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별이에게는 3번의 도전 끝에 거둔 승리인데 두 번째 판은 아쉬운 반집패, 이번에는 13집반 승리했음.
(첫판에 백을 쥐고 패해서 계속 백번으로 함. 뭔가 고집이 생겨서.)

근데 내가 기력이 약한 이유를 알았음.

언제나 포석에서 왕창 손해보고 시작한 다음에
중반에 역전하려고 기를 쓰다가 끝내기도 대충대충 하니 이길 수 있을 턱이 있나.

무엇보다도 기본이 안되어 있다는 게 큰 문제.
이번판도 그렇고 바로 전판도 그렇고 소목에다가 걸쳐서 이득을 본 적이 없다.

특히 이전판의 경우 소목에다가 낮은 날일자로 걸쳐놓고 협공당하니까 어머나 이게 뭐야 하면서 삽질하느라 초반 대세를 완전히 내줬음.
은별은 정석대로 두었을 뿐, 딱히 변칙수를 쓴것도 아니었는데.

문제는 소목정석이 한개도 기억이 안나ㅋㅋㅋㅋㅋㅋㅋ 당분간 소목에는 걸치지 말아야겠다.
그래도 그 불리한 상태에서 은별이 상대로 반집까지 추격이 가능한 걸 보고 자신감을 좀 얻었다. 그래서 이번에 이긴 것 같음.
첫판도 초반 좀 말아먹었다고 바로 던지지 말고 계속했어야 했는데...

사실 이번에는 소목에 침임했다가 더 크게 망했음. 중반에 어떻게 역전에 성공해서 다행이지.

내 기력을 보면 동급수에 비해 포석은 최저, 중반은 강한 편인것 같다.
포석은 예전에 배운걸 다 까먹은 게 큰것 같고.
사실 끝내기도 중간 이상은 간다고 생각함. 컴퓨터인 은별이를 상대로는 조금 밀리는 느낌이었지만.


ps. 예전 글에서 언급한 '33에 들어왔는데 이단으로 젖히는 수' 에 대한 설명을 좀 첨부함. 3번째 짤방.
알고보니 이것도 어느정도 잘 알려진, 정석에 가까운 수였던듯.

사실 그 판을 회고해 보면 오히려 그 교환 때문에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변을 크게 내주긴 했지만 하변에 흑이 벌려놓은 한점을 고립시켜서 오히려 흑이 좀 당했다는 느낌이었을것 같음.

뭔가 타이젬에서는 계속 백으로만 하네. 사람이랑 할때도 그렇고 컴퓨터랑 할때도 그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