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보내고 잉여력이 충만한 아침, 제목처럼 '바둑 덕후 + 용어 덕후'다운 뻘글을 써보고자 한다.

1. 삼단 젖힘

바둑 중계를 볼때 흑5와 같은 수를 보고 프로들 조차 '삼단 젖힘'이라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백이 2로 붙이고 흑이 3으로 '한 번'젖혔다. '이단 젖힘'이 아니다.

따라서 백이 4로 맞젖히자 흑이 5로 '이단 젖힘'을 한 것이지 '삼단 젖힘'이 아니다. 

S4에 흑돌, S3에 백돌을 놓고 생각하면 너무 당연히 '이단 젖힘'임을 알 수 있다. 

2. 오궁도화

왼쪽 그림이 오궁도화(五宮桃花)다 복숭아꽃과 같은 모양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프로들조차 오른쪽 궁도를 보고 '오궁도화'라 부른다.

오른쪽은 그저 궁도(宮圖)가 '5궁'일 뿐이다. '5궁도'도 아니라 '5궁'이라 부르는 게 맞다.

'직사궁', '곡사궁'이지 '직사궁도', '곡사궁도'가 아니지 않는가?

고 김수영 사범님께선 오른쪽 모양을 '짚차 모양 5궁'이라 부르셨던 걸로 기억한다.

3. 옥집활

뭐 이건 그냥 흥미를 높이기 위한 거라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태클이 인생인 인간이므로 태클 걸어보겠다.

위 그림은 '옥집활'의 대표적인 모양이다.

그런데 '옥집'의 정의는 '필요한 연결점을 상대편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집처럼 보이면서도 완전한 집이 아닌 것.'(네이버 백과사전, 한국기원 홈페이지에 용어집이나 규정집 안올라와있는게 말이나 되냐? 너무 말이 안되니 내가 못찾았다고 하고 싶은데 진짜 없는 거 같음. 누가 찾아주면 땡큐)

다른식으로 해석하면 '집처럼 보이지만 상대가 단수치면 이어야 하는 곳'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을 듯 하다. 

그런데 흑집은 어느 쪽도 단수 상태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옥집'이 아닌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옥집형태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진짜 집'인 것이다.

물론 개인적으론 처음에 썼듯이 모양의 신기함을 강조하기 위해 붙인 이름이라 생각한다. 

이 모양에서 'A'가 옥집인가 진짜집인가? 옥집이라 할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백이 단수를 쳐서 흑이 메우도록 할 수 없으므로 옥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옥집활 부분이 한국기원 규정을 못찾아서 논리가 졸 약한 거 같음. 모든 부분 태클 환영. 키배는 늙어서 체력이 없으니 사양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