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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 가로채고 도망간 슈퍼카 사기꾼의 정체

autopos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3.10 15:07:57
조회 5068 추천 25 댓글 42

자동차를 오랫동안 좋아하시던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법한 소닉 모터스, 그리고 2010년에 발생한 검은색 엔초 페라리 사고를 기억하실 분들이 계실 것이다. 이 사고는 당시 자동차 커뮤니티를 막론하고 모든 이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을 정도로 당시엔 엄청난 충격을 안겨준 사고였는데, 이 사고를 통해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피해자들이 있다는 것을 오랜 시간이 지난 오늘날에 밝혀졌다.


이 사건의 주인공은 2000년대 중후반, 소닉 모터스의 대표이자 대한민국 자동차 바닥에서 고가의 슈퍼카를 수입을 하고 정비소까지 운영하던 김재량씨였다. 재벌 2세부터 시작하여 유명 연예인들이 많이 찾을 정도로 사업이 흥하여 성공을 손에 쥐던 그가 어쩌다 사기행각을 벌여 해외로 도피하게 되었는지, 오늘 이 시간 함께 알아보도록 해보자.


김재량씨 현재 모습 / 사진 = Youtube '카라큘라'님


수입차가 흔치 않던 시절에

BMW와 벤츠를 타고 다닌 금수저

김재량씨는 1977년생으로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김재량씨는 수입차가 흔치 않았던 시절에도 벤츠를 비롯한 BMW 같은 차들을 타고 다닐 정도로 돈이 많았으며, 이때부터 각종 정계는 물론 연예인들까지 두루 친하게 지내며 강남에선 제법 유명 인사였다.


어릴 적부터 자동차를 좋아하던 그는, 2003년 소닉 모터스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각종 고급 승용차와 슈퍼카를 수입하는 사업을 펼치기 시작하였으며, 그의 사업은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었다.


수입차가 귀했던 척박한 땅에 다양한 차량들을 구매하기 위해선, 해외에서 저렴한 가격에 차량을 구매해야 하는데 2000년대에도 두바이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슈퍼카들이 매물이 나왔기에 두바이에서 차량을 구매하기 희망했고, 두바이 현지에서 믿을만한 현지 관리인을 채용했다.


당시 두바이 현지 관리인은 한인 목사 부부로 두바이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종교인이었다. 김재량씨 또한 믿을만한 사람들을 검증에 검증을 거쳐 이 목사 부부를 채용하였고, 한인 목사가 차량 매물이 나올 때마다 리스트를 작성하여 김재량씨에게 보내줬다. 금액의 규모만 30~40억 원으로 알려졌고, 차량 대금을 치른 김재량씨는 애타게 한국에서 차량을 기다렸으나 결국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엉뚱한 곳인 영국에 차량이 보내진 것이었다.


김재량 사건을 설명중인 모습 / 사진 = Youtube '카라큘라'님


도무지 개인의 돈으로

해결치 못했던 김재량씨

아마 그 당시 김재량씨는 등골이 오싹했을 것이다. 그리고 30~40억 원이란 돈이 순식간에 증발해 버렸고, 이때부터 김재량씨는 사기를 치기로 마음먹기 시작한다.


“이 차 원래 가격이 10억인데, 너한테만 싸게 줄게 사라”라는 식으로 지인 영업을 먼저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 차량 한 대를 5~6명에게 팔아 돈을 챙겼고, 판매한 이들에게 “차량에 문제가 생겼다. 부품은 주문 해놨고, 고치는 데 한 달이 걸린다”식으로 시간을 끌기 시작했고, 돈이 필요하단 이유로 피해자들의 돈을 조금씩 빌리기 시작했다.


이 시기부터 이미 영국으로 넘어가 행방조차 알 수 없는 차들의 잔금을 치루라고 독촉까지 하는 대담함을 보이면서, 김재량씨의 사기 행각은 멈출 줄 몰랐다. 또한 당시에 유명 연예인이 차량 수리를 위해 소닉 모터스에 방문하였는데, 그 차량을 다른 타인에게 판매해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이미 오래전부터 부잣집 자제들과 고위 인사 계층의 리스트를 알고 있던 김재량씨는, 그들을 불러 모아 이미 주인이 있는 차량들인데도 불구하고 또 다른 제3자에게 차량을 판매하였고, 이때도 “원래 가격보다 싸게 주겠다. 리스사에 심사를 넣어보자”식의 영업을 펼쳤다.


김재량 사건을 설명중인 모습 / 사진 = Youtube '카라큘라'님


2000년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금융계는 허술했다

요즘 같은 세상에는 1금융권 2금융권을 막론하고 서로 전산을 공유하여 고객의 신상정보와 신용 정보를 알 수 있어 이 같은 사기가 발생하지 않지만, 과거 2000년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금융사끼리 전산을 공유하지 않았다.


