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보면 그냥 오른쪽은 양패로 빅이고 왼쪽은 백이 죽은것처럼 보이지.
문제는 죽은 돌의 정의를 가장 일반적으로 '상대방이 원하면 대응에 무관하게 따먹을 수단이 있는 돌' 라고 할 경우,
흑이 죽었다 깨어나도 왼쪽에 있는 백돌을 잡을 방법이 없음.

흑이 왼쪽 백돌 한점을 따내면 백은 오른쪽 양패를 따낼것임.
그러면 흑은 어쩔수 없이 양패의 다른 쪽을 따내야 함.
백은 팻감을 썼기 때문에 아무 문제없이 왼쪽 패를 다시 따낼수 있음. 이게 무한반복.

즉 우변의 양패가 무한의 패감저장소가 되기 때문에 저런 뻔히 죽은 모양도 도저히 잡아먹을 방법이 없게 된다.

물론 실전에서는 그런거 신경안쓰고 죽었다고 처리하지만
문제는 백이 저걸 살았다고 주장할 경우 흑이 무슨 수를 써도 저걸 따낼 방법이 안 나온다는 건 명백하거든.

이게 현 바둑규칙의 치명적인 약점이자 사활의 개념자체에 대한 태클이고
잉창치씨가 대회를 열 때 패 규칙을 확장한 동형반복금지 규칙을 기반에 둔 자기나름의 규칙을 창안하도록 이끈 난제다.

참고로 저 양패의 무한패감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귀곡사가 사망이라는 말도 잘못된 거가 됨.
사실 귀곡사는 양패까지 갈 것도 없는게, 양패 말고도 제거불가능한 패감은 실전에서도 몇 개든 간에 언제든지 나옴.
애초에 한일 계가룰에서는 패감 없애려면 집을 메꿔서 줄여야 함.

중국룰은 상대가 패스할 때 자기가 혼자 집을 메꾸는 것이 손해가 아니기 때문에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저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귀곡사는 실전해결로 처리하고 있음.

그러나 이 가생(假生)을 해결하려면 중국룰로도 안되고 잉창치의 동형반복금지룰을 적용하지 않으면 안되지.
딱보고 멍청한 모양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르겠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바둑계 최대 난제중 하나.

비슷한 난제로 다패빅이 있음. 이건 말 그대로 답이 없어서 그냥 판 자체를 무승부로 처리한다는건 잘 알려져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