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식당 -> 이 가격이면 어디 청국장 집을 가는 것이 훨씬 싸고 맛있겠네.

생신 선물 -> 돈써서 사는 것은 뭐든지 진심으로 화를 냄.

환갑 잔치 -> 쓸데없는 짓 하지 말게.

누가보면 아 소탈한 양반이시구나. 하며 좋게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생신을 그냥 넘어가면 삐쳐서 두고두고 한마디씩 던지시는 게 함정-_-;

도대체 뭘 어쩌라는거지? 라며 고민하던 찰나,

돈도 쓰지말고 장인어른도 만족시키는 신의 한수를 찾아보자.

아! 그간 장인어른과의 한판씩 둔 바둑을 듬성듬성 멀티고로 복기해둔 것들이 있는데 이것으로 책을 만들기로 결정.

기왕만들거 옛날 스타일 좋아하는 장인어른 취향에 맞춰 한자도 좀 섞어주고 세로읽기에 우철 방식으로 만들어보자 !

에? 오청원의 명국세해에 그대로 다 녹아있네. 디자인은 오청원의 명국세해를 그대로 카피.

기력은 타이젬 물5단이라 감히 한수한수에 평을 달기는 애매하지만.

뭐 누가보랴? 되는대로 써제끼고 내맘대로 이수는 좋은수다 나쁜수다 (라고는 했지만 장인어른의 수는 좋은 수로 치켜세우고 내 수는 악수로...)

바둑 4판에 대하여 오청원9단처럼 수필식으로 달려니 정말 죽겠더군. 

결국 2판만 상세히 첨언하고 나머진 장인어른과 둔 잡다한 기보들로 채움.

결혼한 지 5년 정도된 것 같은데, 그 꼬장꼬장한 장인어른이 그토록 좋아하시는 건 처음봤음.

책 제본값과 환갑날 소고기 사묵은거 합해봐야 20만원 안쪽.

이 정도면 기우들에게 괜찮은 레퍼런스아닐까? ㅎㅎ

p.s. 참고로 저기서 1급 운운하는 것은 타이젬 5~6단 기력을 말함 (본인은 그렇게 믿고계심).

      믿고 계시는 것을 굳이 깨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