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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1일 구리의 인터뷰.txt

ㅇㅇ(31.7) 2014.05.16 16:03:03
조회 643 추천 8 댓글 1

구리가 이세돌과 싸운 28판의 대국을 직접 해설한 기보집 [용연]의 발간기념식 및 기자회견에서......




기자:이세돌과의 교유를 돌이켜본다면?


구리:말하자면 좀 길다. 이세돌은 2001년에 이미 LG배 결승에 올랐고 2연승후 3연패로 준우승했는데, 그에 비하면 내 수준은 좀 떨어졌다. 같은 나이로써 출발이 늦었다고 생각했다. 


이세돌과 2004년 갑조리그에서 처음 두게 되었을 때 그는 이미 세계타이틀을 몇개나 거머쥔 상태였다. 그런데 이세돌은 갑조리그 첫 출전이라 익숙하지 못했고 나에게 패배하였다. 듣기로 그는 눈물을 흘렸다고 했는데 그 이유가 실력발휘를 못해서인지 아니면 동년배에게 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는지 잘 모르겠다. 


2004년 삼성화재배 준결승 당시 중국의 전체적인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고 시합전에 화이강 선생님께서 응원대회를 열어 주셨다. 결과는 내가 1:2로 패배했다. 패배 후 나는 두 시간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후 나의 첫마디는 "그는 확실히 나보다 위다." 였다. 나는 상당히 자신만만한 사람인데, 그 시합은 나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 어쨌거나 그때부터 우리의 마음속에는 경쟁심리가 싹트기 시작했다.


나는 2005년 LG배 준결승에서 그를 격파하였고 그때부터 나의 수준이 그에게 근접했다고 생각했다. 당시 우리는 이미 꽤 친숙한 사이가 되었는데, 그때 술을 마시다가 같이 있던 누군가가 이세돌에게 "누가 세계 제일인가?" 하고 물어보았다. 이세돌의 대답은 "이창호 사범님 제일, 내가 2, 구리가 3." 이었다. 그게 두 냥(100그램) 마셨을 때였는데, 한 근(500그램) 정도 마실 무렵이 되자 이세돌이 "이창호사범님 요새는 영 아니다. 2등. 내가 세계제일! 구리가 3."


기자:이세돌의 주량은 어떤가?


구리:이세돌의 술마시기는 돌격형으로, 시원시원하다. 단, 장군을 맡기에는 적합하지 않고, 선봉이 딱이다. 단순히 주량만을 놓고 보면 그가 나보다 좀 나을 듯하다.


기자:이세돌은 그 '세계 제일' 얘기를 나중에 기억하던가?


구리:틀림없이 기억할 것 같은데, 입으로는 못한다고 한다. 그때 당시 이세돌의 기세는 매우 맹렬했고, 기사라면 누구나 세계제일의 꿈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런 말이 이상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작년(2011년)에 그는 셰허에 대한 승률이 40%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겸손해졌다. 겸손해지면서 과감하게 했던 말들을 다 잊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요 몇년 이세돌의 변화는 매우 뚜렷한데, 이전의 바둑은 매우 박력이 있었고, 현재는 더욱 원숙해지는 추세다. 나의 기풍또한 많이 진중해졌다.


기자:이세돌의 성격 중 어떤 점이 끌리나?


구리:이세돌의 그런 '오만함'. 무슨 말이냐면, 나는 내심의 그런 생각들을 감히 입밖으로 내뱉지 못하는데, 그는 시원시원하게 말한다. 아마도 국가와 개인의 성격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이세돌은 처세술이 많이 좋아져서 마치 화쉐밍 선생처럼 말한다. 이세돌의 이런 변화를 보라. 우리는 이제 미숙한 젊은 시절은 지났다.


기자:너의 기풍 또한 변했나?


구리:날카로움은 떨어졌지만 사실 전체적 실력은 향상되었다. 현재의 어린 기사들과 맞섰을 때, 우리는 경험상의 우세 말고는 다른 모든 부분에서 열세다. 


기자:이후에 연습으로 인터넷 바둑을 둘 것인가?


구리:인터넷바둑은 어린 기사들 성장의 지름길이다. 바둑과 인터넷은 천생연분인데 우리 세대는 정보가 부족하다. 현재의 어린 기사들, 95후 기사들은 인터넷으로 많이 단련한다. 나는 평소 컴퓨터를 오래 보게되면 감각이 둔해져서, 축머리도 한줄을 틀리게 보는(!!) 경우가 다반사다.


기자:이세돌과 10초 7번기, 자신 있나?


구리:좋은 승부일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둘러싸고 구경한다면 내가 위험하다고 본다. 내 심리적 자질은 좀 떨어지는 것 같다. 만약 한국에서 둔다면 결과는 정반대일 수 있다.


기자:최근에 받은 타격이 큰가?


구리:2010년부터 현재까지 사람들은 아마도 내 컨디션이 떨어졌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중국바둑의 전체적 수준이 향상된 것이다. 나의 절정기, 혹은 여러분이 말하는 '제2의 봄'은 곧 올 것이다.


기자:이세돌과의 바둑 중 인상적인 몇판을 든다면?


구리:재작년(2010년) 삼성화재배 8강이 아주 멋졌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 다만 후반에 내 실수가 좀 있었다. 가장 인상깊은 판은 2009년 LG배 결승 2국이다. 다들 '4000년의 제 1전'이라 칭했고 또한 주위에서 시합 전에 결과를 비관적으로 예상했었기 때문이다. 가장 기뻤던 바둑은 2005년 LG배 준결승 바로 그때이다. 왜냐하면 그날, 10월 19일이 어머니의 50세 생신이었기 때문이다.


-----------路西法(루시퍼, Lucifer)-----------




출처:맹물국수 블로그(http://contrite.tistory.com/entry/펌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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