심지어, 고객의 적합 여부를 파악하고 승인이 나야 대금을 지불하는 요즘 시스템과는 달리 금융계 쪽에서 차량 대금을 먼저 지급해야 하는 선송금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했다.


김재량 사건을 설명중인 모습 / 사진 = Youtube '카라큘라'님


수많은 리스사에 심사를 넣었고, 알려진 바로는 6곳에서 승인이 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김재량씨의 사기 행각은 일사 천리로 진행됐다.


김재량씨는 약 여섯 군데의 캐피탈의 돈을 모조리 다 챙겨 약 60억 원의 돈을 챙기는데 성공했으며, 이때 편취한 돈만 110억 원에 달했다.


사건 당시 도민저축은행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해외 도피전

도민저축은행에

담보를 맡기다

2010년 4월 당시 16억 원의 가치를 가진 검정색 엔초 페라리가 강남 시내에서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사진에 보이는 인물이 바로 김재량씨인데, 이날 이후로 그는 한국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되는 계기가 된다.


아무튼, 김재량씨는 해외로 도피하기 전에 도민저축은행 전 회장이었던 채규철 씨와 친분이 있었다. 이 친분을 이용하여 이미 여러 사람에게 판매가 되었던 부가티, 코닉세그 등 고가의 하이퍼카와 슈퍼카들을 담보로 맡기고 엄청난 금액의 금액 또한 편취하였다.


도민저축은행 창고에서 발견된 포르쉐 / 사진 = 중부일보


그러나 도민저축은행은 이미 기업 오너의 자기 자본이 1%밖에 되지 않는 부실경영 은행이었다. 즉, 김재량씨가 편취한 돈들은 전부 예금을 맡긴 고객의 돈이었던 것이었다.


한순간에 도민저축은행은 영업 정지와 파산을 맞이하게 되었고, 예금을 맡긴 고객들의 통장들은 한순간에 휴지조각이 돼버리고 만 것이었다. 이로 인해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원금 회복은커녕, 피해자들은 아직도 고통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김재량 사건을 설명중인 모습 / 사진 = Youtube '카라큘라'님


중국에서 위장 신분을 구매 후

케냐로 도주했다

전술했던 엔초 페라리 사고 직후, 그는 곧바로 홍콩으로 도주하였다. 그리고 1년간 홍콩에서 조용히 숨어 지내면서 중국으로 넘어가 위장 신분을 구매한 이후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제3국 케냐로 도주한 것이었다.


이후 김재량씨는 ‘김재희’라는 이름으로 케냐에서 새롭게 시작하였고, 한국에서 발휘하던 특유의 감각으로 현지에서도 식품 수입 사업과 자동차 사업을 꾸리고, 고위층 장관과 인사계들의 친목을 다져 호의호식하면서 살고 있었다고 한다.


케냐에서 발견된 김재량씨와 그의 자녀들 / 사진 = Youtube '카라큘라'님


걸린 시간은 어언 12년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김재량씨는 케냐에서도 개인적인 일은 철저히 비밀리에 움직였다고 한다. 그가 살고 있는 나이로비에서는 그의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하며, 현지 교민들 혹은 사업가들은 모두가 김재량씨를 알 정도로 유명 인사라고 한다.


이미 케냐에선 선교활동과 사업에서 일군 수익금들을 기부하면서 그의 이미지는 굉장히 좋은 사람으로 알려졌고, 그의 아내는 나이로비 현지에서 땅값이 비싼 핫플레이스의 자산가로도 유명하다.


케냐에서 발견된 김재량씨와 그의 자녀들 / 사진 = Youtube '카라큘라'님


더불어 그가 살고 있는 곳에선 가정부와 정원 관리사, 운전기사가 일가족의 수발을 들 정도며 케냐 현지에서도 애스턴마틴, 람보르기니, 벤틀리, 벤츠를 비롯한 고급 차량들을 소유, 그의 아내는 벤츠와 일제 승용차를 번갈아 타고 다닌다고 알려졌다.


지금까지 김재량 사건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범죄인 인도조약 체결이 되지 않은 국가에서 활동하는 그는, 사건이 이슈화된 오늘날에도 그가 스스로 걸어 나와 죗값을 받겠다고 자수하지 않는 이상 어렵다. 그러나 이 사건이 공론화된 이후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지켜보는 이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과연 김재량씨는 이 같은 시선과 압박 속에서 예전과 같이 부끄럽지 않게 살아갈 수 있을지, 귀추를 지켜보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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