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많이 멀었음을 느낀다.

바둑은 8단부터라 했나.

그 말 맞다.

난 정말 약했다.

그리고 지금도 약하다.

뒷날에도 약할 것이다.

무엇으로 그 부족함을 메꿔나가야 할지를 모르겠다.

수읽기가 약하다는 말은 누구나 한다.

우리 수준의 수읽기는 사실 수'읽기'가 아니라 그저 수'보기'라고 했었지 아마?

어느 누가 감히 '저는 수읽기가 세요' 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나.

그것은 상대적 분야의 차이점이라 본다.

바둑책, 공부와는 담쌓고 오로지 실전, 실전, 실전...

이들에게 포석이론에 입각한 감각의 착수는 거의 없으며

끝내기는 옆에서 지켜보는 게 민망할 수준이다.

그나마 이런 분들이 동일기력대에서 강한 것이 진흙탕 싸움이기에

'그래도 쟤 수읽기는 세' 등의 말이 나온다.

수읽기 이외의 분야는 책으로 커버 가능한 걸까?

1집 손해보지 않는 끝내기에서의 올바른 보강법

이런 것은 정수가 정해져있고, 보고 따라두면 된다.

정답이 정해져 있는 영역들은 책으로 메꿔나간다.

끝내기만이 아니더라도, 정형화 되어있는 표준 모델을 이미 체득해 놓은 상태다.

그러다보면 한 치 앞 볼 수 없는 안개속 싸움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면모를 보인다.

화초바둑 꼬리표를 단다.

약간 서글프기도 하다.

여기서 지도사범 하시는 분도 약간 이런 類가 아닐까 생각된다.

자력으로는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는 기력에 내가 도달한 것인가?

아니 그렇게 보기에는 나 자신의 지금 실력은 너무 약하다. 충분히 더 올라갈 수 있는 거리가 남아있다.

그럼 내 능력의 한계인가?

거의 그렇다고 본다.