중에 술과 담배로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 비율을 추산해 '인구기여 위험도'라고 부른다.
남성에게 발생하는 후두암은 흡연의 위험도가 70.5%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남성에게 발생하는 후두암은 흡연의 인구기여 위험도가 70.5%이다. 후두암에 걸린 남성 환자가 10명 중 7명은 담배가 원인이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기관지암과 폐암이 61.3%, 식도암 47.7%, 파킨슨병 41.3%로 남성 환자에게 담배와 연관성이 높았다. 여성은 방광암이 흡연과 연관성이 높았다. 흡연을 통해서 몸속으로 발암물질이 흡수돼 소변으로 배출되는 과정에서 방광의 점막에 발암물질이 노출되면서 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관지암과 폐암이 28.1%, 폐성 심장질환은 20.3%이다.
음주의 경우에는 출혈성 뇌졸중 27~30%, 허혈성 뇌졸중 25~28%로서 주원인으로 음주로 분석됐다. 이 자료를 토대로 연구원은 사회경제적 비용을 추계해 보았더니 2021년 음주 14조 6274억 원, 흡연 11조 4206억 원으로 26조 원이 넘었다.
흡연과 음주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은 젊은 층에서보다 장, 노년층에서 높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구기여 위험도를 기반으로 연구원은 담배와 술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을 계산했다. 술과 담배로 얻은 병들을 치료하는 데에 드는 의료비, 간병비, 교통비를 포함해 병 때문에 일을 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생산성과 소득의 감소를 더한 수치이다. 담배와 술을 구입하는 비용은 제외됐다.
2021년 담배와 술 때문에 발생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26조 480억 원이다. 2021년도 명목 국내총생산인 GDP의 1.3%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도에 감소세를 보이긴 했지만 2017년 24조 원대에서 상승하는 추세이다.
흡연과 음주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은 젊은 층에서보다 장, 노년층에서 높았다. 연령별로 사회경제적 비용을 따지면 흡연은 69%, 음주는 55.1%가 50대 이상에서 발생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흡연율과 음주율은 50대 이상보다는 20~40대가 더 높지만 젊은 시절부터 쌓인 음주와 흡연의 악영향이, 나이가 들어 '부메랑'을 돌아오는 것으로 분석됐다.
젊은 시절부터 절주와 금연을 해야 노후에 부담할 경제적인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장기간 흡연을 하면 니코틴 내성이 강해져서 치료가 어려워진다. 젊은 층부터 흡연 예방과 금연 치료 사업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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