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 상병때 군대에서 휴가나오다가
(보안도장보시면 아는분은 아시겠지만 12사 출신이라 당시 눈으로 길이 끊긴 홍천을 피해 동서울을 경유했습니다 ㅋ)

서울지하철을 타고 집에 갖다놓을 책들(부대에선 택배를 못보내니까요)을 들고 예쁜여자들 구경을 하고 있었는데

어라, 어디서 자주 본 아줌아저씨가 객차 출입구쪽에 서있음...

딱보면 알죠 조국수님 잡고 국수 가져가신준이랑 그 부군이신뎈ㅋㅋ

그래서 염치불구 군복(님들이 입었을 그 구형)입고 눈때문에 엉망인 전투화 신고 또각꼬각 다가가서 "루이 나이웨이, 장 주주 사범님이시죠? 팬입니다 사인해주실수 있으십니까"(난 군인이었잖아요 긴장해서 다나까로 나옴)라고 밀했어요

물론 당황하죠 사범님들은 ㅋㅋㅋㅋㅋㅋ
왠 군복입은 떡대가 갑자기 와서 한국말로 지껄이는데...

그래도 한번 더 들으시더니 아아 하면서 웃어주시던데

문제는 전 군바리.

그래서 어디다 사인받을까 하고 고민하다 집에 갖다버리러(?)가던 책 중 가장 감명깊게 읽은 \'당신들의 천국\'을 꺼냈어요. 다른 책도 믾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의외로 사범님들과도 어울리는 책이었고 신의 한수였죠.

그런데 다음 문제는 펜.

사범님들이 사인 해주려해도 종이가 있어도 펜이 있어야 해주죠 ㅡㅡ;

그걸 깨닫고 당황해서 어쩌지 하다가 제 가슴에서 차오르는 무언기를 느꼈습니다. 바로 전날밤 사람모자란다고 근무서고가! 라는 행보괸님덕에 근무를 서다가 야상에 꽃아놓았던 모나미153이죠.

그걸 꺼내니 약간 당황하시더군요. 왜냐구요? 군대에서 쓰던 물건답게 잘 안나와서-.-;; 그래도 몇번 슥슥 하시더니 써주시던데, 그래도 왠 군바리가 그러니까 당황스러우신 표정이 귀여웠습니다. 두분다요 ㅋㅋㅋ

아쉽게도 저도 바로 다음 동서울역에서 내려야 원통ㅡ해운대 6시간 컷이 가능했던지라 급히 내려서 더 많이 말씀은 못나눴지만(근데 ㅅㅂ 눈때문에 앞 열차중 하나 문제생겼다고 저속운행해서 3시간 걸릴거 5시간 걸림)

그래도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지금은 본국에 계실텐데, 앞으로도 건승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