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상원의원 메넨데스 '뇌물수수' 기소

아던트뉴스

2023.09.25 12:28:34

조회 204 추천 1 댓글 0

미 민주당 밥 메넨데스의 집을 압수 수색했다./사진=메넨데스 X(트위터)

지난 6월 미국 연방수사국 요원들이 뉴저지주에 엥글우드 클리프스에 위치한 미국 상원의원 자택을 압수 수색했다. 미 상원의원의 자택에서 1kg짜리의 골드바 2개, 총 10만 달러를 웃도는 '금덩어리' 10여 개를 발견했다. 옷장과 금고에서는 44만 달러에 달하는 현금 뭉치도 나왔다.

차고에는 2019년식 고급 승용차인 벤츠도 수상한 물품이었다. 민주당 소속의 거물 정치인인 미 상원 외교위원장인 밥 메넨데스의 얘기다.

메넨데스 자택에서 나온 현금 뭉치/사진=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

현지시각 23일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뉴욕남부연방지검은 메넨데스 미 상원 외교위원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22일 기소했다. 그는 3선 상원의원이자 외교위원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금품 수수 대가로 지역 사업가들의 편의를 봐주고 미국 외교 정보까지도 해외에 넘겼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검찰이 공개한 공소장에는 메넨데스 외교위원장의 뇌물 수수 행적이 공소장 39쪽에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2018년 범행은 시작됐다. 메넨데스는 지역구인 뉴저지의 사업가들로부터 수십만 달러의 뇌물을 챙겼다.

메넨데스 자택에서 나온 골드바/사진=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

해당 사업가들에 대한 검찰 수사를 무마하기도 했다. 인사권자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특정 인사들을 뉴저지 연방검찰청장으로 추천하는 등의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부인 내딘 메넨데스도 남편의 뇌물수수에 관여했다.

메넨데스 부부는 사업가들에게 주택 대출금까지 대납시키고 공기청정기나 운동기구 등도 받았다. 2021년 이집트 여행에서 돌아온 후 인터넷에서 금 1kg이 얼마인지 검색하기도 했다.

자수성가형 정치인 메넨데스/사진=메넨데스 X(트위터)

내딘과 뉴저지 유명 부동산 개발업자 3명도 검찰은 함께 기소했다. 메넨데스는 미국 정부 비공개 외교 정보도 해외 다른 나라에 넘긴 혐의도 받는다. 뇌물 공여자와 이집트의 정부 간 무기 계약을 돕기 위해서다. 메넨데스 부부는 뉴욕 남부연방법원으로 출석해 기소인부절차를 밟는다.

쿠바 이민자 2세 메넨데스는 자수성가형 정치인으로서 끈질긴 정치인 생명을 자랑해 왔다. 2015년에도 호화스러운 골프 여행과 100만 달러인 약 13억 원의 뇌물을 받기도 했으며 후원자의 편의를 봐주었다는 혐의로 기소됐지만 2018년 배심원들의 불일치 평결로 공소가 기각되어 기사회생했다.

이번 사건으로 정치 인생이 끝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메넨데스/사진=메넨데스 X(트위터)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는 사실상 정치 인생은 완전히 끝났다는 관측이 많다. WP는 "이번 기소는 쿠바 이민자의 아들로 보잘것없는 시작을 딛고 일어섰던 정치인이 직면한 정치적, 법적 위기의 핵심이다"고 꼬집었다. 메넨데스는 기소 직후에 상원 외교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의원직의 사퇴는 거부했다.

민주당에서는 메넨데스의 사임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 3선인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은 상원의원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내의 예비선거에 나서겠다고 메넨데스에게 도전장을 내민 앤디 김은 "민주당이 뉴저지의 상원의원 선거에서 패하거나 국가 청렴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앤디 김 의원이 2024년 민주당 예비선거를 통해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한인으로 첫 미국 연방 상원의원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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